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릭!투자의맥)계사년을 맞이하며

입력 : 2012-12-28 오전 8:08:26
[뉴스토마토 차현정기자] 오늘로써 2012년 증시가 마무리되고 다음 주부터 새로운 한 해가 시작된다. 정치적 변수에 유독 민감했던 올 한 해였다. 하지만 내년부터는 정치와 더불어 경제적 헤게모니 다툼에까지 관심의 확장이 필요할 것으로 전망된다.
 
28일 증시 전문가들은 긴 호흡에서 주식시장을 조망해볼 것을 권고하면서도 방향성 탐색이 가능한 투자전략을 제시했다. 이쯤에서 올해를 뒤돌아보고 새해 직면하게 될 이슈에 대해 가늠할 필요가 있다고 본 것이다.
 
◇현대증권: 마지막 이벤트(윈도우드레싱)와 함께
 
이론적인 배당락지수(-23pt)감안시 전일 KOSPI(+5pt 상승)는 실질적으로 28pt가량 상승한 셈이다. 2012년 증시도 올해 마지막 이벤트라고 할 수 있는 윈도우-드레싱 기대
 -> 대망의 2000선 회복 기대와 함께 폐장(28일)하게 된다.
 
올해 증시를 대변할만한 용어로는 ‘수많은 정책 이슈와 이로 인한 잦은 변동성’을 꼽을
수 있으며 세부적으로는 Defensive sector의 선전 vs. cyclical sector의 부진 그리고
삼성전자의 독주와 중국 인바이드 소비관련주 부각 마지막으로 12개월 선행
PBR 1.0배에 대한 신뢰 및 삼각수렴형 패턴의 완성 등을 특징으로 꼽을 수 있다.
 
2012년 한해 KOSPI(+8.85%, 기준일 12/27일종가)대비 전기전자(+32.8%, 스마트
폰 효과), 음식료(+24.6%, 수익 안정성 및 가격 인상), 전기가스(+26.3%, 쉐일가스),
의약업종(+20.5%, 방어주)이 Out-perform 했으며 기계, 건설, 철강, 화학 등 자본
재섹터는 유로존 및 중국 투자 경기 부진으로 연간 (-)수익률을 기록했다.
 
외국인(연간 +17.5조)과 연기금(+3.9조)이 각각 2009년 이후, 2010년 이후 KOSPI 상
승을 견인하는 수급의 양축임을 재확인시켜준 반면, 주식형펀드 환매에 따른 투신(-5.7
조)의 입장 축소와 2012년 개인(-15.4조)의 시장 이탈 등이 나타났다.
 
국내 증시의 28일 폐장에도 불구하고 연말(31일)까지 미국에서는 재정절벽 협상이 진
행될 것이며 연초 우리 증시는 연말 재정절벽 타결 여부와 더불어 역사적 최고 수준의
순차익잔고의 행배, 1월 효과 출현 여부(->중소형주 효과 포함), 4분기 Pre-어닝 시즌
등에 주목할 것으로 보인다.
 
12월중반이후 대응 관점인 중형주의 상대적 우위 현상 지속과 함께 화학, 증권 등의 bottom-out(바닥을 치다!) 시각을 유지할 것을 권고한다.
 
◇신한금융투자: 임진년(壬辰年), Super Year의 마무리
 
2012년 마지막 거래일이다. 1800pt대 초반에서 출발한 2012년 KOSPI는 9% 안팎의 오름세로 마감된다.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2012년 주식시장은 글로벌 경제 전반의 시험 구간으로 정리할 수 있겠다.
 
2008년 금융위기와 유례없는 대책들의 부작용은 글로벌 각국의 경제 회복 속도 차이와 맞물리며 잡음을 이어갔다. 유로존 국가 이름의 머릿 글자에 이탈을 뜻하는 영어단어 Exit가 합성된 그렉시트(Grexit), 스펙시트(Spexit) 등의 신조어 탄생이 그 대표적인 예다. 유로존의 위기가 극대화되었던 올해 여름에는 공포가 더욱 확대되면서 스패닉(Spain + Panic)이란 단어까지 등장했다.
 
2012년은 Super Year로 회자되기도 했다. 1월 대만의 총통 선거를 시작으로 지난주 우리나라 대통령 선거까지 각국의 정권교체가 계속되었기 때문이다(3월 러시아 대선, 5월 프랑스 대선과 그리스 총선, 11월 중국 시진핑 체제 출범 및 미국 대선 등).
 
