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시업계 "정부가 거부권 행사하면 총파업"

정부는 택시법 거부권 검토 착수

입력 : 2013-01-17 오후 4:24:02
[뉴스토마토 신익환기자] 정부가 택시를 대중교통 수단으로 인정하는 '대중교통 육성 및 이용촉진법 개정안(택시법)'에 대한 거부권 행사 움직임을 보이자, 택시업계가 총파업이라는 초강수 카드를 꺼내들었아.
 
17일 오전 택시관련 4개단체는 역삼동 개인택시공제조합에서 긴급비상대책회의를 열고, 택시법의 즉각적인 공포와 대국민 5대 약속 등의 내용을 담은 성명서를 발표했다.
  
유병우 전국개인택시운송연합회 회장은 "만약 정부가 거부권을 행사하면 부득이하게 비상총회를 개최할 수 밖에 없다"며 "이렇게 된다면 전국 30만 택시 종사자들의 집단 반발은 당연한 수순"이라고 강조했다.
 
유 회장은 또 "25년전 개인택시사업자라면 시집가는 딸 상견례 자리에서도 어느 정도 대우 받는 직업이었다"며 " 그 당시 하루에 5만~6만원을 벌었는데 지금도 하루에 5만~6만원 벌고 있어 경제적으로 전혀 나아지지 않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특히 "택시 종사자들의 복지가 최소한으로 유지가 돼야 승객에 대한 서비스 질도 향상될 수 있는 것 아니냐"고 반문하기도 했다.
 
이날 택시연합회는 ▲택시 감차 구조조정 동참 ▲택시 근로자 처우 개선 및 복지 향상 집중 ▲승차거부·부당요금·택시범죄 등 불안요소 근절 ▲택시업계 자구노력 실행 ▲택시 서비스 질 향상 등 대국민 5대 약속을 발표했다.
 
◇정부의 택시법 거부권 행사 검토와 관련한 택시업계의 대응방안에 대해 유병우 전국개인택시운송연합회 회장(왼쪽에서 세번째)이 발언을 하고 있다. 
  
택시 업계는 그동안 정부가 여론 호도 등을 통해 부정적인 여론을 조성하고 있다고 주장해 왔다.
 
특히 정부가 명분으로 내세우고 있는 '택시 수송분담율 9%'와 '1조9000억원 규모 재정지원' 등은 진실을 왜곡하는 행위라고 반박하고 있다.
 
박복규 전국택시운송사업조합연합회 회장은 "정부가 거부권 행사의 명분으로 내세우고 있는 택시 수송분담율 9%와 1조9000억원의 재정지원은 정말 터무니없는 소리"라며 "특히 수송분담율의 경우 정부가 택시의 수송분담율을 의도적으로 왜곡하기 위해 자가용을 포함해 발표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정부의 반대 입장도 확고한 상황이다. 
 
국토해양부 등에 따르면 정부는 이명박 대통령의 택시법 거부권 행사 방안을 놓고 면밀히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국회에서 의결한 법률안을 거부하려면 정부로 법률안이 넘어온 지 15일 이내에 재의를 요구해야 하는 만큼 속도를 내고 있는 것이다.
 
일단 정부는 택시법 거부권 행사에 대한 명분은 충분하다는 판단이다.
 
택시가 버스와는 다르게 일정한 노선과 운행시간표를 갖추지 않은데다 수송분담률은 9%에 불과하다는 점에서 부정적인 여론이 우세하다고 보는 것이다.
 
특히 택시를 대중교통으로 인정할 경우 연간 최대 1조9000억원의 예산이 들어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자, 지자체 재정악화 등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적지 않다.
 
게다가 택시를 대중교통으로 인정하면 여객선과 전세버스 등과의 형평성에도 문제가 불거질 우려가 많아 문제가 많다는 판단이다.
 
이에 따라 국토부는 정부의 택시법 거부권과 국회 재의 등 요구와는 별도로 '택시산업 발전 종합대책'을 다음달까지 수립해 택시 관련 지원책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현재 택시법과 관련한 재의 검토를 하고 있는 게 사실"이라며 "거부권과 재의 등과 관계없이 국토부로써는 택시 관련 지원책 마련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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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익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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