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 인터뷰)미리 본 2013년 조선기계업

입력 : 2012-12-27 오전 8:17:23
[뉴스토마토 김혜실 기자] 앵커 : 산업 전반에 걸쳐 업종별로 올해 상황과 내년 전망을 해보는 시간을 가져보고 있는데요. 오늘은 조선기계업에 대해 전망해 보겠습니다.
 
우선 김기자, 올해 상황부터 정리해주시죠.
 
기자 : 유럽 금융 위기의 여파로 현재의 상선 발주 상황은 리만 사태 직후인 2009년과 비슷한 상황입니다. 올해 10월까지 누적 신규수주는 표준화물선 환산톤수로 1682만톤입니다. 이는 지난해의 절반 수준인데요. 일부 선사들의 유동성 악화로 수주가 지연되거나 취소되는 사례도 발생하고 있습니다.
 
앵커 : 조선업 부진이 금융위기 때문이라고 봐도 되는걸까요.
 
기자 : 상선 발주 절차가 일반적으로 6개월 정도 소요되는 것을 감안하면 지난해 말 발생한 유럽 금융 위기가 올 하반기 조선 업황에 본격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볼 수 있겠는데요.
 
1980년 이후 장기적인 추이를 보면, 조선 사이클을 움직이는 동인은 금융위기라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신규 발주에는 선박금융 지원이 필수적이기 때문에 금융위기는 조선 시황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건데요. 과거 금융 위기가 연쇄적으로 계속 발생했고, 마지막 금융 위기가 모두 해결된 이후에 조선 시황이 반등한 것을 볼 수 있습니다. 따라서 이번 사이클에서도 상선 업황의 회복을 기대하기 위해서는 금융위기의 해결이 선결 과제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신조선가 하락은 내년 정도에 바닥을 확인할 것으로 전망되지만 지난번 사이클처럼 횡보 기간을 거칠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습니다. 따라서 2013년에 상선 업황의 회복을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의견이 많습니다. 상선 부문 부진이 지속될까요. 이트레이드증권 박무현 연구원 의견 들어보겠습니다.
 
앵커 : 중형선 시장만 보면 완연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어 긍정적인 요인도 있다고 말씀하셨습니다.
 
구체적으로 살펴보죠. LNG선박 수주 실적은 어땠나요.
 
기자 : LNG선은 말 그대로 액화천연가스 LNG를 수송하는 배입니다. 올해 국내 조선업체의 LNG선 수주실적을 보면요. 현대중공업 6척, 현대삼호중공업 2척, 삼성중공업 4척, 대우조선해양 2척, STX조선해양 3척을 수주했습니다. 총 17척인데요. 지난해 43척의 LNG선박을 수주한 것과 비교한다면, 올해 수주규모는 전년보다 다소 감소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여름부터 시작된 상선시장의 냉각기는 연말까지 이어지고 있는데요. 하지만 연말 LNG선박 수주 가능성이 남아있어 호재로 작용할 전망입니다.
 
실제로 현대중공업그룹은 지난 21일 LNG 운반선 5척을 총 10억5000만달러에 수주했습니다. 앞서 현대삼호중공업도 20일 LNG선 4척에 대한 건조계약을 총 8억4000만달러에 체결했습니다.
 
앵커 : 조선 업황이 전반적으로 부진하지만 드릴쉽 발주는 긍정적인 전망들 나오고 있다구요.
 
기자 : 네. 드릴쉽이라는 것은 해저에 있는 석유나 가스를 시추하는 장비를 탑재한 선박이죠.
 
브라질 발주를 제외한 한국 조선사의 드릴쉽 부문 점유율이 90% 이상이기 때문에 내년에도 최소 올해 수주 물량 이상의 수주가 기대되는데요. 시장에서는 내년 드릴쉽 발주는 30~35척 정도가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사실 드릴쉽을 포함해 해양플랜트는 조선 업황의 불황을 극복하는 조선사들의 희망이라고도 할 수 있는데요. 깊은 바다 속에 매장된 석유•가스 등 해양 자원을 발굴•시추•생산하는 장비가 바로 해양플랜트입니다. 이 해양플랜트를 만들기 위해서는 정교한 기술이 필요하기 때문에 진입 장벽이 높은데요. 우리 조선사들은 이 기술을 바탕으로 조선 업황의 불황을 무난히 극복하고 있는 겁니다.
 
앵커 : 내년에도 해양플랜트 업황 견조한 흐름 이어갈까요?
 