새로운 정권 출범에 따른 기대감과 기존 정책 노선의 변경 우려가 뒤섞이면서 글로벌 증시도 함께 요동쳤다. 결과적으로 회복이 더딘 경제 부문에 적극적인 정책을 투입하려는 의지가 공통적이다. 유로존은 무제한 국채 매입을 결정했고 미국 연준도 모기지 채권에 이어 국채까지 매입 창구를 넓힌 바 있다. 미국의 제조업 및 주택시장 회복이 가시화되는 점이나 중국 신지도부가 내수 진작을 중심으로 경기 부양에 박차를 가할 것이라는 기대도 반갑다.
 
여기에 더해 내년에는 각국 내외부의 정치, 경제적 헤게모니 다툼에도 동시에 관심이 요구된다. 연말에 불거진 재정절벽 이슈를 둘러싼 미국의 정치적 마찰이 하나의 사례다(미국에서는 재정절벽을 뜻하는 Cliff와 크리스마스를 합성한 Cliffmas라는 신조어탄생). 어려운 경기여건 하에서 글로벌 전체의 수요를 주도적으로 이끌 주체가 누가 될 것인지도 아직 미지수다. 자국 산업을 보호하기 위해 각국이 유.무형의 장벽을 쌓아올리는 모습은 이미 올해 하반기에도 포착되고 있다.
 
한 해를 정리하는 시점에서 발표되는 올해의 사자성어로 ‘세상이 온통 탁하여 믿고 의지할 곳이 없다’는 뜻의 거세개탁(擧世皆濁)이 선정되었다. 산술적으로 연간 9%의 수익률을 거둘 수 있었지만 2012년 주식시장 투자자들의 속내도 이와 크게 다르지 않을 듯하다. 경기 감속 우려와 기업 실적에 대한 자신감이 약화된 시점에서 정치적인 변수까지 의사 결정에 큰 영향을 미쳤기 때문이다. 당장 연초 증시만 놓고 보더라도 미국 재정절벽 이슈의 조율 여부에 촉각을 곤두세워야 한다.
 
그러나 새해 증시의 전반적인 계획을 세우기 위해서는 보다 긴 시야에서 시장 흐름을 조망해보려는 노력도 수반되어야 한다. 2012년 증시는 크게 1~4월, 5~7월, 그리고 8~12월의 흐름이 대비된다.
 
지난해 연말부터 올해 2월까지 이어진 유럽중앙은행의 장기대출 프로그램(LTRO)이 연초 증시에 훈풍을 불어넣었다. 2월말 그리스 2차 구제금융 승인이나 4월초 EFSF 증액 등도 정책적인 조력 기대감을 유지시켰다. 올해 KOSPI의 고점도 1분기에 도래했다.
 
잠잠해지던 유로존 재정위기가 재차 확대된 것은 5월 이후다. 당시 그리스 총선과 프랑스 대선을 전후하여 유로존의 정치적인 불협화음이 커졌기 때문이다. 우선적인 긴축 강제안을 고수했던 독일과 성장 정책의 병행을 주장하는 프랑스의 대립 우려가 불거졌으며, 5월말에는 유로본드 불발과 스페인 방키아 구제금융 등이 이어졌다. 주식시장은 7월말에 접어들어서야 반전에 성공했다. 스페인 금융권에 대한 구제금융 지원승인과 드라기 ECB 총재의 유로존 수호 의지 등이 그 계기가 됐다.
 
유로존 수호의지가 구체화된 시점은 ECB가 무제한 국채매입프로그램(OMT)을 제시
한 9월초다. 이후 연준의 무기한 MBS 및 국채 매입 등이 유동성에 대한 신뢰를 높였
다. 미국과 중국의 차기 정부가 확정된 점도 정치적인 불안정성을 낮추는데 기여했다.
비록 재정절벽 이슈와 글로벌 경제성장률 전망치 하강 등으로 지수의 상단이 제한되
고 있으나 전반적인 불확실성의 총량은 감소하고 있다.
 
불확실성의 감소는 지난 5년간의 증시 등락에도 투영되고 있다. 2012년 KOSPI 고점과 저점의 격차는 불과 300pt 수준에서 형성됐다. 이는 금융위기 이후 가장 낮아진 변동성이다. 금융위기 도래와 정책 대응, 그리고 이후에 계속되고 있는 테스트 국면이 점차 안정화되는 것으로도 해석 가능하다.
 
