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산2012)증시 '악전고투'..삼성전자 '나홀로 독주'

(특별기획)①거래량 급감에 증권사 실적도 '직격탄'

입력 : 2012-12-24 오후 4:00:00
[뉴스토마토 정경진·김세연기자] 임진년 '흑룡의 해'가 저물어간다. 대통령선거가 있었던 올해는 어느해보다 다사다난한 한해였다. 물가급등과 양극화가 심화되면서 서민과 중산층의 고통은 커졌고 증권과 부동산 시장의 침체도 길어졌다. 반면 삼성전자와 현대차 등 글로벌 대기업들의 질주는 세계인들을 놀라게했다. 2012년 특징을 증권, 경제, 산업 등 3가지 분야로 나눠 살펴본다. [편집자]
 
올해 국내 증시는 한치 앞도 내다볼 수 없는 안개속 장세에 유동성의 힘 만으로 힘겹게 버텨낸 한 해였다.
 
유로존 재정위기와 미국 재정절벽 우려로 글로벌 증시가 살얼음판 장세를 연출한 가운데 대외 요인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국내 시장도 혹독한 시련기를 보냈다.
 
넘치는 유동성으로 무장한 외국인들이 시장의 향방을 좌우하면서 1년 내내 증시가 크게 출렁였으며, 반복되는 펀드환매는 지수 상승을 제한했다.
 
삼성전자(005930)는 외국인과 기관의 매수세 집중에 힘입어 사상 최고가를 기록했다.
 
◇코스피, 2분기 2049P 연고점..반짝 유동성 효과
 
유로존 재정위기 우려속에 출발한 올해 증시는 글로벌 유동성 효과에 힘입어 상승세로 출발했다.
 
연초 1800선 초반에서 시작된 유동성 랠리는 4월 초 코스피지수가 2049포인트를 기록하면서 연중 최고치를 기록했다. 외국인은 이 기간동안 유가증권시장에서 11조3330억원을 순매수하며 지수를 끌어올렸다.
 
하지만 5월 들어 잠잠했던 유로존 재정위기가 다시 부각되고 시장의 우려가 실물경제로 옮겨가면서 시장은 급락세를 보였다. 코스피지수는 외국인의 대량 매도세를 버텨내지 못하고 7월25일 연중 최저치인 1769포인트까지 주저앉았다. 외국인은 5~7월까지 4조원대 순매도를 기록했다.
 
지수는 7월 말부터 미국의 제3차 양적완화(QE3) 기대감으로 9월까지 반짝 상승세를 보였지만, 다시 하락세로 돌아섰다가 연말을 앞두고 회복되는 등 상승과 하락을 반복하는 흐름을 나타냈다.
 
코스피가 상승할 때마다 재연됐던 펀드환매도 지수 하락을 부추겼다. 주식형펀드 순자산총액은 지난 20일 기준 64조9010억원으로 1년 전보다 1조5205억원 감소했다.
 
유로존 위기와 미국 재정절벽 이슈가 불거질 때마다 국내 증시는 큰 충격을 받았다.
 
스페인 구제금융설이 확대된 6월4일에는 코스피가 하루동안 2.8%나 급락했고, 미국 재정절벽으로 인한 글로벌 유동성 위축이 우려된 10월에도 한달동안 지수가 4.21% 하락했다.
 
코스닥시장은 3년 연속 하락세를 기록했으며, 4년만에 500포인트 아래로 떨어졌다.
 
◇거래규모 급감..증권사 실적에 직격탄
 
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국내 증시는 크게 위축됐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 상반기 코스피 시장의 일평균 거래대금은 5조2367억원으로 전년 동기대비(7조3250억원) 30% 가량 감소했다.
 
이는 리먼 파산으로 미국 발 금융위기가 본격화되면서 투자심리가 극도로 위축됐던 2008년 하반기 일평균 거래대금(5조1447원)과 비슷한 수준이다.
 
