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강진규기자] 농지연금은 농민들의 노후 준비를 돕기 위해 2년전 도입됐다.이금에 가입한 농민들은 작년말 현재 2202명. 가입자가 작년에만 1195명이 늘어났다.
그러나 농지연금이 당초 도입 취지를 잘 살리고 있는가에 대해서는 부정적 견해가 더 많다.
◇ 주택연금 보다 저조
초기 가입자 실적만 봐서는 순조로운 모양세다. 같은 역(逆)모기지론인 주택연금도 처음 도입됐던 2007년 가입자가 515명, 2008년 695명으로 많지 않았다.
하지만 지난해부터 베이비부머(1955년~1963년생)의 은퇴가 본격화 돼 사회 전반적으로 은퇴와 노후준비가 화두로 떠오른 것을 감안하면 실적이 미흡하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주택연금의 경우 지난 2011년 2936명이었으나 작년 5004명으로 70% 급증했다.
양적인 측면 뿐만 아니라 질적인 측면에서 부실하다는 평가다.
연금 가입 형태의 변화를 보면 종신형 가입자는 줄고, 기간형 가입자가 늘고 있다.
◇ '단기'형 급증..연금 효과 '무색'
지난 2011년 380명이었던 종신형 순증가자수는 작년에는 299명으로 전년대비 21.3% 줄었다. 반면 기간형은 2011년 627명에서 작년 896명으로 42.9%가 증가했다.
특히 연금수령기간이 가장 짧은 5년형 가입자는 2011년말 194명에서 작년말 616명으로 217.5% 급증했다.
연금은 당초 사망시까지의 안정적인 소득을 보전하기 위한 상품인데, 본래 취지와 달리 단기화 되면서 노후소득 공백 우려가 커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농지연금이 단기화되는 것은 연금 수령기간이 짧아질수록 월 수령액이 커지기 때문이다.
지난 2011년 96만6000원이었던 수령액은 작년 81만원으로 16.1% 줄었다. 담보농지 평균 평가가격이 2011년 1억6000만원에서 작년 1억1000만원으로 큰 폭 감소해서다.
특히 50만원 미만이 재작년 37%에서 지난해 48%로 크게 늘었고, 100만원 미만은 전체의 71%를 차지했다.
◇ "농지가격 평가 현실화해야"
농지연금이 자리를 잡기 위해서는 담보농지의 가격을 현실화 하는 것이 가장 시급한 과제로 지적되고 있다.
주택연금이 한국감정원 또는 국민은행 인터넷 시세를 기준으로 담보물의 가격을 정하는 것과 달리 농지연금은 공시지가를 기준으로 해 실거래가의 50~60%밖에 평가받지 못하는 실정이다.
정부도 담보농지 가격평가 기준을 '감정가' 기준으로 변경하는 안을 검토중이다.
최병국 농림수산식품부 농지과장은 "평가 기준을 변경하는데 있어 모형설계에 들어가는 변수들을 다 고려해야 하기 때문에 시간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김자년 한국농어촌공사 농지사업2팀장도 "지난 2년간 실적과 성과를 분석하는데만 반년은 걸린다"며 평가 이후에나 제도개선이 이뤄질 수 있을것으로 내다봤다.
감정가 기준으로 변경되면 현재 모형에 설계된 기대이율과 농지가격상승률, 사망확률 등도 조정될 수 있다.
현재 농지연금의 기대이율은 5.11%, 사망확률은 2008년 생명표상에 나타난 70세 이상의 기대여명 16.72세로 주택연금의 기대이율 6.33%와 사망확률 17.31세에 비해 낮다. 기대이율과 사망확률은 낮을수록 연금액이 늘어나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또 기존 담보대출이 가입을 제한하는 것도 문제로 지적된다.
주택연금은 담보대출이 있어도 50%이내에서 일시금 인출이 가능해 선변제를 통한 연금가입이 가능하지만, 농지연금은 대출금을 갚기 전기에는 연금가입이 불가능하다.
부부 모두 만 65세 이상으로 가입기준이 높은 것도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주택연금은 부부 모두 만 60세 이상이면 가입이 가능하다.
박대식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현재 가입자 현황을 보면 대도시 근교의 중산층 이상 가입자가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며 "정말 연금이 필요한 저소득층 노인가구의 가입을 유도하기 위해 적용이율 차등적용 등 저소득층 우대정책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