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조아름기자] 외환은행이 옛 영광을 되찾기 위해 해외진출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해외 영업망을 되살려 론스타가 대주주였던 시절, 즉 '잃어버린 8년'을 되찾겠다는 각오다.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윤용로 외환은행장은 지난 2월 취임한 이후 외환은행의 해외 네트워크를 복원하는데 전력을 기울이고 있다.
실제로 윤 행장은 지난 9월 2015년까지 해외사업 비중을 15%까지 늘린다는 목표를 세우고 '한국 최고의 Global Bank'를 새 비전으로 선포했다.
외환은행은 이에 따라 지점 13개, 법인 10개, 사무소 6개 등 총 21개국에 52개 등 현재 보유한 네트워크를 활용해 공격적으로 해외진출에 나서고 있다.
지난 10월에는 중국 대련 개발지구에 지행을 열었고, 12월에는 국내 은행 최초로 아랍에미리트 아부다비에 지점을 개설했다. 내년에는 필리핀 클락지점과 인도 첸나이지점, 터키 이스탄불 사무소 개설 등이 줄줄이 예정돼 있다.
외환은행에게 해외진출은 단순히 포화상태인 국내 시장을 벗어나 해외 영업 기반을 확대한다는 수익성 제고에만 국한된 문제가 아니다. 론스타 시절 무너져버린 자존심을 회복한다는 의미가 더 크다.
한때 국내 은행 중 단연 압도적인 해외 네트워크를 자랑했던 외환은행은 론스타 지배 체제 밑에서 상당 부분을 잃어버렸다. 특히 미국 시장에서 큰 타격을 입었다.
론스타는 지난 2004년 미국 내 외환은행 지점을 모두 패쇄하고 예금 업무가 아닌 기업여신과 수출입, 송금 중개업무 등 '비은행 업무'만 맡을 수 있도록 했다. 미국에서 은행 지점을 운영하려면 주주가 누구인지 밝혀야 한다는 점을 꺼렸기 때문이다.
하나금융그룹에 인수된 이후 외환은행은 미국법인의 은행 업무 권한을 다시 살리기 위해 '리뱅킹(지점 전환)' 작업을 본격적으로 추진 중이다.
윤 행장은 지난 13일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지점 개점식에서 "외환은행이 미국에 지점이 없다는 것은 자존심이 걸린 문제"라며 "뉴욕과 로스앤젤레스의 법인을 지점으로 전환하는 작업을 내년 1월부터 시작할 것"이라고 밝혔다.
윤 행장의 강한 의지에 직원들도 적극 동참하고 있다.
외환은행 관계자는 “해외진출은 외환은행이 살아나갈 수 있는 길이고, 가장 잘 할 수 있는 분야”라며 “론스타 시절을 겪으면서 많이 위축됐지만 다시 재건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외환은행 노조 관계자도 “노동조합도 해외역량을 강화해야 한다는 입장이다”라며 "해외근무 직원 고충사항 접수 등 적극 지원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