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준 후보, 신망 높은 법조인..책임총리엔 '의문'

朴 "국민행복시대 열 적임자"..민주당 "행정능력 미검증"

입력 : 2013-01-24 오후 5:03:36
[뉴스토마토 김현우기자] 새정부의 첫 총리 후보로 지명된 김용준 인수위원장은 법조인으로 신망은 두텁지만 '책임총리'로서 새 정부를 이끌 강력한 리더십과는 맞지 않다는 지적이다. 
 
박근혜 당선자는 24일 서울 삼청동 금융연수원에서 김용준 위원장을 총리후보로 지명한다고 직접 발표했다.
 
박 당선자는 “나라의 법치와 원칙을 바로 세우고, 무너진 사회 안전과 불안에 대한 국민들의 불신을 해소하고 사회 약자가 보호받는 국민행복시대를 열어가는 적임자다. 총리지명자가 항상 국민과 눈높이를 맞추고 국민과 소통하고 국민 삶의 어려움을 해결하는데 온 힘을 다 할거라고 생각한다”고 지명 이유를 설명했다.
 
김 후보는 소아마비로 인한 장애를 극복하고 서울대 법대를 나와 대법관과 헌법재판소장까지 역임한 입지전적 인물이다.
 
특히 1963년 송요찬 전 육군참모총장이 박 당선자의 아버지인 박정희 전 대통령의 출마를 반대하는 글을 쓴 이유로 구속됐을 때, 당시 서울형사지법 판사였던 김 후보는 송 전 총장을 구속적부심에서 석방시킨 일화로 유명하다.
 
박 당선자는 "김 후보는 평생 법관으로 국가의 법과 질서를 바로 세우고 확고한 소신과 원칙에 앞장섰다. 인수위원장을 맡으면서 각 분과별 인수위원들과 크고 작은 문제들에 대해 하나하나 교감하며 인수위원회를 합리적으로 이끌어왔다”고 평가했다.
 
김 후보는 “최선을 다해 헌법에 따라 대통령을 보좌하고 행정에 관해 대통령 명을 받아 행정 각 부를 통괄하는 임무를 성실하게 수행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새누리당은 김 후보가 법치를 세우고 사회적 약자를 보호할 것이라는데 박 당선자와 뜻을 같이했다.
 
또 박 당선자와 함께 일한 경험을 장점으로 꼽았다.
 
이상일 새누리당 대변인은 “김 후보는 대선 기간 새누리당 중앙선거대책위 공동선대위원장, 대선 후에는 인수위원장으로 활동하면서 박 당선인과 신뢰관계를 형성했다. 새 정부가 출범하면 대통령과 호흡을 잘 맞출 것이고, 국민 여론을 대통령에게 잘 전달하는 국무총리가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하지만 김 후보가 박 당선자의 공약과 어울리지 않는 인물이라는 지적도 있다.
 
박 당선자는 ‘제왕적 대통령’의 부작용을 줄이기 위해 대통령의 권한을 줄이고 총리의 권한을 높여주는 책임 총리제를 공약으로 내세웠다.
 
책임총리제는 강한 리더십, 높은 실무능력 등이 필요한데, 김 후보는 이런 부분에서는 약점이 있는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인수위가 조직됐을 때 언론에서는 김 후보가 상징적인 위원장 역할을 하고 실무는 진영 부위원장이 이끌어 나갈 것으로 예상하기도 했다.
 
박용진 민주당 대변인은 “책임총리제도가 제대로 작동하기 위해서는 풍부한 행정경험과 부처 장악능력이 필요한데, 김 후보가 책임총리의 자질과 능력을 갖추고 있는지 검증하겠다”고 밝혔다.
 
총리 후보 발표 후 대화를 나누고 있는 박근혜 당선자(우), 김용준 후보(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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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