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설픈 조직개편 발표로 로비만 난무

입력 : 2013-01-21 오후 3:34:13
[뉴스토마토 이상원기자] 박근혜 대통령 당선자의 대통령직 인수위원회가 정부 조직개편안 후속 발표에 애를 먹고 있다.
 
애초에 조직개편안을 완성된 상태에서 발표하지 않고, 여론에 떠밀려 부분적으로 큰 틀만 우선 발표해 놓다보니 상세안을 내 놓기도 전에 수정요구가 쏟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굵직한 업무를 뺏기지 않으려는 부처별 밥그릇 챙기기와 이익단체간 의견다툼에 따른 입법로비가 도를 넘는 수준이다.
 
21일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인수위 정부 조직개편안은 1월15일 전후에 확정·발표되고, 1월 20일까지 새 정부 총리후보자를 인선, 2월초에 총리 인사청문 정차를 마무리 하는 순서로 진행될 예정이었다.
 
그러나 현재 인수위는 지난 15일 신설될 부처 명칭과 간략한 업무분장 등 조직개편의 큰 틀만 발표한 채 구체적으로 어떤 부처의 어떤 업무를 어떻게 변화시킬지, 공무원 조직은 어떻게 변화하는지 등에 대한 조직개편 확정안을 내 놓지 못하고 있다.
 
우선 공직사회의 동요가 국회에 대한 로비전으로 확대되고 있는 것은 조직개편안 지연처리의 가장 큰 원인이다.
 
'통상'업무를 지식경제부의 개편후 조직인 산업통상자원부에 떼어주게 된 외교통상부는 통상부분을 지키기 위해 국회를 최대한 활용하고 있다. 정부조직법이 마련되더라도 국회 각 상임위원회의 심의절차를 거쳐야만 하기 때문이다.
 
외교통상부는 실물경제 관련 통상정책은 이관하더라도 통상교섭 부분은 현재처럼 외교통상부에 둬야 한다는 입장을 인수위와 국회에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성환 외교부 장관은 해외 출장일정도 단축하고 지난주말 귀국했다.
 
야당인 민주당이 "수출대기업 위주의 통상정책이 나올 수 있다"며 반발하고 있고, 새누리당 소속인 안홍준 국회 외교통상통일위원장도 외교와 통상의 분리에 반대하고 있어 외교통상부의 논리에 심을 실어주고 있다.
 
해양수산부의 부활로 수산부분 업무를 떼어주고, 식품의약품안정청의 '처' 승격으로 식품분야 까지 떼어줘야 하는 상황에 처한 농림수산식품부는 농업인들과 식품산업 단체들을 등에 업고 반대의 목소리를 키워가고 있다.
 
농민단체의 반발은 정치권을 자연스럽게 자극하고 있다. 새누리당 내에서 식품 명칭을 농림수산식품부에 남겨둬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5년 전 인수위에서도 조직개편에 대한 반발은 거샜지만, 모두 구체안이 발표된 이후에 제기된 의견이었다. 박 당선자 인수위처럼 발표조차 제대로 못한 상황과는 분명히 다르다.
 
조직개편 최종안의 발표가 늦어지면서 당정협의와 국회 입법절차도 지연되고 있다.
 
이명박 당선자의 인수위는 1월 16일에 13부2처17청5위원회를 내용으로 하는 조직개편안을 확정해 발표했다.
 
당시에도 정부조직개편안 공포가 정부출범보다 4일 늦어져 노무현 정부의 장관들이 이명박 정부의 첫 국무회의에 참석하는 일도 벌어졌다. 일정상 이번 인수위는 더욱 심각한 상황까지 갈 수 있는 것이다.
 
윤창중 인수위 대변인은 청와대 개편방안과 정부 조직개편 최종안에 대해 "현재로서는 움직임이 없다. 확정되는대로 언론에 공개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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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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