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기성기자] 한해가 저물어간다. 갈등의 골은 더욱 깊어졌다.
19일 치러진 대선은 보수와 진보 진영이 71년 대선 이후 42년 만에 양자로 맞붙은 진검승부였다. 패한 측은 여전히 결과를 현실로 받아들이지 못한 채 절망에 빠져 있다. 승자의 독식보다 배려가 요구되는 대목이다.
통합의 초석은 다름의 인정에서부터 시작된다. 차이를 배척하고 힘으로 주장을 관철시키려 들 경우 이명박 정부의 악몽이 재연될 수밖에 없다. 절반의 국민을 적으로 돌리고서는 새 정부가 반석에 오를 수 없다. 다름이 공존하는 정치로의 시작이 돼야 한다.
경제민주화 과제 또한 여전히 우리 앞에 놓여 있다. 심화된 양극화가 끝내 절규와 함성을 낳았다. 이는 분노와도 맥이 닿아 있다. 동네빵집까지 유린하는 재벌 집단의 무차별한 횡포는 너도나도 거리로 뛰쳐나왔다. 생존의 몸부림이었다.
자본이 확대 재생산의 본질에 충실한 도구로 전락하면서 상생이란 윤리가 요구되기 시작했다. 소비의 침체, 내수의 불황을 낳는 악순환의 고리가 된 탓에 경제는 깊은 시름에 빠졌다. 몇몇 수출 대기업을 제외하고는 마땅한 활로조차 찾기 힘들어졌다.
더욱 우려스러운 점은 편중성의 심화다. 대내외 경기침체가 장기화 국면으로 진입하면서 대그룹 간에도 양극화가 뚜렷해졌다. 삼성전자가 분기별 영업이익 8조원 시대를 열어젖힌 가운데 여타 그룹사들은 긴축경영 체제로 빠르게 전환했다.
전차군단으로 불리며 수출의 한 축을 담당했던 자동차의 부진이 예상되는데다 조선·해운·철강·정유·화학·기계 등 전통적 굴뚝산업엔 구조조정의 피바람마저 몰아닥쳤다. 기간산업 자체가 붕괴되고 있는 것이다. 상대적으로 삼성의 힘은 더욱 막강해질 수밖에 없게 됐다.
상생이 요구를 넘어 절대과제로 자리하게 된 이유다. 취약해진 국가경제 틀에 대한 해법이다. 문제의 본질을 찾는 과정에서 이해의 충돌과 갈등의 격화는 필연일 수 있다. 2012년이 남긴 경고에 대해 새해는 충실히 답을 찾아가야 한다.
답은 언제나 그랬듯 상생과 통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