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 인터뷰)2013년 금융산업을 전망하라

입력 : 2012-12-20 오전 8:46:00
[뉴스토마토 김혜실 기자] 앵커 : 어제 건설업에 이어 오늘은 금융업에 대한 내년 전망을 해보는 시간을 가져보겠습니다. 금융업하면 은행, 보험, 증권업이 대표적으로 포함될텐데요.
 
김 기자, 우선 올해 상황 어땠나요.
 
기자 : 올해 글로벌 금융위기가 금융업 발목을 잡았습니다. 유럽의 재정위기가 지속되는 가운데 미국의 재정절벽 리스크, 중국의 저성장 등 대외 여건이 좋지 않았구요. 여기에 국내 가계부채 문제와 정부의 규제 등 영업환경 마저 악화됐습니다.
 
시장예상에 따르면 올해 KB와 우리, 신한, 하나 등 4대 금융지주사의 올해 순익은 8조원 가량으로 예상되는데요. 올해 하나금융에 편입된 외환은행 실적을 포함한 4대 금융지주사의 지난해 순익이 10조4000억원 가량이었음을 감안하면 23%정도 줄어든 수준입니다.
 
내년에는 사정이 더욱 나빠질 전망인데요. 4대 금융지주사의 내년 순익 전망은 7조3000억원 수준으로 올해 보다도 9.5% 줄어들 것으로 예상됩니다.
 
앵커 : 아무래도 금융지주사 실적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은행업의 부진이 크겠죠. 은행부터 살펴보죠. 은행 영업환경 악화 내년까지 지속될 것으로 보십니까.
 
기자 : 2013년 은행업의 화두는 저성장, 규제, 저금리 등 세 가지로 압축할 수 있겠습니다. 우선 경기 측면에서 보면요. 내년에도 경기 불확실성이 크기 때문에 은행의 리스크 관리 중심의 경영 기조가 이어지면서 저성장이 불가피합니다.
 
은행 수익을 결정하는 대출성장률은 대체로 경기 싸이클과 연동되는 경향이 있는데요. 내년 하반기 경제성장률 회복이 예측되고 있으나 국내 대출 시장의 경우 가계부채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고 그에 대한 해결책이 논의되고 있는 상황이라 가계대출 성장은 당분간 어려울 것으로 예상됩니다. 다만 기업대출은 경기 측면의 불확실성이 해소되면 은행들의 대출태도가 완화되면서 어느 정도 성장은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 규제 측면은 어떻습니까.
 
기자 : 은행에 대한 규제와 함께 공익성과 사회적 책임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지속되면서 부정적 요인이 될 텐데요. 대선주자들의 금융 부문 공약을 들여다보면 대체로 저소득층 지원 등 금융권의 공공성을 강조하고, 소비자들의 모럴해저드를 유발할 수도 있는 공약들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대외적으로는 자기자본 규제가 보다 강화되고 있고 금융당국도 자기자본 강화를 위해 배당을 억제하고 나섰습니다. 따라서 정책 측면에서 은행의 수익성이 좀 더 타이트해질 것으로 예상되구요.
 
박근혜 당선자 역시 가계 부채 문제를 해결해야할 핵심과제로 꼽았고, 기금을 형성해 서민들의 고금리 부담을 덜겠다고 밝혔던 만큼 은행들이 서민금융의 부담을 일부 떠안을 가능성도 있습니다. 은행들이 규제 강화로 영업환경 악화되고 있는데 언제까지 계속 될 것으로 보십니까. 현대증권 이태경 연구원님 말씀 들어보시죠.
 
앵커 : 향후 2~3년간 규제 강화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하셨습니다. 자, 이제 금리 측면에서 살펴볼까요.
 
기자 : 네. 올해 은행의 순이자마진은 하락세를 지속해왔습니다. 정부의 대출금리 인하 압력과 경기 둔화에 따른 기준금리 인하 영향 때문인데요. 당분간 금리 인상 가능성이 크지 않기 때문에 저금리 기조가 유지될 전망입니다. 시장에서는 내년 1분기 중에 추가 금리 인하에 무게가 실리는데요. 저금리가 고착되면서 은행이 수익을 창출하는데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마진 하락과 대출 성장률 둔화로 순이자이익은 정체국면이 예상되는데요. 내년 수익성 악화 어느 정도로 예상하고 계신지 이태경 연구원님 말씀 들어보시죠.
 
앵커 : 일반적으로 저금리 속 은행업은 좋지 않은 편인데, 금리 보다 경기가 은행업에 더 크게 작용할 것으로 보셨습니다.
 
이번에는 보험업종 살펴보죠. 주목해봐야 할 점들 무엇이 있을까요.
 
기자 : 저금리 장기화로 인해 마진압박이 지속될 것으로 보이구요. 내년 본격 실시될 신계약비 이연제도 변경과 판매수수료 체계 개선 영향으로 사업비가 증가할 전망입니다. 보장성보험 분급화가 신계약비 이연제도 변경과 함께 이뤄진다는 측면에서 판매채널과 조정 작업이 원만히 이뤄지지 않는다면, 보험사 입장에서는 비용이 증가될 수 밖에 없는 구조입니다.
 
