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윤석진기자] 오바마 대통령의 2기 임기시작이 일주일도 채 남지 않은 가운데 재정문제를 둘러싼 불확실성이 증폭되고 있다.
국가 채무한도 증액을 둘러싸고 예산삭감이 동반되지 않으면 협상도 불가하다는 공화당 지도부와 예산절감을 꺼리는 오바마 대통령간의 입장이 날카롭게 맞서며 대립은 격화되는 분위기다.
15일(현지시간) 주요 외신들은 채무 상한선이 올라가지 않으면 미국 경제가 경기침체(디폴트)에 빠지고 세계경제는 위협당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채무한도 증액' 둘러싼 줄다리기 지속
◇출처 : 팩트체크
지난달 말 미국은 이미 채무 한도인 16조4000달러를 넘겨 특별조치를 통해 2000억달러를 증액했지만 이 한도에도 다음달 중순 쯤이면 도달할 예정이라 양당의 합의가 필요한 시점이다.
하지만 공화당은 절대로 물러설 수 없다는 입장이어서 채무한도를 높이기 위한 양측의 줄다리기는 계속되고 있다.
전날 오바마 대통령은 기자회견에서 "몇 주안에 채무 한도를 증액하지 않으면 미국경제뿐 아니라 세계경제에 재앙을 가져올 것"이라며 "채무 한도를 상향하는데 타협은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존 베이너 하원의장은 오바마 대통령 기자회견 직후 "미국인들은 예산 삭감없이 부채한도를 올리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며 "부채한도증액 실패가 참담한 결과를 초래하듯 연방 예산 삭감에 실패하는 것도 마찬가지"라고 응수했다.
가이트너 재무장관과 벤 버냉키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장도 협상에 진전이 없자 양당이 채무 상한을 조속히 올려야 한다며 한 목소리를 냈다.
채무 한도 협상이 차일피일 미뤄지는 가운데 국제신용평가사 피치는 미국의 국가신용등급을 강등하겠다며 정치권의 논란에 가세했다.
피치 관계자는 "전례없이 엄청나게 쌓인 부채가 문제"라며 "채무 상한선이 조속히 올라가지 않으면 연방정부는 제 기능을 다하지 못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채무한도 증액 지연시, 세계경제 성장 속도 둔화
미국이 채무 한도 문제로 어려움을 겪은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 2011년 8월에도 양당이 채무 한도 증액 협상에 진전이 없자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미국의 신용등급을 사상 처음으로 한 단계 강등한 바 있다.
이때 중국을 비롯한 대만, 홍콩, 일본 등 아시아 주요국 증시가 일제히 떨어지는 일이 발생했다.
이날 세계은행(WB)은 "미국이 예정대로 오는 3월1일부터 재정지출을 감축하기 시작하고 의회가 채무한도를 단기적으로 올리는데 그치면 경기 침체에 빠질 것"이라며 "이 경우 미국 경제는 -0.4% 역성장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번에도 미국의 채무 한도 협상이 지연되거나 결렬되면 세계 경제 성장 속도는 둔화될 것이고, 심하면 경기침체로 접어들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WB는 "미국 정치권의 채무한도 조정 협상이 너무 오래 시간을 끈다면 개발도상국들에게 타격을 입힐 수 있다"고 우려했다.
레이크필드 파트너스 브루노 벌스트래츠 전문가는 "투자자들은 미국정부가가 당면한 부채위기를 점점더 실감하고 있다"며 "(채무 한도 증액)협상에 실패하면 국가 신용등급은 하락하고 기업의수익 타격을 입는 등 문제가 발생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