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황민규기자] 갤럭시 카메라가 올해 삼성전자(005930)의 '대박 테마'인 갤럭시 시리즈의 오점으로 남을까. 삼성전자가 야심차게 내놓은 갤럭시 카메라에 대한 시장 반응이 싸늘하다.
갤럭시 카메라는 혁신적 디자인에 사상 최초로 롱텀에볼루션(LTE) 서비스를 지원하는 등 지난 8월 독일 IFA 공개 이후 세계 미디어와 업계의 집중 조명을 받았지만 현재까지의 성적표는 기대에 못 미친다는 평가다.
◇삼성전자가 지난달 29일 출시한 갤럭시 카메라.
◇'데이터 쉐어링' 실적 저조..한달간 750대 수준 판매 그쳐
특히 SK텔레콤(017670), KT(030200), LG유플러스(032640) 등 이동통신사들의 '데이터 쉐어링' 요금제가 제품 판매량 확대에 든든한 우군이 될 것이라는 예상도 빗나갔다. 데이터 쉐어링은 스마트폰 LTE 요금제에 포함된 데이터 제공량을 태블릿PC 등 각종 스마트기기와 공유해 사용하는 제도다.
27일 이동통신업계 등에 따르면 국내에서 지난 한달 동안 데이터 쉐어링 요금제를 통해 판매된 갤럭시 카메라는 모두 700~750대 수준에 불과한 것으로 전해졌다. 채 1000대에도 못 미치는 판매량으로 삼성전자의 기대치를 크게 하회하는 저조한 성적이다.
여기에 주요 유통망을 장악하고 있는 3대 이통사가 갤럭시 카메라에 대한 마케팅을 주저하고 있다는 점도 판매 확대에 걸림돌이다. 갤럭시 카메라가 출시된 지난 11월29일부터 각 통신사 직영점과 대리점 등을 통해 판매가 본격화 됐지만, 한달이 지나도록 이동통사 직영점·대리점 어느 곳에서도 갤럭시 카메라를 찾아보기 어렵다.
실제 하루 평균 유동인구가 100만명에 이르는 서울 강남역 사거리에 위치한 3대 이통사 직영점 10여곳을 기자가 직접 둘러본 결과, 진열대에 갤럭시 카메라를 전시해 놓은 매장은 단 한 곳도 없었다.
◇갤럭시 카메라, 이통사 대리점에 전무..삼성 딜라이트·디지털 플라자만 판매
현재 갤럭시 카메라는 삼성 딜라이트, 삼성 디지털플라자 등 삼성전자가 직영 운영하는 매장에서만 판매되고 있다.
LG유플러스 직영점의 한 관계자는 "일단 (갤럭시 카메라를) 찾는 손님이 없기 때문에 굳이 전시해야 할 이유가 없다"며 고개를 저었다. KT 직영점 관계자도 "물량을 배정 받은 게 없다"며 "조만간 들어올 예정도 없어 내년 1월에도 물량 확보가 불투명하다. 통신사 쪽에는 물량이 많이 풀리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들은 갤럭시 카메라 판매의 가장 큰 딜레마는 제품의 성능이 아니라 가격과 요금제라고 입을 모은다.
갤럭시 카메라의 구원투수가 될 것으로 예상됐던 데이터 쉐어링 요금제도 정착되지 않고 있다. LG유플러스는 상당수 매장에서 데이터 쉐어링 요금제가 아닌 태블릿PC 요금제로 갤럭시 카메라를 판매하고 있는 실정이다.
데이터 쉐어링 요금제 자체의 문제점도 크다. 기존 3G 요금제 사용자들이 데이터 쉐어링을 통해 갤럭시 카메라를 사용하기 위해서는 요금제를 LTE 요금제로 변경해야 한다.
아울러 LTE를 지원하지 않는 스마트폰 모델을 사용하는 소비자의 경우 스마트폰을 새로 구입해야 한다.
아이폰4, 아이폰4S 등을 사용하는 소비자는 LTE 서비스를 지원하는 스마트폰을 새로 구입해 개통한 뒤 다시 75만원이 넘는 갤럭시 카메라를 구입해야 하는 셈이다. 여기에 매달 7000~7500원의 통신요금이 별도로 추가된다.
반대로 일반 아이패드 요금제를 통해 갤럭시 카메라를 구입하게 되면 약정 할인 혜택이 가능하지만 이마저도 가격 부담이 크다. 2년 약정 기준으로 3만5000원 요금제를 선택할 경우 일정 부분 할인혜택이 적용된다 해도 24개월 동안 매달 5만8000원을 납부해야 한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유럽에서의 호응을 예로 들며 "국내에서 갤럭시 카메라의 초기 판매량 부진은 기기의 성능보다는 요금제 문제가 크다"며 "이동통신사의 비(非)스마트폰 제품 판매가 아직 과도기 단계에 있기 때문에 좀 더 상황을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