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윤성수기자] 기자가 취재 목적으로 집회현장에 있었더라도 집회에 적극 참가해 구호를 제창했고 경찰의 해산명령에도 불응할 경우에는 집시법 위반이라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중앙지법 형사24단독 박성호 판사는 28일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 등으로 기소된 인터넷 언론매체 대표 및 기자인 H씨(50)에 대해 벌금 100만원을 선고했다고 밝혔다.
H씨는 "취재를 하기 위해 집회 및 시위현장에 있었을 뿐, 다른 집회 참가자들과 함께 집회에 참가해 교통을 방해하지 않았고 집회 및 시위에 참가한 것이 아니어서 해산명령의 대상도 아니다"라고 주장했지만, 법원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피고인이 이 사건 각 집회에 참가해 다른 집회참가자들과 함께 차로를 점거한 채 행진하거나 구호를 제창하는 등의 방법으로 교통을 방해했다"면서 "이는 집회의 참가자로서 해산명령의 대상이 됐다"고 판단했다.
이어 "피고인은 디지털카메라 등을 이용해 각 집회 현장의 모습을 동영상·사진 촬영하는 방법으로 취재활동을 했다고 진술했지만, 그 취재의 결과물인 기사 등이 언론매체에 보도됐다는 자료를 제출하지 못하고 있는 점, 기자로서 시위대와 구분돼 집회 현장을 취재하는 통상적인 모습이 관찰되지 않는 점 등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또 "각 집회의 구체적인 진행 경과, 집회참가자들과 시위대의 차로 점거 경위 및 행위, 이로 인해 초래된 집회 현장 차로의 교통방해 정도를 비춰보면 피고인의 행위가 집시법 위반에 해당된다"고 덧붙였다.
H씨는 지난 2011년 6월 한국대학생연합(한대련)이 주최한 '반값등록금 이행 촉구 촛불집회'를 취재하다 경찰의 해산명령에도 계속 집회에 참가한 혐의(집시법위반·일반교통방해)로 체포됐다.
H씨는 또 같은 해 8월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조합원 등과 '한진중공업 정리해고 철회, 비정규직 철폐' 등의 구호를 제창하는 등 '노동자대회'라는 미신고 집회 및 시위에 참가한 혐의로 기소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