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임애신기자] 새 정부의 조직개편안이 발표되자 이제 공무원들의 관심이 근무지와 인력 충원에 쏠리고 있다.
23일 정부 관계자들에 따르면 과학기술과 정보통신기술(ICT)을 전담하는 '공룡 부처' 미래창조과학부의 거취가 초미의 관심사다. 세종청사와 과천청사 등으로 갈 것이라는 추측이 나오고 있다.
그러나 세종청사에 새로운 부처가 들어가고 싶어도 공간이 없는 상황이다. 세종청사가 1실 9부 2처 2청 2위원회 등 16개 기관이 이전하는 것으로 설계돼 있기 때문.
현재로서는 세종청사로 이미 이전했거나 이전하기로 계획한 기획재정부·농림수산식품부·공정거래위원회·국토해양부·지식경제부·문화체육관광부·고용노동부·보건복지부 등이다.
그렇다고 과천청사로 들어가기엔 공간이 부족하다. 새 정부의 조직개편 전 이미 방송통신위원회와 국가과학기술위원회가 과천청사로 이전하기로 결정된 상황.
과거 정보통신부에 근무한 공무원은 "방통위에 방송 규제 업무만 남았기 때문에 예정대로 과천청사로 들어가지 않고 제3의 장소로 이전할 수 있다는 말도 들린다"고 말했다.
따라서 방통위가 빠진 과천청사에 미래창조과학부 일부가 들어가고 나머지는 다른 곳에 자리를 잡을 수도 있다는 추측이 나온다.
반면 외교통상부 직원들은 날벼락을 맞았다. 국토 균형 발전을 위해 세종시로의 부처 이전 계획을 명시한 행정도시건설특별법에 따르면 외교통상부는 세종시 이전 대상이 아니다.
그러나 통상 업무가 산업통상자원부(현 지식경제부)로 이관되면서 외교부 직원들도 새 정부 출범과 함께 세종청사에서 근무하게 됐기 때문이다.
당초 박근혜 대통령 당선자가 부산에 유치하겠다고 공약한 해양수산부의 위치도 관심사다. 부산뿐 아니라 여수·세종시·인천 등이 유치전을 펼치고 있다.
해수부는 국토부의 해양 관련 기능과 농식품부의 어업 수산 관련 기능, 문화체육관광부의 해양레저스포츠 기능을 이관받는다. 이로 인해 이미 세종시에 집을 구해 정착했거나 서울에서 출퇴근을 하고 있는 국토부·농식품부 직원들은 또 다른 지역으로 이전해야 하는 상황에 봉착했다.
과천청사에 있다가 세총청사로 이전한 재정부 직원들은 다시 과천청사로 가야 한다. 재정부 소관 업무인 무역협정국내대책본부(FTA본부)가 새로 만들어지는 산업통상자원부로 이관되기 때문이다.
한편, 경제민주화로 인해 새 정부 들어 힘을 받을 것으로 보이는 공정거래위원회는 인력 확보에 대한 기대를 걸고 있다.
과거엔 공정위 내에 조사만 전담하는 '조사국'이 있었으나 지난 2005년 노무현 정부 당시 폐지됐다. 이로 인해 조사 평균 기간이 길어지고 업무 효율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지속적으로 제기돼 왔다.
아울러 최근 공정위가 서울 반포에 세종청사로 이전하면서 20여명이 육아휴직을 신청했다. 이후 15명의 인력 충원만 이뤄져 인력난에 시달리고 있다.
공정위 한 관계자는 "공정위가 박근혜 대통령 당선자의 제18대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에 업무보고 한대로 일 한다고 해도 고위직 10명은 과로사할 것"이라며 "내부거래를 담당할 수 있는 한 개국 정도 더 있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앞서 김동수 공정위원장도 출입기자단 산행에서 "새 정부에서는 공정위 조직과 인력에 대한 재검토가 필요할 것"이라며 조직 확대 필요성도 언급한 바 있다.
그러나 국세청이 조사인력을 외부에서 충원하지 않고 내부에서 차출해 충원하는 형식으로 운영할 예정이어서 공정위에는 부담으로 작용할 예정이다.
지하경제 양성화를 통해 탈세를 막는 역할을 할 국세청은 오는 2월 본청 인력을 국·실별로 2~3명씩 줄여 지방청·세무서의 일선 조사에 400명, 체납 징수에 100명 배치할 계획이다.
때문에 공정위는 인력 확충에 대한 필요성을 느끼면서도 조심스러운 입장이다.
공정위 다른 관계자는 "공정위 업무가 아무리 과중됐다고 해도 인력이 이쪽에 충원되면 반드시 다른 쪽은 인력이 줄어들 수밖에 없다"며 "때문에 강력히 인력 확보를 요구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라고 토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