기자 : 해양플랜트 산업 육성에 대한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데요. 새누리당은 지난 24일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이 공약한 것에 따라 해양수산부 부활이 기정사실로 되고 있는데, 해양수산부가 부활하면 해양플랜트 관련 산업에 대한 연구개발 등 통합적인 기능을 수행할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정부를 비롯한 업계 관계자들은 일반 상선 업황은 회복이 더디겠지만, 해양플랜트 부문은 계속 성장할 것이라는 데 공감하고 있는데요. 에너지 관련 시장조사기관 더글라스 웨스트우드에 따르면 세계 해양플랜트 시장은 2010년 1400억달러에서 2030년 5000억달러로 연평균 6.7%씩 성장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처럼 기대감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일부에서는 수주건수와 수익성이 하락하면서 당분간 업황 지연 흐름이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는데요. 해양플랜트 부문 전망은 어떻게 보십니까. 내년에도 해양플랜트 호조가 상선 부문 부진 상쇄할 수 있을지 박무현 연구원 의견 들어보시겠습니다.
 
앵커 : 해양플랜트 분야에 대한 기대치를 다소 낮출 필요가 있다고 보셨습니다.
 
업황이 전반적으로 좋지는 않은데요. 한국 조선업체들이 업황 부진에도 경쟁력을 가질 수 있는 부분들 어떤 것들 있을까요.
 
기자 : 말씀드렸다시피 해양플랜트도 우리 조선사들의 핵심 경쟁력이구요. 해양플랜트와 함께 친환경•고연비선박 시장에서도 한국 회사들이 독주하고 있습니다.
 
특히 내년부터 국제해사기구(IMO)가 선박제조연비지수(EEDI) 규제를 도입하기 때문에 연비가 떨어지는 노후선을 해체하고 신규 발주가 가속화될 것으로 예상되는데요. 친환경 선박은 설계능력이 수반돼야 하는데 설계경쟁력은 한국 조선사들이 세계 최고기 때문에 후발 조선소들과 격차가 더욱 벌어질 것으로 전망됩니다. 한국 조선업이 경쟁력 가질수 있는 부분은 무엇일지 박무현 연구원께 구체적으로 들어보시겠습니다.
 
앵커 : 경기상황과 무관하게 에코쉽 수요가 늘어나고 있다는 점이 한국 조선업에 큰 기회가 되고 있다고 보셨습니다.
 
기계 부문으로 넘어가보죠. 기계업 상황과 내년 전망은 어떻습니까.
 
기자 : 올해 상반기까지 기계업종은 중국시장의 침체를 미국시장의 빠른 회복세가 상쇄시켜 주는 형태였는데요. 그러나 하반기 들어서면서 미국시장 마저 둔화돼 전반적으로 어려운 한 해였습니다.
 
내년 기계업종의 핵심 포인트는 중국시장 회복 여부일텐데요. 기계업종에서 가장 핵심지역인 중국시장은 과거와 같은 고성장이 재현되기는 어렵겠지만, 여전히 세계에서 가장 크고 매력적인 시장이라는 점은 분명합니다. 특히 내년엔 새로운 지도부가 출범하는데, 새 지도부는 도시화 비율 상승에 따른 인프라사업과 지역간 균형발전을 위한 보장성 주택건설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예상돼 긍정적입니다.
 
하지만 전반적인 글로벌 경기 회복이 수반되지 않으면 완전한 회복을 기대하기 어려운 것은 기계업 역시 마찬가지일텐데요. 기계 부문은 글로벌 경기와 어느 정도 연관성 있다고 봐야 할까요. 내년 경기 회복이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우세한데 기계업 역시 부진함 이어갈까요. 박무현 연구원 전망 들어보시겠습니다.
 
기자 : 기계업은 경기에 후행하는 산업이기 때문에 지금은 조선과 건설업에 대한 관심을 높일 필요가 있다고 하셨습니다.
 
그렇다면 전반적으로 조선기계업종 투자전략은 어떻게 가져가는 것이 좋을까요. 박무현 연구원님 의견 들어보시죠.
 
기자 : 중형선박 세계 1위 업체인 현대미포조선(010620)을 최선호주로 제시하셨구요. 대형선 에코쉽을 가장 먼저 수주한 대우조선해양(042660)을 차선호주로 꼽아주셨습니다.
 
조선 기계업 전반적으로는 경기 상황 때문에 부진함이 지속될 텐데요. 그 중에서도 상선 보다는 해양플랜트가, 그리고 친환경 고효율 에코쉽 발주는 양호할 것으로 보입니다. 각 회사가 비중을 두고 있는 부분들 어떤 것들인지 구체적으로 살펴보시고 투자전략 잡으셔야겠습니다.
 
앵커 : 오늘 조선기계업종에 대한 상황과 내년 전망까지 김혜실 기자와 살펴봤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김혜실 기자
김혜실기자의 다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