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 인수위, 정말 슬림한가..예산은 오히려 더든다

입력 : 2013-01-14 오후 6:12:12
[뉴스토마토 이상원, 임애신기자] 박근혜 대통령 당선자의 제18대 대통령직 인수위원회가 지나치게 비밀과 보안을 강조하면서 '불통(不通)'이미지와 함께 국민이 이해하기 어려운 의문점도 쌓아가고 있다.
 
작고 효율적인 조직을 강조하며 인수위 구성인원을 지난 정부 인수위보다 크게 줄였지만, 시간이 갈수록 활동인원이 공식, 비공식적으로 확대되고 있다.
 
또 '낮은 자세'로 업무보고를 받겠다면서도 업무보고 내용을 언론에 구체적으로 공개하지 않고 있으며, 부처보고가 당선자의 입맛에 맞지 않을 경우 불쾌감을 드러내는 등 고압적인 분위기도 전해지고 있다.
 
◇점점 불어나는 인수위..도대체 몇명 일하나
 
 
18대 대통령직 인수위가 밝힌 스스로의 특징 중 하나는 조직의 경량화였다. 이명박 대통령의 17대 인수위가 558명에 달하는 자문위원을 뒀지만, 자문위원제도 자체를 폐지하고, 위원장을 포함한 인수위원과, 부처에서 파견된 전문위원 및 실무위원, 당에서 파견된 실무요원으로만 인수위를 운영하기로 했다.
 
윤창중 인수위 대변인은 인수위가 출범한 지난 6일 브리핑에서 "인수위의 자문위원제를 설치하지 않기로 했다"며 "인수위 직원은 전문위원과 실무위원을 두는 것으로 국한해 인수위 규모를 최대한 슬림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인수위는 당초 위원장과 부위원장, 그리고 9개 분과위원회 간사 등 26명의 인수위원과 부처에서 파견된 전문위원(28명) 및 실무위원(25명) 53명, 당에서 파견된 19명의 명단만 최종 확정 공개했다.
 
자문위원 폐지와 함께 부처파견 인력도 이명박 인수위(78명)보다 25명이나 줄이면서 총 100명이 채 되지 않은 인원만이 인수위 공식 명단에 이름을 올린 것이다.
 
그런데 시간이 흐를 수록 박근혜 인수위의 몸집은 불어가고 있다.
 
인수위는 지난 11일 부처파견 전문위원외에 전문가집단에서 차출한 전문위원 35명을 추가로 인선했다. 추가적인 인수위원 인선이 없을 것이라던 말을 일주일도 안 돼 뒤집은 것이다.
 
결과적으로 기존 부처파견 전문위원을 포함해 전문위원과 실무위원은 88명으로 불어나 이명박 인수위의 78명보다 오히려 늘어나게 됐다. 추가 인선된 전문위원들은 대부분 박근혜 당선자의 대선 운동 당시 선거대책위원회 출신이거나 싱크탱크인 국가미래연구원 출신으로 채워졌다.
 
14일에는 또 다른 인력운영 방안이 발표됐다. 인수위가 부처별로 업무보고를 받고 나면, 전문가들을 초청해 정책간담회를 개최하겠다는 내용이다.
 
윤창중 인수위 대변인은 "분과위별로 소관업무 영역에서 각계를 대표할 수 있는 전문가들을 초청해서 구체적인 정책조언을 들을 계획"이라고 밝혔다.
 
전문가들과의 간담회는 1~2회 열기로 했지만, 분과위별로 필요하면 더 열수도 있다는 방침이어서 17대 인수위에서 정책조언을 위해 비상주로 운영됐던 자문위원이 부활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될 수 있는 부분이다.
 
특히 의도치 않게 간담회 참석 전문가들에게 힘이 실릴 경우 보안과 권력유용 방지를 위해 자문위원제도를 폐지한 의도가 무색해질수도 있다.
 
◇슬림한 조직이라면서 예산은 왜 더 들까
 
18대 인수위는 애초에 비대해질 것을 감안해서 출발했을 가능성도 높다. 출범 당시 17대 인수위보다 조직을 줄인 만큼, 인건비가 대부분인 운영경비도 줄여야 했지만, 경비에는 큰 변화가 없었기 때문이다.
 
기획재정부와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18대 인수위의 총 예산은 지난 8일 국무회의에서 통과된 예비비 43억2200만원과 지난해말 제출된 1억4900만원을 포함한 44억7200만원이다. 17대 인수위 총예산 38억6500만원보다 오히려 6억원 이상 많다.
 
구체적인 항목별로 보면 당선자에 대한 예우금은 5억1300만원으로 17대 예산과 동일하지만, 인수위와 당선자 사무실에 투입된 시설설치비가 16억6500만원으로 17대의 11억5500만원보다 5억1000만원 불었다.
 
인수위 사무실은 서울 삼청동 금융연수원으로 동일하지만 당선자 사무실은 박근혜 당선자의 경우 서울 통의동 금융감독원 연수원에 별도로 마련됐다. 사무실을 추가로 임대해 사용하고 있기 때문에 추가비용이 발생하는 것이다.
 
조직이 줄었음에도 운영비가 동일하게 지출되고 있는 것은 이유가 불명확하다.
 
인수위 관계자는 "5년간 물가상승률을 감안하면 운영경비는 오히려 감액된 것"이라고 밝혔지만 자문위원 제도를 운영하지 않으면서 자문위원들의 거마비용도 줄일 수 있고, 조직이 슬림해지면서 인건비도 더 줄었어야 한다.
 
인수위원들은 공무원 신분이 아닌 '명예직'이기 때문에 월급은 받지 않지만, 원활한 인수위 활동을 위한 활동비를 지급받는다. 각 분과위별로 자료조사와 식사, 교통비 등의 명목으로 지급되는 금액이다.
 
17대의 경우 이경숙 인수위원장(전 숙명여대 총장)이 월 580만원의 활동비를 받았고, 분과위 간사는 300만원, 위원은 250만원의 활동비를 받았다.
 
또 부처에서 파견된 전문위원에는 60만원, 실무위원에는 40만원, 사무직원에는 10만원이 활동비로 지급됐다. 인수위원 규모와 예산으로 볼 때 18대 김용준 위원장에게는 약 670만원, 분과간사와 위원에는 310만원~360만원선의 활동비가 지급될 것으로 추산된다.
 
통의동에 마련된 당선자 비서실 운영경비가 별도로 책정돼 있지 않은 점은 변수다. 유일호 당선자 비서실장 등 비서실 근무자들은 인수위원 공식명단에 포함돼 있지 않다.
 
정부 관계자는 "인수위법에 당선자에 대한 교통, 통신 및 사무실 제공 지원 조항이 있다"면서 "당선자에 대한 예우조항으로 비서실을 지원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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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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