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황민규기자] 윤부근 삼성전자 생활가전(CE)사업부 사장이 삼성 가전제품의 3대 혁신 과제로 소프트 역량 강화, 비즈니스모델 다변화, 압도적 초격차 지속 확대를 꼽았다.
윤 사장이 발표한 3대 과제는 IT 업계 환경이 격변하고, 스마트 가전제품의 진화가 가속화하는 상황에서
삼성전자(005930) 생활가전사업의 현 주소와 고민, 그리고 미래의 생존전략을 있는 그대로 드러냈다는 평가다.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고 있는 세계 최대의 가전전시회 CES 2013에 참가 중인 윤부근 사장은 9일(현지시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2013년 이후 전자산업 변화의 핵심 테마는 리밸런싱(Rebalancing, 새판짜기)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실제로 현재 세계 전자제품 시장에서는 주요 업체들이 새로운 성장을 위한 패러다임을 활발하게 모색하고 있다. 일부 기업들은 필요와 상황에 따라 사업구조 및 영역을 개편하거나 이합집산하는 등의 '합종연횡'을 통해 변화를 추구하고 있다.
이 가운데 삼성은 전통적으로 약세를 보여 왔던 소프트웨어 분야를 강화해 소비자에게 새로운 경험을 선사해야 한다는 과제를 떠안고 있다. 동시에 현재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하드웨어, 영업·마케팅 분야에서 경쟁사와의 격차를 더 벌려야 한다는 숙제도 있다.
◇윤부근 삼성전자 소비자가전(CE) 부문 사장이 7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 만달라베이 호텔에서 국내외 취재진을 대상으로 프레스 컨퍼런스를 갖고 삼성전자의 철학과 전략 방향에 대해 설명했다. 삼성전자는 세계 최대 가전박람회인 CES 2013에 전 세계 48개국에 몰려든 3100여개 IT 기업 가운데 가장 큰 규모의 초대형 전시관을 마련하고 북미시장 장악에 나섰다.
특히 윤 사장이 강조한 첫 번째 과제 '소프트웨어'의 경우, 애플과 구글 등을 중심으로 재편된 IT 업계에서 삼성의 생존 가능성을 점치는 중요한 변수다. 삼성전자는 하드웨어 부문에서 강점을 나타내고 있지만 스마트 기기의 '영혼'이나 다름없는 운영체제(OS) 등 플랫폼 분야에서는 아직 걸음마 단계를 나타내고 있기 때문이다.
'비즈니스모델 다변화'는 TV, 냉장고 등의 품목 이외에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제품군이 부족한 삼성의 고민을 나타내는 대목이다. 지난달 삼성전자 조직 개편에서 생활가전사업부로 편입된 프린팅 사업을 세계 수준으로 육성시키기 위해서는 기업간 전자상거래(B2B) 시장에서의 새로운 도약이 필요한 상황이다.
마지막으로 윤 사장이 언급한 '초격차전략'은 이미 세계 시장에서 선두권을 유지하고 있는 TV, 냉장고 등의 부문에서 경쟁자들과의 시장점유율 차이를 계속 유지하기 위한 포석이다.
윤 사장이 생활가전사업부를 맡은 이후 지난해 삼성전자는 냉장고 세계 1위라는 목표를 달성하는 등 선전하고 있지만, 여전히 경쟁업체들의 도전이 거센 상황이다. 또 TV부문에서는 라이벌 LG전자와의 힘겨운 경쟁이 이어지고 있고, 과거의 명가(名家) 소니, 파나소닉 등이 호시탐탐 재기를 노리고 있다.
윤 사장은 "세계에서 가장 치열한 시장인 이 곳 미국에서는 삼성TV가 1위에 오르기까지 35년이 걸렸지만 지난해 삼성스마트 TV가 월 기준으로 40% 이상의 점유율을 네 번이나 돌파하면서 새 역사를 수립했다" 면서 "2015년에는 글로벌 시장 10년 연속 1위라는 금자탑을 쌓아 세계에서 가장 사랑받는 TV 메이커로 자리매김 할 것" 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그는 또 "변하지 않으면 영원한 2류에 머물 것이라는 절박함 속에 삼성전자는 지난 20년간 변화와 혁신을 지속해 왔고 이를 통해 글로벌 전자업계 선두자리를 확고히 했다"며 "지금의 급변하는 환경은 또 다른 변화와 혁신을 테스트 하는 시험대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즉 변화에 적응하지 못하는 기업은 도태가 될 것이지만 효율과 창조성을 갖춘 기업에게는 도약의 기회가 될 것이란 의미로 설명이다.
아울러 윤 사장은 "지금의 위치에 만족하지 않고 끊임없는 변화와 혁신으로 차별화된 경쟁력을 키워 초일류 100년 기업으로 성장해 가겠다" 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