풍부한 글로벌 유동성 환경과 불확실성의 경감이라는 조합은 주식시장에도 우호적이다. 차분한 마음가짐이 필수적이겠으나 2013년 계사년(癸巳年) 주식시장을 바라보는 우리들의 기본적인 시선 역시 긍정적이다.
 
◇우리투자증권: 연말 연초 매매전략
 
통상 납회일과 새해 첫거래일에는 국내 증시가 양호한 흐름을 보인 사례가 많았던 것으로 파악된다. 지난 1997년 이후 15차례에 걸친 납회일(매년 12월 마지막 거래일) 중 KOSPI가 오른 사례가 13차례(KOSPI 상승확률 87%)에 달했으며 KOSPI가 큰 폭으로 하락했던 2002년은 북핵 문제와 이라크 전쟁 가능성으로 지정학적 불확실성이 고조되는 이례적인 경우였다. 한편, 새해 첫거래일 역시 지난 2008년 미국발 신용리스크에 대한 우려로 KOSPI가 2.3% 하락했을 뿐 평균 1.5%(KOSPI 상승확률 87%) 가량 상승하며 기분좋은 출발을 보인 사례들이 많았다. 연말을 앞둔 주요 투자자들의 윈도우 드레싱(Window Dressing) 효과와 새해 정부정책 발표가 집중되는 1월 효과(January Effect)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된 결과라 하겠다.
 
이처럼 과거 연말과 연초 주식시장 흐름은 긍정적이었지만, 올해에 있어서 만큼은 과거의 통계만을 가지고 주식시장을 낙관적으로 바라보기가 쉽지 않은 여건이다. 크리스마스 연휴를 보낸 이후 본격화되고 있는 미국 재정절벽 이슈에 따라 투자심리의 굴곡이 커질 개연성이 있는데다, 지난 11월 중후반 이후 KOSPI가 6.5% 가량 상승했지만 올해 4/4분기 영업이익 전망은 9월 이후의 하향추세에서 여전히 벗어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수급측면에서도 12월에 유입된 프로그램 매수가 무려 5조원을 웃돌고 있는데, 과거 같은 기간 동안 유입된 금액과 비교해 보면 사상최고 수준이다. 과거 배당락일 이후 프로그램 매물이 출회된 사례가 많았다는 점을 감안하면 잠재적으로 주식시장이 프로그램 매물부담에 시달릴 가능성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다.
 
그러나 한편으로 최근까지 국내 증시의 상승을 이끈 핵심이 유럽 리스크 완화, 주요국들의 유동성 확대와 이에 따른 해외 투자자금 유입 및 글로벌 경기회복 기대감에 기반을 두고 있다는 점을 감안할 필요가 있다. 우려감의 이면에 가려진 가능성을 고려할 때 연말 연초 재정절벽 이슈와 배당락일 이후 프로그램 매매로 발생할 수 있는 변동성을 저가매수의 기회로 활용하는 전략은 여전히 무리가 없다는 판단이다.
 
그 이유는 마감시한을 앞두고 미국 재정절벽 논의가 난항을 겪고는 있지만, 궁극적으로 협상타결 가능성이 더 커 보이기 때문이다. 물론 연말까지 남아있는 시간과 현재까지의 진행 상황만 놓고 보면 미국 정치권이 연내에 세제 감면 연장과 정부 지출 축소에 대한 포괄적인 합의와 의회 통과가 쉽지 않아 보이는 것이 사실이다. 최근 갤럽의 여론조사 결과 오바마 대통령과 의회가 31일까지 합의에 성공할 것이라고 밝힌 응답자(50%)가 지난 16일 조사(57%)보다 줄어든 점, 올해 미국의 홀리데이 쇼핑시즌 매출이 당초 예상보다 부진한 점, 지난 26일 미국의 3대 지수가 경기선인 120일선을 하향이탈한 점 등에서도 재정절벽에 대한 우려를 엿볼 수 있다. 하지만 공화당 소속 존 베이너 하원의장의 대변인이 민주당이 제안하는 것은 무엇이든 검토할 방침이라고 언급하는 등 의견차를 좁혀보려는 미국 정치권의 의지가 여전히 높다. 또한 미국 정치권 논란의 핵심인 부자증세안에 대해서도 그동안 반대입장을 고수하던 베이너 하원의장이 연소득 100만 달러 이상을 대상으로 한 수정 증세안을 제시했고, 오바마대통령도 25만 달러에서 40만 달러 이상의 가구로 증세 대상의 기준을 높이는 등 합의점을 좁혀나가는 추세에 있다. 설령 미국 정치권이 연내에 포괄적인 합의에 성공하지 못하더라도 재정절벽 충격을 완화하기 위해 우선은 부분적인 합의를 하고, 이후 미흡한 부분들을 보완하려는 노력을 지속해나갈 것으로 예상된다. 이를 감안할 때 협상과정에서의 막바지 진통은 있겠지만, 극단적인 상황까지 우려할 정도는 아니라는 판단이다.
 