하지만 긍정적인 요소들도 있는데요. 우선 최근 보장성 인보험 매출의 호조세가 지속되고 있어 증익이 가능할 전망입니다. 또 연평균 7~8% 수준의 의료비 증가율, 늘어나는 기대수명 등 사회 분위기가 보험 수요를 자극하고 있는데요. 이에 맞춰 보험업계도 예전에 비해 보장 영역과 금액을 더 넓힌 상품을 개발 판매하고 있어 긍정적입니다.
 
은행 보다는 규제 이슈가 덜 하지만 보험업법 개정안으로 규제 강화됐고 판매 경쟁 역시 강화되고 있는데요. 내년 주목해 볼 점들 무엇이 있을지 이태경 연구원님께서 짚어주셨습니다. 들어보시죠.
 
앵커 : 의료복지 관련 정책이 보험업황 전체를 좌우하게 될 것으로 보셨구요. 마진을 어느 정도 방어할 수 있는지도 중요하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어제 박근혜 후보가 18대 대통령에 당선됐는데요. 대선 후 예상되는 규제 살펴보죠.
 
기자 : 금융정책 중 은행의 소유규제에 대해서는 두 후보 모두 산업자본의 보유 한도 규제를 강화하고, 보험사와 증권사의 대주주적격성유지심사를 도입한다는 점에서 같았습니다. 하지만 대기업의 비은행금융계열사 정책에서는 차이를 보였는데요. 박근혜 당선자는 비은행금융사에 대한 의결권 제한 예외한도를 축소하는 대신 일정규모 이상 기업군들에 대해서는 중간금융지주회사 설치를 의무화하는 공약을 내걸었었습니다. 중간금융지주회사와 관련된 지주회사, 세법, 관련 금융법 등 제도를 변경해야 하는 과제가 불확실성으로 남지만, 박근혜 후보가 당선되면서 이와 관련해 유불리를 따지는 투자가 활발할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 이번에는 증권업 살펴보죠. 올해 주식시장이 지지부진한 흐름 보이면서 거래 수수료가 크게 줄어 증권업 역시 어려웠죠.
 
기자 : 증권업종은 지난 4월 이후 거래대금이 크게 줄고 박스권 장세가 지속되면서 역사적 최저 수준의 밸류에이션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내년 증권업을 보려면 증시 반등에 대한 기대감을 살펴봐야 할텐데요. 풍부한 유동성과 경기회복 기대감으로 반등의 기회가 올 수는 있겠습니다만, 기조적인 상승전환 가능성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시각이 우세합니다.
 
한가지 기대해 볼 점은 정권교체인데요. 실제로 역대 대선을 보면요. 선거일 이후 1년간 주식시장은 대체로 상승세를 보였습니다. 그리고 임기 2년차에는 고점을 형성했습니다. 신정부 출범에 따른 희망과 각종 정책에 대한 기대감이 주가에 반영되면섭니다. 박근혜 당선자는 엊그제 한국거래소를 방문해 "5년 안에 코스피 3000 시대를 꼭 열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었습니다.
 
하지만 지금 당장 3000선은 무리겠죠. 이번달 초에 뉴스토마토가 국내 주요 증권사 13곳을 대상으로 내년 코스피 전망에 대해 설문조사를 했는데요. 2300포인트를 상단으로 예상한 곳이 5곳으로 가장 많았습니다. 하단은 1800포인트로 4개 증권사가 예측했습니다.
 
앵커 : 증시 부진 탓인가요. 금융위기 이후 증권사들의 수익성이 급격히 악화됐죠. 대책은 있나요.
 
기자 : 증권업 수익성이 크게 악화되면서 중소형 증권사들의 경우 자본잠식 상황에까지 직면했는데요. 이에 따라 금융당국 입장에서 위기의 중소형 증권사 살리기 대책을 강구하고 나섰습니다. 실효성 있는 정책이 제시될 것인지 여부는 아직 불확실하지만 그 동안 지속적으로 강화되어 오던 정책 규제가 다소 완화될 가능성이 있다는 시그널 자체는 충분히 긍정적입니다. 또한 18대 대선 이후 새로운 정부 출범과 정책 변화에 대한 기대감도 형성되고 있습니다.
 
증권업, 유동성이 유입되고 정책 규제가 완화되면 주식시장에 긍정적일 수 있을까요. 아니면 대외 불확실성으로 투자심리 회복이 어려운 상황이 지속될까요. 이태경 연구원님 의견 들어보시죠.
 
기자 : 위험자산 선호현상이 재개되면 증권업종 전반적 업황개선이 이루어질 수 있을 것으로 보셨습니다.
 
은행, 보험, 증권업 전반에 대해 살펴봤는데요. 그렇다면 주식시장에서 금융업종 전반적인 투자전략 어떻게 가져가야 할 지 살펴보죠. 이태경 연구원님 전망 들어보시겠습니다.
 
기자 : 경기 바닥 신호가 나오고 있으므로 은행과 증권업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보셨구요. 반면 대통령인수위원회에서 복지관련 정책을 조정하기 전까지 보험주는 중립의견 주셨습니다.
 
올해에 이어 내년에도 저금리, 규제, 저수익성 3대 우려가 금융산업 전반에 만연할 것으로 보이는데요. 우려 요인들을 넘어서 경기회복 기대감과 함께 수익성 개선이 가능할지, 정권 교체 후 긍정적인 요인들 기대해 볼 수 있을지 지켜봐야겠습니다.
 
앵커 : 네 오늘 금융산업 전반에 대해 살펴봤습니다. 김기자, 이태경 연구원님 말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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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혜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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