12월 들어서도 일평균 거래대금은 4조원대에 머물고 있으며 지난 4일에는 2조9300억원까지 떨어졌다. 코스닥시장의 경우 2월 중순 3조8600억까지 증가했던 거래대금은 8월 초 1조원까지 급감하기도 했다.
 
거래대금 위축은 위탁수수료 수익비중이 큰 증권사들의 실적에 악영향을 주고 있다. 3월 결산 증권사들의 올해 상반기(4~9월) 영업이익은 4540억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7672억원)보다 40.8% 감소했다. 
 
◇삼성전자 시총 200조원대..증시비중 20%
 
어려운 와중에서도 정보기술(IT) 분야는 가장 선전하며 증시를 이끌었다.
 
올해 IT업종은 삼성전자의 기염속에 연초대비 20.77% 가량 상승했다.
 
삼성전자 주가는 지난 13일 153만원을 돌파하며 사상 최고가를 기록했다. 시가총액은 200조원을 넘어서면서 증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20%에 육박했다.
 
삼성전자의 주가 호조는 사상 최고의 실적행진을 이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스마트폰 판매확대에 힘입어 지난 3분기 영업이익이 8조원을 넘어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데 이어 4분기에도 9조원대에 육박하는 실적을 달성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업계와 시장에서는 삼성전자의 고공행진이 내년 1분기까지 지속될 것이라며 목표주가를 200만원까지 높이기도 했다.
 
하지만 삼성전자의 독주가 시장의 불균형을 초래하고 있다는 지적도 있다. 삼성전자를 제외한 코스피지수는 1780포인트 수준에 불과하다.
 
총 32개 대표 업종 중 IT를 비롯해, 전기가스와, 운송, 통신, 금융 등 20개 업종은 연초대비 상승세를 보였다. 반면 기계, 의료정밀, 제조,운수장비, 철강, 유통업종 등 12개 업종은 연초대비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하며 약세를 면치 못했다.
 
◇일부 테마주, 수백% 상승세..개인은 부진
 
코스피 시장에서 가장 높은 연초대비 수익률을 보인 종목은 유니모씨앤씨(007120)다.
 
감시카메라 제조업체인 유니모씨엔씨는 피인수 소식속에 10월이후 급등세를 보이며 연초대비 646.28%의 오름세를 기록했다.
 
대선테마주로 주목을 받았던 써니전자(004770)도 218%의 상승세를 보였고, SH에너지화학(002360)과 스마트그리드 관련주로 주목을 받았던 로엔케이(006490)도 각각 200%내외의 수익률을 달성했다.
 
코스닥시장에선 에스엠엔터테인먼트로의 인수를 통해 주목받았던 SM C&C(048550)가 412.93%의 연초대비 상승률을 기록했고, 셋톱박스 업체에서 카지노 사업으로 영역을 넓힌 제이비어뮤즈먼트(035480)도 309.09% 상승하며 높은 신장률을 보였다.
 
모바일 액세서리 관련 종목인 모베이스(101330)신양(086830) 등도 각각 279.36%, 268.64%의 수익률을 보이며 250%이상 올랐다.
 
반면, 범양건영(002410)남광토건(001260) 등은 99%이상 주가가 하락한 후 현재 거래가 정지됐다.
 
동양건설(005900), 성지건설(005980), 한일건설(006440) 등 중소건설업 대부분이 50%가 넘는 하락세를 보이며 부진을 면치 못했다.
 
수급별로는 기관과 외국인이 평균 두자리수 이상의 수익률을 기록한 가운데, 저가매수에 나섰던 개인들은 평균 수익률이 마이너스에 머물렀다.
 
업계 전문가들은 "불안한 장세속에 대부분 테마주에 묶였던 개인투자자들은 가치투자보다는 기관과 외인 투자자들에 대한 추종매매에 나섰기 때문"이라며 "개인투자자 입장에서는 변동성이 큰 시장에서 대형주 중심의 가치투자가 부족했던 한해"라고 진단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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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경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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