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혜실 기자] 앵커 : 엔달러 환율이 얼마전까지 80엔대에서 움직였습니다. 엔화가치가 떨어지는 엔저 현상이 계속됐었는데요. 지난주에는 일본은행(BOJ)이 시장 예상보다 작은 규모의 부양책을 내놓으면서 잠시 엔화약세가 주춤했었죠. 기조가 돌아섰다고 봐도 될지, 엔화약세 현상에 대해 전반적으로 짚어보겠습니다.
김기자, 우선 최근 엔달러 환율 움직임부터 살펴주시죠.
기자 : 일본은 총선때부터 엔화약세 현상이 가속화됐는데요. 아베 총리가 양적완화 정책을 내세우면섭니다. 아베 총리가 당선 전부터 경기침체를 해소하기 위해 일본은행에 무제한 금융완화를 촉구했었습니다.
지난해 12월 총선 직전거래일인 14일을 기준으로 지난 1월18일까지 엔달러환율은 7.6% 정도 상승했는데요. 같은 기간 중 일본 엔화는 다른 나라 통화에 비해 달러화 대비 평가절하 정도가 상당히 크게 나타나고 있습니다.
앵커 : 하지만 지난주 잠시 약세 현상이 주춤하지 않았습니까.
기자 : 네. 지난주 일본 엔화의 상승세가 90엔선 직전에서 제동이 걸렸었는데요. 일본은행이 더욱 강력한 조치를 내놓지 않았다는 이유로 실망감이 나오면서였습니다.
하지만 지난주 막판에는 다시 엔달러환율이 90엔선으로 올라섰습니다. 2010년 6월 이후 최고치인데요. 엔화는 11주 연속 오르며 1971년 이후 가장 긴 랠리를 펼치고 있습니다.
일본 당국자가 100엔도 문제없다고 발언하면서 엔화 약세를 다시 부추긴 겁니다. 엔달러 환율 최근 흐름에 대한 평가와 향후 밴드전망 먼저 짚어보겠습니다. LIG투자증권 김유겸 연구원입니다.
앵커 : 잠시 조정기간을 거치고 있지만 일본정부의 강력한 엔저 의지로 조정폭은 작을 것으로 보셨구요. 엔달러 환율은 88~92엔 사이에서 움직일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전반적인 환율움직임 살펴봤구요. 영향을 미쳤던 이슈들을 구체적으로 짚어보죠. 우선 지난주 일본은행 발표 내용부터 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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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 일본은행은 무제한 양적완화라는 부양정책 카드를 내놨지만 시행 시기를 내년 1월로 1년이나 미뤄놓아 시장의 기대를 져버렸습니다. 내년 1월부터는 매달 13조엔의 자산매입에 나서겠다고 했지만 올해는 더 이상 부양책을 기대하기 어렵게 됐는데요. 게다가 오는 2015년부터는 양적완화 규모를 늘리지 않을 계획이라 실질적으로는 무제한이 아닌 1년짜리 대책입니다.
시장에서는 올해 말까지의 양적완화 규모를 10조엔 증액해줄 것으로 기대했지만 실제로는 증액을 내년 말까지로 늦춰 놓은 겁니다.
내년부터 사들이기로 한 일본 국채 구성도 장기국채는 매달 2조엔어치만 매입하고 단기국채를 사들이는데 무려 10조엔을 쓰겠다고 해 실망감을 키웠습니다. 이렇게 하면 시장의 듀레이션이 대폭 길어지고 수익률 곡선이 가팔라지는 부작용이 발생하기 때문입니다. 또 일본정부의 재정조달 구조는 물론 일본은행들의 자산구조도 악화될 텐데요.
이에 따라 일본은행 결정 후 엔화 약세가 주춤했던 겁니다. 일본은행의 이번 조치들에 대해 어떻게 평가하십니까. LIG투자증권 김유겸 연구원 의견 들어보시죠
앵커 : 시장에서 기대했던 인플레 목표치 상향, 양적완화 확대, 초과지준금 금리 인하 중 인플레만 충족했다고 평가하셨군요.
실망감이 바로 시장에 반영된 건데요. 하지만 지난주 막판에 다시 엔달러 환율이 상승한 것은 왜죠?
기자 : 일본 고위 공직자들의 잇단 발언 때문인데요. 재무성 차관이 "일본은행의 조치는 디플레 극복을 위한 것"이라며 "환율 추이를 면밀히 살피고 필요할 경우 적절한 대응을 하겠다"고 전했구요. 뒤이어 경제산업성 차관이 "지금의 엔저는 환율 조정과정의 일부로 달러당 100엔까지는 문제가 없다"고 밝히며 엔화 약세에 불을 붙였습니다.
지난 금요일 발표된 지난달의 소비자물가가 두 달 연속 하락한 점도 엔화 약세를 부추겼는데요. 일본은행이 보다 강력한 통화완화책을 사용할 것이란 전망에서였습니다.
많은 전문가들 역시 엔저 기조가 한동안 이어질 것임에 동의하고 있습니다. 현재 시장은 엔화를 매도할 이유를 찾고 있다는 건데요. 올 연말 엔달러 환율은 110엔선까지도 오를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옵니다.
