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초점)박근혜 당선에 재계 안도..현대차·삼성 11조 비용 절감

입력 : 2012-12-20 오후 9:20:40
[뉴스토마토 황민규·양지윤기자] 앵커: 박근혜 후보가 어제 제18대 대통령에 당선되면서 재계는 일단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습니다. 특히 강력한 지배구조 개혁을 핵심 공약으로 내걸었던 문재인 후보가 낙마하면서 현대차, 삼성그룹 등 재계 선두권 기업들은 막대한 비용을 절감했다는 분석도 제기됩니다. 자세한 내용 취재기자와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자, 황민규 기자? 재계는 박근혜 후보 당선에 대해 상당히 긍정적인 입장을 보인 것으로 확인되는데요, 분위기가 어떻던가요?
 
기자: 네, 재계는 이번 대선 결과에 대해 ‘이제 큰 고비는 넘겼다’고 여기는 분위기입니다. 특히 올 대통령 선거에서 경제민주화 이슈가 전면에 등장하면서 재계를 한껏 긴장하게 만들었었죠. 하지만 결과적으로 보수 여당측 후보가 다시 정권을 획득하게 되면서 일단 '최악의 상황'은 피했다는 반응입니다. 게다가 당장 기존의 순환출자 구조를 해소해야 하는 부담이 없어진 현대차와 삼성그룹의 경우 총 11조원에 이르는 비용을 보전한 것으로 분석됩니다.
 
재계는 이렇게 긍정적인 반응을 내비치면서도 한편으로는 박 후보가 내걸었던 주요 경제공약이 향후 미칠 파급과 영향력에 대해서도 예의주시하고 있습니다. 그동안 새누리당에서 발표한 경제민주화 관련 법안이 박근혜 당선인이 내놓은 법안이 아니라 여당 내 경제민주화실천모임 소속 의원들이 내놓은 것이기 때문에, 인수위원회가 구성되고 난 이후의 상황에 대해 더 걱정하는 분위기입니다. 전경련은 인수위가 출범하는대로 재계의 의견을 모아 박근혜 당선자에게 전달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앵커: 일단 재계가 가장 민감해 하는 부분은 박근혜 당선자가 공약으로 내걸었던 신규 순환출자 금지 방안 아니겠습니까? 여기에 대해서는 어떻게 반응하던가요?
 
기자: 일단 전경련의 경우 신규순환출자 규제가 활발한 기업 인수 합병이나 민영화에 걸림돌로 작용할 소지가 크다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과거 현대차가 기아차를 인수할 당시 순환출자 고리가 형성된 사례로 비춰볼 때 순환출자의 순기능에 더 집중할 필요가 있다는 입장이구요. 대한상의도 전경련과 비슷한 입장입니다. 신규 순환출자에 대한 규제는 투자를 위축시킬 우려가 큰 만큼 필요에 따라 재검토가 이뤄져야 한다는 주장입니다.
 
아시다시피 이번 대선에서 박근혜 당선자는 신규 순환출자만 금지하고 기존 순환출자는 규제하지 않겠다고 못을 박았습니다. 하지만 문재인 후보의 경우 신규 순환출자를 금지하는 동시에 기존 출자분도 3년의 유예기간을 두고 전부 해소하도록 하겠다고 공약한바 있습니다. 따라서 이번 대선 결과로 인해 '지배구조 리스크'에서 해방되는 기업들도 상당수입니다.
 
문 후보는 우선 기업들에 자율적으로 해소할 기회를 주겠지만 여의치 않을 경우 지분 의결권을 제한하고 이행강제금을 부과하겠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일찌감치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한 LG, SK, CJ 등은 순환출자 해소 부담이 없어 상대적으로 느긋한 편이지만 삼성, 현대차 등 재계 선두권 기업들은 사실상 비상상황이었습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박근혜 후부가 당선되면서 지배구조 개선에 대한 걱정이 크게 줄었습니다.
 
경제개혁연구소 조사에 따르면 특히 현대차의 경우 이번 대선 결과에 따라 순환출자해소 비용 약 6조860억원을 절약했고, 삼성그룹은 4조3290억원 수준으로 추산되는 해소 비용을 벌었습니다.
 
앵커: 그렇군요. 이번 대통령 선거가 다른 주요 그룹사에 미칠 영향도 매우 궁금한데요. 사안별로 간략하게 정리를 좀 해주시죠.
 
기자: 일단 SK그룹의 경우 지주회사 규제 강화를 주장한 문재인 후보를 피하게 됐기 때문에 최태원 회장이 검찰수사를 받고 있다는 점을 빼고는 당장 큰 문제가 없다는 입장입니다. 한화 그룹도 경제민주화 관련 법안 도입을 강하게 추진했던 야당 후보보다 다소 완화된 형태의 공약을 내놓은 여당 후보의 당선을 반기는 분위기구요. 물론 한화도 오너 리스크라는 악재가 있기는 하지만, 박 당선인 측이 기업규제를 펼치는 데 있어 유연성을 발휘할 여지가 있다고 보고 있는 분위기입니다.
 
반면 롯데ㆍ신세계 등의 이른바 '유통 재벌'들은 이번 대선 결과에도 아직 안심할 수 없는 상황입니다. 박근혜ㆍ문재인 후보 모두 골목상권 보호를 강조해 온 만큼 대선 이후 유통 대기업에 대한 압박이 현실화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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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민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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