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상원기자] 정부가 국제기준에 맞추겠다는 명분으로 나랏빚 규모를 대폭 줄였다. 342조1000억원에 달하는 공무원과 군인연금부채는 부채계산에서 제외하고, 대신 81조1000억원 수준의 비영리공공기관 부채만 나랏빚에 추가했다.
24일 기획재정부는 최신 국제기준에 따른 일반정부 부채산출 결과 지난 2011회계연도의 정부부채가 468조6000억원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 5월 최초로 발생주의 회계를 적용해 국회에 제출한 774조원보다 305조4000억원이나 적은 수치다.
막대한 국민부담으로 알려진 공무원연금과 군인연금의 충당부채 342조1000억원과 퇴직수당충당부채 28조8000억원을 제외했기 때문이다.
국민연금이 보유하고 있는 국·공채 108조1000억원 등 내부거래 111조8000억원도 뺐다.
정부는 대신 공공기관 관리기금 보유 공채 43조6000억원, 비영리공공기관 부채 37조5000억원 등 81조1000억원을 신규부채로 포함했다. 국민주택기금 예수금 20조원, 미지급금비용 22조7000억원 등 78조8000억원도 발생주의 회계 부채로 포함했다.
이에 따라 국내총생산(GDP)대비 부채비율은 37.9%로 5월에 발표한 62.6%의 절반수준까지 떨어졌다. 재정부는 우리나라의 부채비율이 미국(102.2%), 일본(205.3%), 독일(86.4%) 등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102.9%)보다 낮아 "건전하다"고 평가했다.
이태성 기획재정부 재정관리국장은 "공무원연금 같은 것은 기존 부채와 달리 언제부터 받을지, 월 얼마를 받을지 이런 것이 확정되지 않은 회계상 충당부채여서 별도로 작성해서 부기는 하되 국제간 비교할 때는 제외하게 돼 있다"고 설명했다.
이 국장은 "국제기준에 따른 재정통계를 작성함에 따라 객관적인 국제비교와 재정상태의 정확한 파악이 가능하게 돼, 보다 효율적인 재정운용의 기반을 마련하고 궁극적으로는 재정건전성 제고에 기여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부는 종전에 현금주의를 기준으로 사용하던 국제통화기금(IMF) 재정통계가 시대에 뒤떨어지고, 국제비교가 불가능하다는 지적이 계속되면서 발생주의 회계와 복식부기를 적용하기 위해 2008년부터 재정통계 개편을 진행했으며, 2011년 회계연도부터는 발생주의로 전환한 재정통계를 국회에 제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