한편, 배당락 이후 잠재적인 부담이 될 소지가 있는 프로그램 매매 역시 지나치게 경계감을 가질 필요가 없어 보인다. 과거 배당락일 이후 프로그램 매물부담으로 KOSPI가 연초에 약세를 보였던 지난 2006년과 2007년의 경우 배당락일 이전 4개월 동안 유입된 프로그램 매수금액 중 차익거래 비중은 각각 56%와 66%에 달했다. 하지만 배당락일 이후 KOSPI가 상승세를 이어갔던 2010년, 2011년에는 차익거래 비중이 각각 33%와 34%로 낮았다. 즉, 현.선물의 가격 차이인 베이시스의 움직임에 따라 매매가 이루어지는 차익거래보다 주로 현물만을 거래 대상으로 하는 비차익거래가 중심을 이루었던 국면에서 KOSPI가 상대적으로 양호한 움직임을 보인 사례가 많았던 것이다. 올해의 경우에도 지난 9월 이후 유입된 프로그램 매수금액 중 차익거래와 비차익거래 비중이 각각 28%와 72%로 비차익거래 비중이 압도적인 우위에 있으며, 투자주체별로도 외국인이 그 중심에 서 있다. 특히, 최근 외국인을 중심으로 유입되고 있는 프로그램 매수는 단순 차익거래보다는 글로벌 경기회복과 실적개선 기대감, 주요 통화대비 원화강세, 상대적으로 매력적인 밸류에이션 수준, 국가신용등급 상향조정으로 인한 외국인 투자자들의 센티먼트 개선 등과 같은 다양한 요인들이 동인으로 작용했을 가능성이 커 보인다. KOSPI 기준 올해 영업이익이 3.4% 증가하는 수준에 머물 전망이지만, 2013년에는 두 자릿수대의 증가율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는 점에서도 외국인의 급격한 매매패턴 변화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판단이다.
 
다만, KOSPI 2000선 돌파 및 안착을 위해서는 미국 재정절벽 관련 불투명성 해소와 함께 실적모멘텀 강화라는 상승동력이 뒷받침될 필요가 있다. 시기적으로도 납회일 이후 1월 1월까지 국내증시가 휴장에 들어가며 당장 투자자들의 관망심리가 크게 개선되기 어려운 여건임을 감안해 당분간은 지수보다 종목별 대응에 초점을 맞추는 매매전략이 바람직해 보인다. 업종 및 종목별 대응에 있어서는 배당락을 계기로 배당메리트가 희석되면서 일정부분 매물소화 과정을 거칠 필요가 있는 고배당주보다는 성장성(경기민감주)에 좀 더 초점을 맞춘 종목선별이 유리해 보인다. 한편으로 중소형주와 KOSDAQ시장에서 대안을 찾아보는 것도 고려해볼 만한 것으로 판단된다.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이 경제단체 가운데 가장 먼저 중소기업중앙회와 소상공인연합회를 방문하여 기업정책의 중심을 중소기업으로 옮기겠다는 뜻을 내비친 점을 감안하면 앞으로 중소기업에 우호적인 정책들이 제시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높아질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KOSDAQ시장은 지난 10월 이후 부진한 흐름을 보이면서 상대적으로 가격메리트가 높은 상황인데다, 지난 주말을 고비로 외국인과 국내 기관이 매수로 돌아서며 수급개선의 조짐이 관찰되고 있다는 점에서도 관심도를 높여볼 필요가 있다는 판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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