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기성기자] 소매 유통업의 1분기 체감 경기가 87을 기록, 2009년 2분기 이후 최저치로 떨어졌다.
대한상공회의소는 최근 서울 등 6대 광역시 943개 소매유통업체를 대상으로 ‘1분기 경기전망지수’를 조사한 결과 기준치(100)를 크게 밑도는 87로 집계됐다고 2일 밝혔다. 이는 직전 분기였던 지난해 4분기(98)보다 11포인트 하락한 것으로 2009년 2분기 이후 최처지다.
소매유통업 경기전망지수(RBSI: Retail Business Survey Index)는 소매유통업체들이 체감하는 경기를 계량화한 것으로 기준점인 100을 상회하면 경기 호전을, 반대로 하회하면 경기 침체를 뜻하는 선행지수다.
◇출처: 대한상공회의소
업태별로 보면 인터넷쇼핑몰만이 기준점을 웃도는 105를 기록하며 나홀로 호황에 대한 기대치를 나타냈다. 나머지 백화점(95), 슈퍼마켓(83), 편의점(81), 홈쇼핑(77), 대형마트(76) 등은 내수 침체의 그늘에서 헤어나지 못할 것으로 전망됐다.
2009년 2분기 이후 줄곧 기준점을 상회한 인터넷쇼핑몰은 알뜰소비 성향이 새해 들어서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는데다, 겨울철 한파와 폭설로 안방 쇼핑족이 증가하면서 호조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됐다.
백화점은 설 연휴가 예년에 비해 짧고, 최근 고소득층까지 소비를 자제하는 등 불황이 깊어지면서 울상을 벗지 못할 전망이다. 세일기간과 품목을 대폭 늘리며 대처하고는 있지만, 특히 소비자들의 저가 의류 선호가 뚜렷해지면서 의류를 중심으로 판매 부진이 이어지고 있다고 해당업계 관계자는 설명했다.
슈퍼마켓은 동절기 방문고객의 구매 횟수 감소와 영업규제로 인한 SSM의 영업일수 감소 등의 영향을 받아 부정적 전망치를 보였으며, 편의점은 지난해 12월부터 시행된 규제(250m 이내 신규출점 금지)로 신규 출점에 의한 매출 성장이 주춤할 것으로 전망됐다.
대형마트 역시 그간의 독주에서 벗어나 침체 곡선을 그릴 것으로 예측됐다. 유통산업법 개정으로 의무 휴일제 실시가 전면적으로 실시되는데다 경쟁 심화에 따른 수익성 악화가 예상된다고 업계 관계자는 설명했다. 그러나 반사이익을 누릴 전통시장 등에 대한 조사는 따로 이뤄지지 않아 전반적인 소매 유통업의 경기 전망을 나타내기에는 한계가 분명했다.
소매유통업체들은 1분기 경영애로 요인으로 ‘소비심리 위축에 따른 매출부진’(43.3%)을 첫손에 꼽았다. 이어 ‘수익성 하락’(18.0%), ‘유통관련 규제 강화’(10.5%), ‘경쟁 격화’(8.1%), ‘자금사정 악화’(7.8%) 등의 순으로 뒤를 이었다.
김경종 대한상의 유통물류진흥원장은 “향후 경기에 대한 불안감으로 소비자들이 지갑을 동여매고 있어 올해 소매유통시장의 성장세는 주춤할 것으로 보인다”며 “차기 정부는 기업투자심리와 침체된 내수시장을 되살려 시장에 활력을 불어넣어 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출처: 대한상공회의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