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명정선기자] 재정절벽 고비를 넘긴 미국이 연방정부의 지출이 자동삭감되는 이른바 '시퀘스터'라는 위기에 직면했다고 주요 외신이 2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날 주요 외신에 따르면 미국은 지난 1월2일 감세 철회와 세출삭감이 겹치는 '재정절벽 '해결을 위한 법안이 통과됐지만 당시 세출 삭감은 2개월 연기됐다.
미 의회가 내달 말까지 합의에 이르지 못하면 1985년 의회가 제정한 ‘균형 예산 및 긴급 적자 통제법’에 따라 예산을 강제 조정하는 '시퀘스터'가 3월1일부터 적용된다.
시퀘스터가 발동할 경우 올해 1090억 달러를 포함해 2021년까지 국방 예산을 비롯한 지출을 1조2000억 달러 줄여야 한다.
당초 경제전문가들은 최근 연방정부 부채 한도 승인 연장에 합의한 공화당이 백악관에 협조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을 내놨었다.
하지만 미 공화당의 움직임을 볼 때 이는 새로운 전쟁을 위한 준비의 한 단계일 뿐 지출삭감에 대한 강경주장은 더욱 강해질 것이란 의견이 나온다.
크리스 그루거 구겐하임파트너 애널리스트는 "이번 논의는 연방부채 협상의 연장선"이라며 "(공화당 입장에서) 시퀘스터는 미국 시민의 삶을 담보로 하지 않고 직접적으로 정부를 압박할 수 있는 방법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이를 보여주듯 폴 라이언 미 하원 예산위원장은 이날 한 방송에 출연해 "적자를 줄이기 위한 우리의 노력을 민주당은 무조건 반대만 하고 있다"며 "이렇게 되면 시퀘스터는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민주당은 일단 여유로운 분위기다. 메디케어와 사회보장혜택, 고령자 보호 프로그램 등을 지출 삭감 대상에서 제외시켰기 때문이다. 민주당은 1조2000억달러의 지출 삭감은 반드시 부자증세를 포함한다면 협상에 응할 용의가 있다는 입장이다.
반면, 공화당은 정부지출삭감을 통해 해결해야한다며 증세 거부 의사를 분명히 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재정절벽을 넘긴 미국이 정부지출 자동삭감이란 충격에 처할 경우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예상을 뛰어넘을 것으로 보고 있다.
매크로이코노믹 어드바이스는 자동지출에 따른 경제적 충격은 올해 경제성장률을 2.6%에서 1.9%로 0.7%포인트 낮추게 될 것으로 내다봤다.
그레고리 데코 IHS글로벌 인사이트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근로세 감면조치 만료로 시퀘스터에 따른 충격은 매우 커질 것"이라며 "만일 자동지출이 줄어들게 되면 고용과 주택, 경기회복 과정은 지연될 수 밖에 없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