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S 2013)윤부근 "삼성 TV 전략은 UHD 아닌 초대형화"

"금년 삼성 TV 콘셉트는 타임리스..TV 부문 경쟁자 없다"
"지난해 TV 판매 5300만대. 올해는 CRT 빼고 5500만대 목표"

입력 : 2013-01-10 오후 6:04:23
[뉴스토마토 김기성기자] 윤부근 삼성전자 소비자가전(CE) 부문 사장은 9일(이하 현지시간) “삼성전자의 UHD TV는 초대형화로 가기 위한 전략이지, UHD로 가기 위한 전략이 아니다”고 말했다.
 
윤 사장(사진)은 이날 오후 미국 라스베이거스 컨트리클럽에서 국내 기자단과 간담회를 갖고 삼성전자의 UHD TV 전략에 대해 이 같이 말했다.
 
윤 사장은 ‘지난해 독일에서 열린 IFA 때 UHD TV는 콘텐츠의 부재 등으로 시장성에 의문이 있다고 말했는데, 이번 CES에서는 전시관 입구부터 UHD TV를 전면에 배치하는 등 방향성이 달라졌다’는 지적에 이처럼 답한 뒤 “5년 뒤에도 (시장에서의 성공) 가능성은 없다”고 장담했다.
 
UHD는 울트라HD의 약칭으로 풀HD(1920×1080)보다 화질이 4배 이상 뛰어난 초고해상도(3840×2160)를 일컫는다. 일본에서는 4배 더 선명한 초고화질을 강조하기 위해 4K로 부르고 있다.
 
소니와 파나소닉은 이번 ‘CES 2013’에서 OLED에 UHD를 결합한 4K OLED TV(56인치)를 내놨으며, 샤프는 OLED에 중점을 두지 않는 대신 UHD보다 2배 더 선명한 8K의 TV를 전시하는 등 화질 경쟁을 본격화했다.
 
여기에다 중국의 하이신과 TCL이 110인치 UHD TV를 선보이면서 삼성전자와 어깨를 나란히 한 것을 비롯해 하이얼과 청홍 등도 85인치 UHD TV를 전시하며 기술 경쟁에 합세했다.
 
우리나라에서는 LG전자의 뒤를 이어 삼성전자가 잇달아 UHD TV를 내놓으며 TV 강국의 자존심을 지키고 있다. 특히 삼성전자는 CES 전시 부스 입구에 110인치와 85인치 UHD TV를 배치, ‘타임리스 갤러리’라는 이름으로 관람객들의 시선을 끌었다.
 
윤 사장은 UHD TV가 출시되더라도 이를 뒷받침해야 할 방송 환경과 콘텐츠 등 인프라가 따르지 못하기 때문에 최소한 5년 이내 UHD TV가 대중화될 수 없을 것으로 판단했다. 환경을 보라는 얘기다.
 
그는 먼저 “화면이 커지면 화소 또한 커져 화면이 거칠어지기 때문에 그걸 부드럽게 하기 위한 방편이지, UHD로 가기 위한 전략이 아니다”며 “UHD는 반드시 방송 환경이 돼야 하고 UHD로 만든 콘텐츠가 채널을 통해 전달돼야 한다. (그런데) 지금 방송 환경으로는 장비도 다 바꿔야 하고 채널도 없다”고 진단했다.
 
그는 이어 “우리는 UHD가 아니라 초대형화로 가겠다, 이런 거였다. 초대형화를 안 한다는 말은 아니었다”며 “오해가 있었다면 이 자리에서 클리어하고(풀고) 싶다”고 덧붙였다. 뱉었던 말이 경쟁사의 주장으로 부메랑이 된 것에 대한 해명이었다.
 
윤 사장은 또 OLED TV 출시 지연과 관련, 업계에서는 수율의 문제로 보고 있다는 지적에 “삼성디스플레의 모든 상황을 다 언급할 수는 없다”면서도 “(다만) 현재 상황에서 그런 수율을 갖고 OLED TV를 낸다면, 내가 소비자라면 좀 더 우리가 신뢰성과 품질을 올리고 더 많은 가치를 줄 수 있는 TV(를 원하겠다). 그런 가치와 혜택을 얹어서 내려고 한다”고 답했다.
 
확실한 품질이 담보되지 않으면 시장에 내놓지 않는 것이 삼성전자의 원칙이라는 말로, 뒤집어 보면 OLED 패널이 수율 등 품질을 담보할 단계에 이르지 않았다는 판단으로 풀이된다. 삼성전자는 이번 CES에서 선보인 곡면(Curved) OLED TV와 기존에 선보였던 일반 OLED TV(55인치)를 상반기 중에 동시에 내놓겠다고 약속했다.
 
윤 사장은 지난해 TV 판매 실적과 올해 목표를 묻는 질문에 “CRT 빼고 5130만대 더하면 5300만대를 팔았다. 올해는 CRT 빼고 5500만대가 목표”라고 의외의 목표를 밝히기도 했다. 그는 또 “TV 산업에서는 우리 경쟁자가 없다. 이종 산업에서 경쟁자가 나올 것”이라고 덧붙였다. TV 세계시장 7년 연속 1위를 지킨 윤 사장의 자신감이었다.
 
그러면서도 세계 최대 가전박람회인 CES 2013 공식 개막일인 전날(8일) 회심의 카드로 내보인 곡면 OLED TV가 주요 경쟁사인 LG전자와 겹치면서 각종 논란이 인 것에 대해 다소 충격을 받은 듯 했다.
 
특히 삼성전자가 LG전자를 의식해 급하게 해당 제품을 급조한 것 아니냐는 주장에 대해 “패널만 가져다 휘어서 낸 것은 아니냐(고 해서) 밤새 끌어안고 있느라 잠을 못잤다. 그래서 제가 휘어다 갖다 붙여놨다”며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
 
또 제품 두께와 3D 구현 여부를 놓고도 논란이 일자 불쾌했던지 간담회 장소 옆에 따로 장소를 만들어 곡면 OLED TV를 갖다 놓기도 했다. 전시장에서는 가까이 다가갈 수 없던 해당 제품을 상세히 들여다보자 패널 뒤에 나무판 마감을 해 두꺼웠으며 화면은 이미 3D 영상으로 재생되고 있었다.
 
윤 사장은 “금년 삼성전자의 TV 콘셉트는 타임리스”라며 최근 내놓은 에볼루션 키트를 예시했다. 그는 “에볼루션 키트만 (TV에) 꽂으면 TV의 뇌가 바뀐다”며 “우리는 TV랑 경쟁하는 게 아니기 때문에 그럴 수 있다”고 말했다. 에볼루션 키트는 일종의 TV CPU를 전혀 새로운 형태로 업그레이드하는 진화 기술 장치다.
 
윤 사장은 또 인수합병(M&A)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이 자리에서 구체적으로 계획을 말할 수는 없다”면서도 “새로운 사업을 하는데 있어 우리 전략에 맞아 떨어지거나 도움이 된다면 언제든지 인수할 수 있는 준비는 하고 있다. 또 사업하면서 당연히 그런 게 뒤따라야 한다”고 가능성을 내비쳤다.
 
그는 한발 더 나아가 간담회가 끝나기 직전 “머릿속에 몇 개 있다. 의료기기도 있고, 서류가 넘어온 곳도 몇 군데 있다”고 말해 상당한 진척이 있음을 시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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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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