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초점)日 '보수우익' 집권이 한국경제에 미칠 영향은?

입력 : 2012-12-17 오후 7:43:25
[뉴스토마토 황 민 규 기자] 앵커: 일본 극우세력인 아베 신조 총재가 이끄는 자민당이 이번 총선에서 다시 집권에 성공했다는 소식입니다. 독도나 영해 문제 등 우리나라와는 여러 부분에서 대립각을 나타내고 있기 때문에 우려 섞인 시각이 많은데요. 무엇보다 우리나라 경제에 미칠 영향이 관건입니다. 자민당은 경기침체 극복을 위해 강력한 경기부양책을 준비하고 있는데요. 아베 신조 자민당 총재가 수렁에 빠진 일본 경제를 살릴 수 있을지, 그리고 우리나라 경제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취재기자와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황민규 기자?
 
앵커: 자민당이 3년 3개월만에 다시 정권을 잡았습니다. 어떻게 해석하면 좋을까요?
 
기자: 네, 말씀하신것처럼 일본 제1야당으로서, 강력한 금융완화 정책을 주장해온 자민당이 이번 중의원 선거를 통해 다시 정권 교체에 성공했습니다. 지난 2009년 50년만의 정권교체를 이뤄냈던 민주당은 지난해 원전 사고 이후의 미흡한 대응과 소비세 인상 등 경제 운용에 대한 신뢰를 얻지 못하고 3년 만에 다시 정권을 내주게 됐습니다. 무엇보다 이번 정권교체의 가장 큰 원인은 민주당이 오랜 경기침체에 빠진 일본 경제를 구해내지 못한 것에 대한 일본 국민들의 실망감으로 분석됩니다.
 
앵커: 역시 일본도 관건은 경제 살리기네요.
 
기자: 네. 자연스럽게 시장의 관심도 아베 총재가 내놓을 금융정책에 쏠려있습니다. 현재 일본 경제 상황은 매우 좋지 않습니다. 지난 1분기에 경제성장률이 마이너스권에 진입한 후 2분기에도 국내총생산(GDP)가 전분기대비 0.9% 감소해 경기 침체의 골이 매우 깊습니다. 설상가상으로 지난해의 동일본 대지진의 여파에서 완전히 벗어나지 못한 상태에서 중국과의 외교 분쟁으로 대외 무역까지 타격을 입은 상황입니다.
 
위기를 타개하기 위해 아베 총재는 일본은행에 보다 적극적인 통화정책을 추진할 예정입니다. 그는 공약을 통해 물가상승률 목표치를 일본은행의 1%보다 높은 2%로 설정하고 디플레이션 탈피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약속하기도 했습니다. 이와 함께 공공 지출을 늘려 경제를 활성화할 계획입니다. 쉽게 말해 적극적인 재정확대 정책, 양적 완화를 통해 엔고에 시달리는 일본 기업들의 경쟁력을 강화하고, 내수 시장도 활성화하겠다는 전략입니다.
 
앵커: 사실 세계 시장에서 일본의 주요 기업들이 줄줄이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부분 중의 하나가 한국과 중국 기업들의 선전일텐데요. 엔화 약세가 국내 수출 기업들에게는 어떤 영향을 주게 될까요?
 
기자: 이번에 자민당이 공약한 '무제한 양적완화' 정책이 실현될 경우 일본 산업계의 숙원이었던 엔고 현상이 해소돼 글로벌 시장에서 일본 기업들의 가격경쟁력이 확보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입니다. 반면 우리나라 수출기업들에게는 일대 타격이 될 수도 있다는 불안감이 커지고 있습니다.
 
실제로 전문가들은 우리나라 입장에서 자민당 집권은 "얻는 것보다 잃는 것이 많을 것"이라며 우려스러운 입장을 나타내고 있습니다. 특히 양적완화를 통해 엔화가 약세를 보일 경우, 세계 시장에서 일본 기업과 경쟁구도를 나타내고 있는 자동차, 부품, 조선, 철강 등 전 분야에서 한국 기업들의 수출채산성이 악화될 것으로 예상됩니다.게다가 최근 엔화 약세와 함께 원화 강세가 동시에 일어나는 양상을 나타내고 있기 때문에 이러한 ‘엔저원고’ 현상이 상당 기간 지속될 경우 세계시장에서 우리나라의 대일 수출 경쟁력이 크게 약화될 수 있습니다.
 
앵커: 우려스러운 부분이네요. 가장 큰 타격이 예상되는 업종을 꼽자면, 어디가 있을까요?
 
기자: 일단 일본 정부는 자국의 주력산업이나 다름없는 자동차 업종에 직접 개입해 경쟁력 강화를 이끌어나갈 가능성이 큽니다. 이 경우 엔화 가치 하락을 기반으로 일본 자동차 및 부품의 가격경쟁력 상승하면서 토요타, 스즈키 등과 경쟁하고 있는 현대차에게는 직접적인 악재로 작용할 수밖에 없습니다.
 
한국자동차산업연구소가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원·엔 환율이 10% 하락할 경우, 한국 자동차 수출액이 연간 12%가량 감소한다고 분석했습니다. 지난해 자동차 수출액 453억 달러를 기준으로 환산하면 연간 수출액이 54억 달러 넘게 줄어드는 셈이죠.
 
또 엔화약세는 완성차뿐만 아니라 국내 자동차부품업체들에게도 악재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엔화 하락과 더불어 일본정부가 설비 투자 확대와 내수 강화에 나설 것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도요타, 스즈키 등 일본 주요 자동차기업의 외국산 부품 조달률은 갈수록 낮아질 전망입니다.
 
철강업계도 타격이 클 것으로 보입니다. 일본 정부의 무제한 금융완화 정책이 지속된다면 포스코 등의 국내 철강기업의 수출채산성이 크게 하락할 것으로 관측됩니다. 뿐만 아니라 IT, 기계, 전기전자 등 주요 업종들도 급격한 경쟁력 하락이 예상됩니다. 비용 절감 차원에서 한동안 한국 제품 조달이 상승세에 있었지만 최근 원화강세와 맞물려 한국 기업들의 수출이 큰 폭으로 줄어들 우려가 있습니다.
 
앵커: 한일간 외교관계가 우려스러운 상황에서 경제적 장벽마저 생기는게 아닌가 해서 참 걱정스럽군요. 정치적 문제가 경제적 관계 마저 악화시킬 가능성은 없을까요?
 
기자: 일단 보수성향의 자민당 집권으로 일본은 과거사 문제, 영토문제 등 현안이 산적한 외교분야에서 더욱 강경한 태도를 보일 것으로 예상됩니다. 따라서 주변국과의 마찰이 더욱 커지면서 올해 중국 등과의 갈등이 재연되거나 증폭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이렇게 주변국과 갈등이 고조될 경우, 경제 분야에도 일정부분 영향이 파급될 것으로 우려됩니다. 실제 일본은 올해 9월 중국과의 영토분쟁 당시 중국인 관광객 감소와 중국내 일본상품 불매운동으로 인적·물적 교류에서 피해를 경험한 바 있습니다. 아울러 아울러 한동안 언급되던 TPP나 한중일FTA 등의 경제협정 추진도 사실상 무산될 것으로 보는 시각이 많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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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민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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