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서는 건설)주택 부족 시대 마감..소비자 '욕구' 맞춰라!

(기획)⑦단순한 짓고 팔기, 낡은 '정책 패러다임' 바꿔야

입력 : 2013-01-08 오후 5:39:24
[뉴스토마토 한승수기자] 주택의 개념이 바뀌고 있다. ‘사는(buy) 것’에서 ‘사는(residence) 곳’으로 인식변화가 뚜렷하다.
 
절대적인 주택부족에 개성이 없어도 짓기만 하면 팔리던 시절이 끝나고 다양한 소비자의 입맛에 맞춘 스마트 한 주택공급이 필요한 시대가 왔다. 주택은 부의 상징이었던 과거에서 벗어나 삶의 질을 한단계 올리기 위한 공간이 됐다.
 
특히 ▲1~2인 중심의 소형가구 증가 ▲저출산·고령화 ▲경제성장 둔화 ▲가계실질소득 감소 ▲금융위기 이후 주택가격 안정과 임대차시장 변화 등은 새로운 주거트렌드와 새로운 유형의 주택수요를 자극했다.
 
국토연구원은 최근 ‘사회·경제구조 전환기의 주택정책 패러다임 정립방안 연구’ 보고서를 통해 ▲사회·경제적 여건변화와 새로운 주택수요에 대응하는 주택공급체계 구축 ▲국민생활안정과 주거생활 질 향상을 위한 주거복지정책 구현 ▲사람과 환경, 공동체를 생각하는 지속가능한 주거생활 중심의 재정비 추진 등을 주택정책 비전 실현을 위한 3대 정책목표로 설정하고 빠르게 변하는 시장에 능동적으로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한바 있다.
 
◇주택보급율 100% 시대..짓는게 능사 아니다
 
 
통계청에 따르면 2011년 기준 전국 주택보급률은 102.3%다. 서울(97.1%), 경기(99.6%), 제주(99.9%)만이 100%에 살짝 못 미쳤을 뿐 주택 절대 부족 시대는 이미 끝났다.
 
1970~2000년대 중반까지는 주택보급률이 100%에 미치지 못했다. 그 시절 주택은 자산 증식과 투자의 주요 수단이었지만 이제는 생활의 안정을 제공하는 수단으로 역할이 바뀌고 있다.
 
김현아 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과거에는 집이 있느냐 없느냐가 중요한 잣대고 사람들을 판단하는 기준이었다면 2000년대부터는 어디에 사느냐가 굉장히 중요해졌다”며 “하지만 앞으로는 어떤 집에 사는냐를 더 중요한 가치로 여길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런 가치는 주택의 입지와 성능은 물론 그것이 주는 커뮤니티 구성과 함께 다양한 함수를 포함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인구 구조가 급격히 변함에 따라 소비자의 니즈(needs)도 다양화되고 있다. 때문에 지으면 팔리던 과거 공급위주의 정책에서 벗어나 소비자 선택이 우선시되는 수요자 지향형 주택정책으로 전환될 필요가 있다.
 
이런 가운데 피데스개발은 최근 전문가 대상 2013 주거공간 트렌드 온라인 설문조사와 미래주택 전문가세션, 세계 각국의 트렌드 조사 등을 통해 ‘2013 주거공간 7대 트렌드’를 선정하는 등 시장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나섰다.
 
◇미래 주거트렌드 변화 주목해야
 
선정된 키워드는 ▲핵가족 주거빅뱅 ▲Co & Co(Collaboration & Co-housing) 시대 ▲포린-후드(foreign-hood) ▲City 올레 ▲홈-매니저 ▲공간 하이-모델링 ▲모바일 홈 등이다. 이 키워드들이 미래 주거공간 트렌드를 이끌 것이란 얘기다.
 
설문 결과 대학생, 사회초년생, 골드싱글, 국내외 기러기족 등 1인 가족이 세분화되고, 2~3인 가족의 수요가 증가하는 등 가족구성이 다변화될 것을 예측했다. 
 
응답한 전문가들은 이에 따라 다양해진 수요에 맞는 맞춤형 주거공간으로 진화하는 ‘핵가족 주거빅뱅’ 시대가 올 것이라고 점쳤다.
 
