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윤성수기자] 1980년대의 대표적인 노동조합 탄압인 '원풍모방 노동조합 사태' 피해자들에게 항소심서 국가가 11억3500만원을 지급해야 한다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고법 민사합의32부(재판장 김명수)는 22일 전 원풍모방노동조합 지부장이었던 방용석(68)씨 등 40명이 국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방씨 등에게 2000만~3000만원씩 총 11억3500만원을 지급하라"며 원고 일부 승소 판결했다고 밝혔다.
이는 원심 배상액(3억2000만원)보다 4배 가까이 늘어난 액수다.
재판부는 "정부의 노동조합 정화지침에 따라 방씨 등이 원풍에서 해고되고 노동조합 탈퇴·사직 등을 강요당했으며, 블랙리스트 등을 만들어 배포함으로써 재취업을 어렵게 했다"며 "이로 인해 방씨 등이 정신적 고통을 받았음이 명백하므로 그들이 입은 정신적 고통을 금전으로나마 위로할 의무가 있다"고 판시했다.
이어 "이 사건 불법행위는 국민의 기본권을 보호해야 할 의무가 있는 국가가 오히려 공권력을 불법으로 개입시켜 국민인 방씨 등의 근로의 권리나 직업 선택의 자유 등 헌법상의 기본권을 침해한 것이 인정된다"고 덧붙였다.
재판부는 당시 노조 지부장이었던 방씨 등 28명에 대한 위자료는 청구액 3000만원으로 인정했으며, 나머지 직원에 대해서는 각 1000~2500만원을 판결했다.
1980년 8월 당시 최고통치기구였던 국가보위비상대책위원회(국보위)는 '노동계 정화조치'를 발표하고 대표적인 민주노조로 꼽힌 원풍모방, 청계피복, 반도상사 등의 노조 임원들을 해임조치 했다.
해고된 방씨 등은 "신군부가 실시한 '노조 정화조치'에 따라 원풍모방 직원들은 12~24일 동안 불법구금 당했고 노조탈퇴와 사직, 삼청교육대 입소 등을 강요받았다"며 소송을 제기했고 1심에서 원고 일부 승소로 판결했다.
원풍 직원들은 민주화운동 심의위원회와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 위원회에 진실규명을 신청했고, 해당 사실이 인정돼 민주화 운동자 및 국가 피해자로 규명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