(초점)日자민당 총선 압승..금융완화로 경제 살릴까

아베 부양책, "단기적 성과에 그칠 것" 우려도

입력 : 2012-12-17 오후 3:37:13
[뉴스토마토 김진양기자] 일본 중의원 선거에서 자민당이 300석에 육박하는 과반 의석을 확보하며 3년 3개월만에 정권을 되찾았다. 그간 강력한 금융완화를 주장해온 아베신조 자민당 총재가 수렁에 빠진 일본 경제를 살릴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자민당은 지난 16일 열린 일본 총선에서 전체 480석 중 294석을 차지했다.
 
자민당과 연립정부를 구성할 것으로 예상되는 공명당은 31석을 확보해 향후 안정적 국정운영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아베 신조 자민당 총재는 오는 26일 열리는 임시 국회에서 총리로 선출돼 5년3개월만에 다시 일본 경제 운영을 맡게된다. 
 
아베 총재는 NHK와의 인터뷰에서 "민주당에 실망을 한 유권자들이 우리를 선택해줬다"며 "이는 자민당에 대한 기대감의 표현이기도 하다"고 역설했다.
 
반면, 현재 230석을 보유하고 있는 집권 민주당은 57석을 얻는데 그쳐 제2당으로 내려앉았다.
 
지난 2009년 50년만의 정권교체를 이뤄냈던 민주당은 지난해 원전 사고 이후의 미흡한 대응과 소비세 인상 등 경제 운용에 대한 신뢰를 얻지 못하고 3년 만에 다시 정권을 내주게 됐다.
 
노다 총리는 "총선 패배로 열심히 일해온 각료들까지 일자리를 떠나게 됐다"며 "마음이 매우 무겁다"고 전했다.
 
노다 총리는 선거 참패의 책임을 지고 당 대표직에서 물러나기로 했으며 새로운 내각의 구성과 함께 조지마 고리키 재무성, 후지무라 오사무 내각 관방장관 등 8명이 자리에서 교체될 것으로 전망된다.
 
◇아베의 금융 완화, 日 경제 살릴까
 
시장의 관심은 아베 총재가 내놓을 금융정책에 쏠려있다. 관건은 강력한 금융 완화 정책을 주장해 온 아베 총재가 수렁에 빠진 일본 경제를 살리기 위해 어떤 카드를 내놓을 것이냐다. 
 
일본은 지난 1분기 회계연도(4~6월)에 경제성장률이 마이너스권에 진입한 후 2분기에도 국내총생산(GDP)가 전분기대비 0.9% 감소해 경기 침체기에 접어들었음을 알렸다. 
 
설상가상으로 지난해의 동일본 대지진의 여파에서 완전히 벗어나지 못한 상태에서 중국과의 외교 분쟁으로 대외 무역까지 타격을 입은 상황이다. 
 
위기를 타개하기 위해 아베 총재는 일본은행(BOJ)에 보다 적극적인 통화정책을 주문할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그는 물가상승률 목표치를 BOJ의 1%보다 높은 2%로 설정하고 디플레이션 탈피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약속했다.
 
이와 함께 공공 지출을 늘려 경제를 활성화하겠다는 계획도 전한 바 있다.
 
시장에서는 강력한 부양기조를 약속한 자민당의 승리에 높은 기대감이 반영되고 있다. 
 
이날 엔화 가치는 1년8개월만에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고, 증시도 4월 이후 최고치에 달하며 9900선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
 
BOJ가 총선 결과를 감안해 오는 20일 통화정책회의 이후 추가 양적완화에 나설 것이란 전망이 힘을 얻으며 환율시장과 주식시장에 활력을 불어넣은 것이다. 
 
전문가들은 엔화 약세가 이어질 경우 장기간의 엔고로 가격 경쟁력을 상실했던 일본 수출 기업들에게는 유리한 환경이 조성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일본 경제에는 수출 개선 효과를, 기업들에게는 실적 제고 효과를 동시에 누릴 수 있다는 분석이다. 
 
◇아베 부양책, "단기적 성과에 그칠 것" 우려도
 
다만, 자민당과 아베에 대한 기대감은 단기적인 효과에 그칠 것이란 경계의 시선과 함께 내년 7월의 참의원 선거까지는 '테스트 기간'에 불과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다나카 아이지 와세다대학 교수는 "아베 총재의 경제 정책이 미온적인 효과를 내거나 중국과의 관계를 더 악화시킬 경우 지지율은 급격히 떨어질 수 있다"며 "반대로 상황을 잘 헤쳐나간다면 내년의 참의원 선거에서도 자민당이 선전할 수 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레고리 노블 도쿄대학교 교수도 "지금의 경제상황이 매우 심각한 만큼 아베의 경제정책은 단기간 내에 성과를 보지 못할 것"이라며 "이 경우 유권자들은 강한 실망감을 보일 수도 있다"고 진단했다.
 
무제한적 통화 완화는 정부의 채무 부담을 가중시켜 경제 성장의 리스크가 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시라가와 마사아키 BOJ 총재가 부채 증가를 이유로 비판적인 입장을 표하고 있는 점이 자민당의 무제한적 양적완화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앞서 시라가와 총재는 "아베의 금융 완화책은 인플레이션을 유발해 오히려 일본 경제에 독이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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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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