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차현정기자] 2013년 새해 들어 주식시장은 일본 아베 정부의 엔저 정책과 미국의 재정절벽 등 대외변수에 의해 지지부진한 출발을 보이고 있다. 수출중심국가인 우리나라로서는 대외변수의 불확실성에 의해 지대한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고, 이는 주가지수에 고스란히 반영되고 있는 모습이다. 이런 상황에서 올해 주식시장의 큰 흐름을 가늠해보려면 대형주들을 먼저 살펴보지 않을 수 없다. 한국 증시에서 큰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는 삼성그룹, 현대차그룹, LG그룹, SK그룹, CJ그룹 등 5대 그룹사 주요 기업들의 올 한 해 실적과 주가를 다섯차례로 나눠 자세히 살펴본다. [편집자]
“시장선도만이 살길.”
지난해에 이어 올해 역시 LG그룹의 최대 화두다. 이를 위해 LG그룹은 올해 창사 이래 사상 최대 규모인 20조원을 투자한다. 이는 작년 투자 대비 3조3000억원 많은 규모로 투자의 상당액을 시장을 선도할 수 있는 사업에 집중적으로 투입하겠다는 계획이다.
다만 최근 대규모 적자 탈출에 성공한 LG디스플레이는 악재가 될 만한 변수들이 적지 않은 만큼 추가 조정 위험이 높아 보인다. 계열사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LG유플러스(032640)의 수익구조 다각화 또한 풀어야 할 숙제다.
◇전자와 화학, 2013 성장 이끌 '쌍두마차'
LG전자는 여전히 섹터 내 선호도 1위를 점하고 있다. LG전자의 지난해 4분기 매출액은 3분기 대비 12.1% 증가한 14조148억원으로 예상된다. 매출액 증가는 홈엔터테인먼트(HE)사업부와 모바일 커뮤니케이션(MC) 사업부가 주도할 것이란 분석이다.
김운호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LCD TV 물량이 3분기 대비 30% 증가하고, 스마트폰 물량이 20% 이상 증가할 것이라는 전망에 따른 것”이라며 “제품믹스 개선으로 평균판매단가(ASP)도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LG전자는 최근 주가 상승으로 주가순자산비율(PBR)이 1배에 근접했으나 2011년을 저점으로 자기자본이익률(ROE)이 꾸준히 상승하고 있다. 또 올해 ROE는 11.4%로 예상되고 있어서 현 주가는 저평가돼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LG화학의 경우 올해 영업이익 개선에 대한 기대감이 높게 점쳐진다.
오승규 아이엠투자증권 연구원은 “원가부담과 일회성 비용이 사라지면서 올해 분기별 영업이익은 큰 폭으로 개선될 것”이라며 “지난 4분기 영업실적 하락에 대한 부분은 주가에 충분히 선반영됐다”고 말했다. 점차 축소될 것으로 예상되는 원가 부담 및 일회성 비용 제거 등의 영향이 올해 분기별 영업이익을 큰 폭으로 개선시킬 것이라는 게 오 연구원의 평가다.
이에 따라 LG화학의 올해 1분기 수익은 5112억원, 2분기 5686억원, 3분기 6364억원의 개선이 일어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LG유플러스 "최악 지났다"
최근 불거진 애플의 수주 급감 우려는 LG디스플레이 주가에 악영향을 미쳤다. 애플의 아이폰5 부품 수주 급감 우려가 LG디스플레이의 생산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에 주가는 장중 하락세를 보였고, 미국 증권시장에 상장된 LG디스플레이 주식예탁증서(ADR) 가격이 큰 폭으로 하락했다.
특히 LG디스플레이의 애플 의존도가 높다는 점도 투자자들의 우려를 키웠다. LG디스플레이의 매출에서 애플이 차지하고 있는 비중은 절반을 넘지 않지만 영업이익의 70~80%가 애플용 제품에서 나오는 것으로 분석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증권업계는 이 같은 상황이 단기적인 악재에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박현 동양증권 연구원은 “LG디스플레이가 역사적 저점 수준까지 하락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지만 추세적인 적자 전환 가능성은 희박하고, 투자심리가 극도로 악화된 현 시점이 비중확대의 적기”라는 의견을 냈다.
박 연구원은 “올해 LG디스플레이의 예상 PBR(주가순자산비율)은 0.8배 수준으로 전망되는데 흑자기조가 유지되는 만큼 역사적 저점인 PBR 0.6배까지 주가가 하락할 가능성은 낮다”고 말했다.
