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민호기자] 새정부의 가계통신비 인하대책이 급물살을 타고 있고 있지만 이동통신사들의 거센 반발이 예상돼 실현 가능성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가입비 폐지가 시행될 경우 연간 3000억원 이상의 매출이 줄어들 뿐만 아니라 자칫 미래 통신 산업 발전을 위한 투자 위축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이 통신사들의 반대 이유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현재 우리나라 가계 통신비 지출규모는 14만3000원으로 전체 가계 소비지출 중 6%를 차지한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의 평균 가계 통신비 지출 비중(2.7%)에 비해 높은 수준이다.
가계통신비 부담 경감을 위한 방안으로 박근혜 당선자가 내놓은 주요 통신관련 공약은 가입비 폐지다.
박근혜 당선자는 "2011년 가계지출에서 통신비가 차지하는 비율이 5.8%에 달했다"며 "가입비 폐지 등으로 통신비용 부담을 낮추겠다"고 지난 대선때 공약한 바 있다.
방송통신위원회도 가입비를 단계적으로 축소한다는 방안을 인수위 업무보고를 통해 전달했고 업계도 가입비 일부 인하를 기정 사실화하고 있다.
하지만 새 정부의 휴대전화 가입비 폐지, 요금인가 심의과정 공개 등 통신비 부담을 낮추기 위한 공약은 목표치가 제시되지 않은 상태로 구체적인 실현방안은 아직 없는 상태다.
최근 일부 매체를 통해 대통령직 인수위원회가 박근혜 정권 출범 이후 3년 이내에 휴대전화 통신기본요금을 최대 5000원까지 인하하는 안을 적극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지만 통신3사가 강하게 반발할 것으로 보여 실현 여부는 장담하기 어렵다.
정권교체기를 맞아 제4이통 선정도 당분간 쉽지 않을 것으로 보여 가계통신비 인하여부는 불투명해졌다.
주무부처인 방통위가 일부 규제 권한만 남기고 대부분의 기능을 미래창조과학부로 넘기는 바람에 방통위 입장에서도 제4이통 선정에 대한 부담이 많을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알뜰폰 서비스 확대 공약도 실행이 만만치 않다.
기존 통신사의 보조금 경쟁이 알뜰폰 사업자를 위협하고 있기 때문이다.
통신사들의 마케팅 비용은 연간 7조원에 이르며 비싼 통신요금에도 불구하고 최신 스마트폰 등에 막대한 보조금을 주는 기존 통신사로 소비자들이 몰리고 있는 상태에서 알뜰폰 시장이 버텨낼 수 있을지 의문이다.
업계 전문가들은 "가입비, 기본요금 등 휴대전화 요금의 수많은 항목 중 하나만을 없애거나 금액을 낮추는 방식은 아무 의미가 없다"며 "통신비로 인한 가계부담을 근본적으로 없애기 위해서는 통신시장의 독과점을 규제하고 관리·감독해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