앵커 : 잠시 주춤하기는 했지만 장기적으로 약세기조는 계속될 거라는 거군요. 4월에 일본은행 총재가 바뀌면 약세현상이 가속화 될 것이란 전망도 나오죠.
기자 : 아베 총리가 본격적으로 일본은행에 대한 압력을 가하고 있는데요. 현재 시라카와 마사아키 일본은행 총재가 적극적인 양적완화에 반대하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지만요.
벌써부터 중앙은행 독립성 훼손 논란이 일고 있는데요. 지난 22일 올해 첫 통화정책회의에서 일본 중앙은행은 돈을 풀라는 아베 신조 총리의 요구를 그대로 받아들였습니다. 정책목표를 달성하지 못할 경우 일본은행장을 경질할 수 있도록 일본은행법을 개정하겠다는 아베 총리의 엄포 때문입니다.
하지만 일본은행 총재 임기가 5년인데 4월이면 임기가 끝납니다. 따라서 새 총재로는 적극적인 경기부양책에 호응하는 인물이 선출될 가능성이 높아 독립성 훼손은 더욱 심각해질 전망입니다. 새총재가 임명되면 더 공격적인 완화책이 나올 수 있을까요. 김유겸 연구원 의견 들어보시죠.
앵커 : 일본은행 새 총재는 친정부 성향일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상황에 따라 연내 양적완화 확대 또는 초과지준금 금리 인하도 가능하다고 보셨습니다.
원화가 강세를 보이는 반면 일본 엔화가 계속해서 약세를 보이면 수출 경쟁국인 우리나라로서는 피해가 클 텐데요. 우리 정부는 이대로 손을 놓고 있는 겁니까.
기자 : 김중수 한국은행 총재는 엔화가치 하락 등 환율 변동성이 확대될 경우 변동성 축소를 위한 적극적인 스무딩오퍼레이션과 외환건전성 조치 등을 취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큰 폭의 엔화가치 하락 등 환율 변동성 확대는 수출과 투자심리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이를 방지하는 차원에서라는 건데요. 좀 더 적극적인 정부의 대응책을 기대해 볼 수 있을까요. 만약 정부가 나선다면 엔화약세 막을 수 있을지, 그 효과까지 김유겸 연구원께서 정리해주셨습니다. 들어보시죠.
앵커 : 사실 우리가 가장 크게 걱정하는 부분은 수출경쟁력이겠죠. 어떤 상황인지 살펴볼까요.
기자 : 결국 채산성 문제인데요. 우리나라 수출상품의 달러화 표시 가격이 더 비싸지는 겁니다. 예전과 같은 가격으로 표시를 하면 수익성이 줄어들고 수익성을 유지하려면 가격을 낮춰야 하는 상황입니다.
이에 대해 대기업들은 환율하락이 크게 문제되지 않는다는 얘기도 하는데요. 스마트폰과 자동차 등 주력수출상품들의 해외생산비중이 크게 높아지면섭니다. 또 원료 등을 많이 수입하는 업종들의 경우 환율 하락부문을 보완해주고 있는 부분도 무시할 수 없습니다. 환율이 떨어지면 수출가격은 높아지지만 대신 수입가격은 낮아지기 때문에 수출에서 줄어든 수익성을 수입에서 메워준다는 건데요.
다만 경쟁력이 상대적으로 약하고 국내 생산비율이 높은 중소기업의 경우에는 환율 하락 영향이 상대적으로 큽니다. 무역보험공사가 지난해 12월 수출기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손익분기점 환율이 원엔환율은 100엔당 대기업 1290원, 중소기업 1343원이었습니다.
앵커 : 환율피해가 시장이 우려할 만큼 심각한 수준은 아니지만, 일부 중소기업들은 어려울 수도 있겠군요. 그렇다면 원엔환율 하락에 따른 업종별 피해상황은 어떻습니까.
기자 : 원엔환율 하락은 일본과 경합도가 높은 자동차, 자동차부품, 기계, 철강, 가전, 섬유 등의 수출이 둔화되거나 감소될 우려가 있습니다. 다만 대일 의존도가 높은 부품소재 등의 수입단가 하락으로 일부에서는 수출감소 효과가 상쇄될 수 있을 겁니다.
엔화 약세 현상 지속되면 우리 시장에서 수혜업종과 피해업종 어떤 것들 꼽을 수 있을까요. 김유겸 연구원 의견 들어보겠습니다.
기자 : 엔화 약세 지속되면 은행 관련주 수혜 가능할 것으로 보셨구요. 피해주로는 자동차, 자동차 부품, 건설, 엔터테인멘트주들 꼽아주셨습니다.
엔화약세가 잠시 주춤했지만 다시 불이 붙었죠. 방향성이 다소 헷갈릴 수 있는 시점인데요. 향후 엔환율 방향에 따른 투자전략 어떻게 잡아야 할까요. 김유겸 연구원이 정리해주셨습니다.
기자 : 엔화 약세 단기적으로 주춤하겠지만 장기적으로는 미국 금리 상승과 함께 추가 상승할 것으로 보셨습니다. 따라서 우리 주식시장에서 투자전략은 일본과 경합관계가 높은 업종들 유의해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 일본은행의 양적완화 정책부터 엔화약세 흐름, 향후 전망과 우리 경제에 미치는 영향까지 김혜실 기자와 살펴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