지난해부터 더욱 치열해진 통신사 간 롱텀에볼루션(LTE) 가입자 확보 경쟁은 LG유플러스에 있어 부담이다. 초기 시장인 LTE 선점을 위한 통신사 간 경쟁은 앞으로도 지속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LG유플러스의 경우 번호이동 시장에서는 월 5만명 수준의 가입자를 끌어 모으며 상대적으로 선전하고 있지만 LTE 시장에서는 다소 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는 지적이다.
김효준 이트레이드증권 연구원은 “아이폰5의 파급효과가 예상보다 크지 않고 주요 LTE폰의 후속 단말기 출시가 예상보다 빨라져 LTE 단말기 교체 대기수요가 다시 증가하고 있는 점은 LG유플러스에게 우호적이지만 현재의 LTE 가입자 순증 트렌드를 바꾸기엔 역부족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실적측면에 있어 최악의 국면은 벗어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황성진 HMC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 2~3분기 실적부진이라는 최악의 국면을 벗어나 컨센서스 수준의 실적을 시현한 것으로 추정된다”며 “그동안 LTE 론칭 이후 가입자의 공격적 확보로 수익성이 다소 훼손되면서 지난 3분기 영업적자를 기록했지만 4분기 다소 회복되는 양상을 보일 전망”이라고 말했다.
황 연구원은 “LTE 사업 런칭 이후 가장 빠른 가입자 성장세와 가입자당 평균 매출액(ARPU) 상승세를 시현한 만큼 올해는 이를 수익성으로 연결하는 과정이 필요해 보이는데 실제로 수익성은 개선될 것으로 기대된다”며 “ARPU 상승세 및 유무선 매출의 성장세와 더불어 비용측면의 효율성 역시 강화될 것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LG전자·LG화학 긍정적이라면 LG도 눈여겨 봐야
증권업계는 긍정적인 주가 흐름을 보이고 있는 LG전자와 LG화학 덕분에 지주회사인
LG(003550)에 대해 높은 점수를 주고 있다.
LG는 전형적으로 보유 순자산가치 대비 할인율에 따라 주가가 형성되는 지주회사 종목으로 LG화학(36.2%), LG전자(20.6%),
LG생활건강(051900)(16.2%) 순으로 비중을 차지한다. 특히 LG는 순자산가치(NAV) 대비 할인율 기준으로 가장 디스카운트되고 있는 종목 중 하나라는 점이 매력적이다.
김준섭 이트레이드증권 연구원은 “연초에 대한 기대감, 재정절벽 문제해결 등으로 LG화학과 LG전자 등의 주가흐름이 긍정적”이라며 “자회사 주가 흐름이 지속적으로 우호적이라면 NAV 대비 상승 폭이 큰 속성은 가진 지주회사에 투자함으로써 아웃퍼폼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LG그룹주 실적전망>
(자료: 각 증권사, 에프앤가이드)
올해 LG그룹 계열사의 전반적인 실적 전망도 낙관적이다.
애프앤가이드에 따르면 LG화학의 올해 IFRS연결기준 영업이익 전망치 컨센서스(시장 평균 예상치) 는 2조5140억원으로 전년 대비 23.11% 증가할 전망이다. LG전자의 영업이익은 1조5210억원으로 전년에 비해 29.62%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LG의 영업이익은 1조950억원으로 전년 대비 22.00% 증가할 것으로 전망됐다. LG생활건강과 LG디스플레이의 영업이익은 각각 5620억원, 1조4950억원으로 전년 대비 19.24%, 209.01% 늘 것으로 분석됐다. LG유플러스 영업이익은 5990억원으로 지난해 1180억원 대비 410.34%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 자산운용사 펀드매니저는 “지난해부터 꾸준히 강세를 보이고 있는 LG그룹주가 올해 더욱 탄력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본다”며 “LG가 올해 20조원의 투자 계획을 밝히면서 앞으로 주가 흐름이 주목을 받고 있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LG화학의 경우 화학업황 자체가 글로벌 경기에 민감하다는 점에 대비해 사업 포트폴리오를 IT와 석유화학에 양분, 이익변동성을 줄인 사업구조가 특히 매력적이라며 지난해에 이어 올해 역시 주목할 필요가 있다는 평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