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온 와타나베 부인, 신흥국 통화에 '입질'

입력 : 2013-01-28 오후 4:21:10
[뉴스토마토 명정선기자] 엔화 약세가 지속되면서 엔화 자금으로 해외 고금리 자산에 투자하는 와타나베 부인들이 다시 움직이기 시작했다.
 
27일(현지시간) JP모건에 따르면 신흥시장을 대상으로 한 일본 투자자금은 지난해 9월 이후 40억달러 증가했다.
 
지금까지 엔화 강세로 해외투자에 소극적이었던 일본 개인투자자들이 아베 정권의 강력한 금융완화로 엔화 약세가 가속화되자 다시 위험자산을 쫒기 시작한 것이다. 지난 두 달간 엔화는 달러대비 10% 하락했으며 유로화에 비해 17% 절하됐다.
 
필립 풀 HSBC글로벌 자산운용 매크로 스트래티지스트는 "엔화 약세가 지속될 것이란 전망에 힘이 실리면서 엔 대비 강세가 예상되는 신흥국 통화에 투자하는 움직임이 포착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지난해말 일본에서 출시된 신흥국 펀드의 신규 유입 자금은 23억 달러로 단일 펀드로는 6년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지난해말 터키 리라화로 유입된 일본 자금은 35억 달러에 달했다. 
 
빌 디비니 바클레이즈 은행 통화 스트래티지스트 "신규 펀드는 압도적으로 신흥시장 통화가 많다"며 "특히, 순유입 증가세가 뚜렷해진 터키와 브라질, 멕시코, 러시아에 대한 펀드 투자가 더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상대적으로 높은 금리 수준도 신흥국 투자를 뒷받침 하는 요인으로 꼽힌다. 호주의 기준금리는 2008년 이전에는 8%를 넘었지만 현재는 3%로 낮아졌다. 반면, 신흥국의 평균은 5%였으며 터키와 브라질은 각각 5.5%, 7.25%에 달한다.
 
물론 이 같은 현상이 전체 금융시장의 흐름을 반영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현재 일본의 가계 금융자산(1500조엔) 중 해외자산 비율은 5%에 못 미치며 신흥국 비중은 이 보다 낮은 1000억달러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하지만 1000억달러에 달하는 규모는 글로벌 신흥시장 벤치마크 지수에 연동하는 자금의 5분의 1에 해당하는 위력을 갖는 만큼 동향을 주목할 필요는 있다는 지적이다.
 
풀 HSBC글로벌 자산운용 매크로 스트래티지스트 “가계 금융자산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미미할지 모르나 신흥시장의 흐름을 주도할 수 있을 정도의 위력은 충분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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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정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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