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한승수기자] 금융위기 이후 소득과 주택공급의 정체현상이 심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주택이 복지의 중요 수단으로 급부상했다. 이에 따라 매매·분양시장은 외면받는 반면 민간 주택임대시장이 새롭게 조명을 받고 있다.
특히 주택의 자가소유율이 한계점에 다다르고 공공의 임대주택 제공에 한계가 있다는 점이 부각되면서 민간임대주택시장의 지속성장 가능성이 높게 평가되고 있다.
통계청의 2010년 인구주택 총조사에 따르면 자가 거주비율은 54.2%로, 2005년 55.6%보다 감소했다. 1980년 58.6%가 최고점이다. 업계에서는 선진국 평균치가 60% 대임을 감안했을 때 주택 소유율 상승은 한계에 근접한 것으로 보고 있다.
반면 전체 주택에서 임대주택의 비중은 점차 커지고 있다. 특히 1980년 15.5%을 차지했던 월세시장은 2005년 17.2%, 2010년 20.1%까지 상승했다.
이상영 명지대학교 교수는 “대부분 선진국은 자가주택마련이 60~70% 수준에 도달하면 더 이상 주택소유율이 개선되지 못하고 있다”면서 “우리나라는 금융위기와 소득성장세 둔화, 높은 주택가격으로 인해 내집마련 수요자의 증가는 한계점에 왔다”고 분석했다.
더욱이 전체 주택에서 공공이 공급할 수 있는 임대주택 비율이 제한적인 점 때문에 민간임대사업자의 중요도가 앞으로 더 높아질 전망이다.
임대관리업체 우리레오PMC에 따르면 2012년 현재 공공에서 제공하는 임대주택은 전체 주택의 5% 수준이다. 경제개발협력기구(OECD)의 평균 공공임대주택 비중이 11.5%에 불과하다는 점을 감안하면 공공의 확대는 한계가 있을 것이란 분석이다. 또 공공임대비중이 10%에 도달하기 위해서는 매년 10만가구씩 약 10년을 공급해야 한다.
내집마련 소유자의 한계와 제한적인 공공의 역할로 임대주택 공급분을 채울 수 있는 민간임대사업자의 전·월세 시장 지위가 높아질 수 밖에 없는 구조로 변화하고 있다.
한정탁 우리레오PMC 대표는 “일본의 경우 버블 붕괴 이후 주택시장이 침체되고 또 인구와 세대원수가 감소, 노령화가 겹치며 24% 수준이었던 민간임대주택 비중이 27%로 증가했다”며 “유사한 모습을 보이는 우리나라에서도 민간임대사업자가 많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이처럼 민간임대사업자가 대거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면서 정책적 변화가 시급하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임대사업자로 등록된 제도권 중심 정책에서 탈피, 비제도권 사업자를 염두에 둔 제도 정비가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2010년 기준 총 임차주택은 793만여가구로 이중 제도권 임차가구는 139만여가구다. 전체 임차주택 중 17% 수준이다. 나머지 83%는 비제도권 임차가구다. 임대시장 확장에 비제도권 임대사업자가 제도권에 대거 진입할 경우 시장 혼란은 피하기 힘들 것이란 예상이다.
이 교수는 “전세를 일시적으로 레버리지로 활용하는 기존 전세임대와 달리 월세임대는 민간임대주택시장에 큰 변동성을 초래할 수 있다”며 “비제도권 임대사업자들이 주류가 되면 정책적 공백이 발생하게 된다”고 정책 보완을 강조했다.
이미 월세 수익을 얻기 위한 비제도권 임대주택 공급은 급증세를 타고 있다. 2011년 총주택공급량 55만 가구 중 다세대·다가구는 13만 가구에 이른다. 전년대비 119.85%나 급증했다. 대부분 임대수익을 얻기 위한 비제도권 민간임대주택으로 분석된다.
업계에서는 ▲리츠나 기업형 임대관리회사 육성 ▲소득수익 확보위한 위탁관리 혹은 마스터리스방식 전환 ▲기업형 임대업체 재정지원 및 조세감면 ▲임대용 토지·주택 상속세 감면 ▲주택바우처 활성화 ▲개인소유주의 임대주택을 관리할 민간임대주택관리회사 육성 등의 도입이 필요하다고 전망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