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보선기자] 엔화 약세로 국내 대형 자동차주 등 수출주들의 주가가 출렁이고 이는 가운데 증권가는 오는 2월에도 이같은 이같은 추세는 꾸준하게 진행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지난 25일 뉴욕 외환시장에서 엔화는 장중 달러당 91엔대에 거래됐다. 엔화 가치가 달러당 91엔대까지 하락한 것은 2년7개월 만이다.
27일 증권가에 따르면 선진국 중앙은행의 통화정책 기조 변화는 추세적 현상인만큼 향후 글로벌 주요통화의 강도는 '엔, 달러, 유로' 순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지형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과 유럽의 중앙은행은 대대적인 유동성 공급의 종료 시기를 저울질하고 있다"며 "반면, 일본은행은 새 정부의 경기부양 의지를 받아들여 유동성 공급 확대 의지를 분명히 하고 미국, 유로존과 차별화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현재 달러당 90엔 수준의 환율이 추가 절하되려면 몇 가지 모멘텀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우선 미 연준(FRB)과 유럽중앙은행(ECB) 등 선진국 중앙은행이 추가적인 유동성 공급을 자제하는 가운데 일본은행이 추가 양적완화를 지속한다면, 엔화약세에 대한 기대가 커질 수 있다.
엔 캐리 트레이드의 재개 여부도 엔화의 추가 약세를 예상할 수 있는 중요 변수다.
이 연구원은 "글로벌 환율 변동성 확대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어 캐리 트레이드의 확대가 어렵다"며" 캐리 자금 유출로 인한 엔화 약세가 진행되기에는 아직 환경이 무르익지 않았다"고 진단했다.
오는 4월 차기 일본은행 총재 선출과 7월 참의원 선거 등 정치적 이슈도 엔화 약세의 촉매가 될 수 있다.
이 연구원은 "상황을 종합해볼 때 엔·달러 환율은 90엔 중반대까지 연중 완만한 절하 흐름을 지속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처럼 엔화의 점진적 약세가 예상되는 가운데, 미 달러화와 유로화 중에는 유로화의 상대적 강세가 이어질 거란 전망이다.
미 연준이 지난 12월 FOMC 회의에서 기간을 한정하지 않고 매월 450억달러 규모의 자산을 추가 매입키로 한 반면, ECB는 1월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동결하고 인플레이션에 대해서도 긍정적인 입장을 표명했기 때문.
즉, EBC는 전통적으로 미 연준에 비해 물가안정에 집중하는 보수적 통화정책을 유지해왔지만, 양국 중앙은행의 기조에 미묘한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우리투자증권은 이에따라 글로벌 외환시장에서 선진국 통화의 상대적 강도는 종전 '유로, 달러, 엔'의 순에서 '엔, 달러, 유로'로 변경되고 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