또 주거공간에 대한 고객참여 개발이 활성화되면서 협동조합, 동호인마을 등이 확산되는 ‘Co & Co' 활성화를 예견했다.
 
한류 붐과 외국인 방문객 증가로 외국인 이웃이 일상화되면서 외국인을 위한 주거공간이 자연스럽게 조화되는 ’포린-후드‘ 시대도 열릴 것으로 전망했다.
 
기존 뉴타운 등 대규모 개발시대를 지나 도시재생의 새로운 트렌드인 ‘마을 만들기’와 도시가 골목길 중심으로 개발되는 ‘City 올레’는 물론 개별 주거관련 서비스에서 진화한 임대중개, 시설관리, 생활코디 등 3대 서비스가 종합적으로 제공되는 ‘홈-메니저’도 트렌드의 하나가 될 전망이다.
 
기존 공간에 새로운 기능이나 용도를 결합시켜 리모델링 수준을 넘어서 개성과 가치부여의 공간재활용을 하는 ‘공간 하이모델링’, 모빌리티의 증가로 일상적인 노마드 시대에 접어들면서 모듈러, 매뉴팩쳐드 개념을 모두 포함하는 ‘모바일 홈’은 주택시장의 새로운 트렌드로 자리 잡을 것으로 보인다.
 
◇‘공급의 시대’ 끝나고 ‘관리의 시대’ 온다
 
 
◇2012 우리관리(주) 관리소장 한마음대회.
 
지난 달 국토해양부는 2012년 공동주택 우수관리단지를 선정했다.
 
최우수아파트로 경기도 화성시 솔빛마을 서해그랑블아파트가 선정됐다. 이 아파트는 관리소장과 입주자대표회의가 함께 노력해 여름 방학 기간 단지 내 가족단위 미꾸라지잡기 행사, 유휴 지하주차장 어린이 놀이시설 및 주민운동시설 활용 등 활기 넘치는 아파트 공동체를 만든 점이 높게 평가됐다.
 
또 서울 강남구 도곡동 대림아크로빌은 지식경제부가와 에너지관리공단이 범국민적 에너지절약활동 확산과 실천 분위기 조성을 위해 만든 ‘에너지 절약 1만 우수가구 선발대회’에서 2등을 차지했다. 고급주상복합 아파트는 에너지 절약이 어렵다는 편견을 깨고 관리소장의 노력과 입주민의 적극적인 협조로 이뤄낸 성과다.
 
이 두 아파트는 모두 공동주택관리기업 우리관리주식회사가 관리 대행을 하고 있다. 우리관리는 주택관리소장을 단순 시설 관리만 대행하던 ‘관리인 아저씨’ 체제에서 벗어나 주민들과 적극적인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삶의 질을 높이는 ‘생활 관리인’으로 진화시켰다.
 
아파트 관리인에 대한 역할 재고에 성공한 우리관리는 현재 서울 광진구 더샵 스타시티, 강남구 동부센트레빌 등 전국 560여개 사업장, 35만여가구를 관리하고 있다. 최근에는 일본 주택관리업체 레오팔레스21과 합작법인인 우리레오PMC를 설립, 중요성이 커지는 관리시장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1980년 500만가구를 넘겼던 아파트는 2012년 875만가구까지 증가했다. 전국 1322만가구 중 아파트는 전체주택에서 66.2%를 차지한다. 주택이 포화상태에 가까워지면서 공급 이상으로 유지관리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는 것이다.
 
이처럼 공급의 시대가 저물고 관리의 시대가 열리며 공동주택관리시장에 대기업들도 속속 진입 하고 있다.
 
KT(030200) 계열사인 KT에스테이트는 일본 다이와리빙과 임대주택 관리사업을 위한 합작사인 KD리빙을 설립 본격적으로 임대주택 관리업에 진출했다. 또 GS건설(006360)은 전국의 자이 아파트를 통해 주택관리업체인 이지빌을 성공적으로 시장에 안착시켰다.
 
한문도 임대주택연구소 소장은 “인구는 점차 감소하면 공급 중심의 구조는 한계를 맞을 것”이라면서 “삶의 질 향상에 대한 욕구는 더 커질 것이란 점을 감안하면 주택유지관리는 주택시장에서 상당한 자리를 차지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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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승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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