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단) 환율 1300원대 진입..추가하락 가능할까

외국인 3일간 6577억 주식 순매수..환율 하락 주도
심리적 지지선 1430원 이탈..하락 마인드 강화
환율 1300원 전망..스와프포인트 -13원

입력 : 2008-12-10 오후 8:39:00
[뉴스토마토 강진규기자] 환율이 크게 하락해 약 한달만에 1300원대에 진입했다.
 
10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일보다 무려 53.20원이 폭락한 1393.80원에 거래를 마쳤다.
 
원·달러 환율이 환율 1300원대 진입한 것은 지난 1114 1399.2원 이후로 26일만이다.
 
올해 들어 환율이 급등하고 변동폭이 커졌지만 낙폭이 50원을 넘은 것은 지난 1030(-177)을 포함해 10월에번뿐이었다.
 
이날 외환시장에는 뉴욕증시는 하락했지만 역외NDF시장에서 원·달러환율이 서울의 가격(9일 종가 1447)보다 8원 가량 하락해 마감해 약세가 예상됐고, 미국 자동차업계 '3'에 대한 구제방안 발표가 호재로 작용했다.
 
그동안 지지선으로 작용하던 1420~1430원대가 무너지면서 환율은 가파르게 하락해 1300원대로 내려앉았다.
 
외환전문가들은 당분간 환율 하락세가 유지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 외국인 3일간 6577억 주식 순매수
 
외환 전문가들은 환율 하락의 이유를 주식시장에서 찾고 있다.
 
그동안 약세를 보였던 글로벌 증시가 2주전부터 반등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고 국내증시도 900선에서 반등해 1100포인트를 넘어섰다.
 
이 기간에 증시 상승을 이끌고 있는 주체가 외국인인데 이들은 지난달 26일부터 매수세로 돌아섰다. 지난주에는 1200억 이상 팔기도 했지만 이번주에는 3일동안 6577억원을 순매수했다. 특히 이날은 무려 3393억원을 순매수했다.
 
결국 그동안 환율 상승 요인이었던 외국인 자금 유출이 일단락되면서 외환시장에 수급이 호전돼 환율 하락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 심리적 지지선 1430원 이탈..하락 마인드 강화
 
이날 한중일 3국 중앙은행 총재회의를 정례화 했다는 소식에 따라 한중일 통화스와프에 대한 기대감도 있었지만 외환시장에 직접적인 영향은 그다지 없었다는 것이 외환전문가들의 판단이다.
 
미영 삼성선물 리서치팀장은 주식시장 외에 또 다른 환율하락 요인으로 글로벌 증시가 반등하면서 자산운용사들의 해외주식 순자산가치가 상승하는 것을 꼽았다.
 
자산운용사들은 해외주식을 사면서 일반적으로 환헤지를 하는데 이때 선물환을 매도한다.
 
정 팀장은 자산가격이 올라가면서 추가로 선물환을 매도하게 돼 시장에 달러 공급요인으로 작용한다고 설명했다.
 
외환전문가들은 또 다른 요인을 기술적 분석에서 찾고 있다.
 
조현석 외환은행 대리는 원·달러 환율의 일봉을 보면 1430원 전후에 지지선이 있었는데 지지선이 붕괴되자 매도물량이 쏟아지면서 낙폭이 급격히 확대됐다고 설명했다.
 
이미 1500원선의 저항을 확인하고 환율 추가상승에 대한 기대가 약해진 상황에서 지지선이 무너지자 추가하락 쪽으로 방향을 잡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면서 매도세가 강해졌다는 분석이다.
 
 
환율 1300원 전망..스와프포인트 -13
 
외환전문가들은 앞으로 환율은 1300원 부근까지 추가하락이 가능하다고 보고 있다.
 
증시가 안정세를 보이면서 달러 매수요인이 줄었고, 당분간은 크게 밀릴 것으로 보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이윤재 우리투자증권 과장은 "증시 말고는 이렇다 할 하락요인이 크게 없었는데도 오늘 환율이 대폭 하락한 것은 외환시장 참여자들의 마인드가 변화된 걸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한가지 살펴볼 것이 외환(FX)스와프 시장인데 지난주에 -20.50전까지 하락했던 1개월물 외환 스와프 포인트가 3일째 줄어들어 -13원까지 하락폭을 줄였다.
 
스와프거래는 원화와 달러화를 교환하는 것인데 이때 각 통화에 대한 이자를 서로 교환한다.
 
그런데 스와프 포인트가 마이너스라는 것은 달러에 대한 이자는 지불하면서도 원화에 대한 이자는 받지 못하고 오히려 이자를 얹어주는 셈으로 스와프포인트는 외환시장의 심리를 파악할 수 있는 중요한 지표다.
 
정 팀장은 “아직 스와프 포인트의 마이너스 폭이 크지만 하락폭을 줄이고 있는 것으로 볼 때 외환시장이 안정되면서 환율 하락가능성이 커졌다고 말했다.
 
외환전문가들은 앞으로도 외환시장의 최대 변수는 주식시장이라고 꼽고 있다.
 
최근 외환시장이 주식시장에 크게 연동되고 있고, 환율상승을 이끌었던 주요 요인이 외국인 투자자금의 회수였기 때문에 증시가 크게 하락해 외국인들의 투자자금이 또 다시 빠져나간다면 환율은 또다시 위쪽으로 방향을 잡을 가능성도 크기 때문이다.
 
뉴스토마토 강진규 기자 jin9kang@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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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진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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