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걷겠다 vs. 덜 내겠다"..한국은 `세금전쟁` 중

"절세 관련 문의 급증..1만원이라도 아낀다"

입력 : 2013-01-22 오후 5:25:12
[뉴스토마토 임애신기자] 올 들어 세금을 조금이라도 덜 내기 위한 '전쟁'이 시작됐다. 매달 버는 돈은 비슷한데 내야 하는 세금은 늘었기 때문이다.
 
복지 확대 등 박근혜 대통령 당선자가 제시한 공약을 실현하기 위해 재원 마련이 필수적이다.
 
박 당선자는 직접 증세에는 조심스러운 입장을 보이는 반면 지하경제 양성화를 통한 탈세 방지와 금융·사업소득 과세 강화에는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아울러 비과세와 감면 축소, 담뱃세 및 종교인 과세 등의 가능성까지 대두되면서 세금 '폭탄'이 예고됐다. 특히, 세법 개정으로 인해 올해부터 당장 금융소득종합과세 기준 금액이 4000만원에서 2000만원으로 낮아졌다.
 
금융소득종합과세는 부의 재분배를 촉진하고 조세 형평성을 실현하기 위해 개인별 여간 금융소득이 전금융기관을 통틀어 2000만원을 초과하는 경우 그 초과소득을 다른 종합소득과 합산해 종합소득세율(6~38%)로 누진 과세하는 제도다. 
 
금융소득종합과세 기준이 낮아지면서 과세 대상자가 기존 5만명에서 20만명으로 약 4배 증가할 것으로 관련 업계에서는 전망하고 있다.
 
전라도 순천에 거주하는 박모(58세) 씨는 "중산층을 두텁게 한다더니 오히려 중산층을 죽이려는 것 같다"며 "노후에 접어들자마자 세금을 엄청 내게 생겼다"고 토로했다.
  
상황이 이렇자 증권업계와 은행·세무소 등에는 절세에 대한 문의가 급증하고 있다.
 
세무소 관계자는 "자산가부터 대학생까지 세법 개정 이후 고객들의 문의가 늘었다"면서 "'세태크'가 예전부터 이뤄져왔으나 아직 여기에 익숙하지 않은 국민들이 많아서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는 분들이 많은 것 같다"고 설명했다.
 
실제 세금을 줄이면서 이득을 볼 수 있는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한 자금들이 단기금융상품에 몰리고 있다.
 
22일 기준으로 머니마켓펀드(MMF) 설정액은 77조2864억원으로 지난해 말에 비해 약 22% 증가했다. 종합자산관리계좌(CMA) 잔액도 올해 약 2조원 늘었다.
  
상황이 이렇자 세금을 1만원이라도 덜 내려는 움직임이 커지고 있다.
 
매년 6·12월 두 번에 걸쳐 납부하는 자동차세를 1월에 전액 납부하면 세액을 10% 공제받을 수 있어 이에 동참하는 운전자들이 늘고 있다. 아울러 직장인들은 점심시간을 이용해 연말정산 내역을 꼼꼼히 살피는 등 만전을 기하고 있다.
  
가정주부 조 모(29세) 씨는 "돈을 많이 버는 것도 중요하지만 불필요한 지출을 줄이는 것이 더 현명할 것 같다"면서 "귀찮더라도 관심을 가지고 절세 방법을 공부해야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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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애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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