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황민규기자] 올해 스마트폰 업계의 최대 격전지로 부상한 '패블릿'(전화+태블릿PC) 시장에서 팬택과 LG전자의 치열한 '생존 경쟁'이 시작됐다.
가장 먼저 출사표를 던진 건 토종 기업 팬택. 28일 팬택이 선보인 5.9인치 풀 HD 스마트폰 '베가 넘버6'는 LG전자가 1분기내로 출시할 예정인 '옵티머스G 프로'와 정면으로 격돌할 예정이다.
이날 팬택의 한 고위 관계자는 이번에 출시한 신제품 베가 넘버6 풀 HD의 가장 큰 경쟁자로 LG전자의 '옵티머스G 프로'를 지목했다. 삼성전자가 갤럭시노트, 갤럭시노트2로 대화면 스마트폰 시장에서 70%가 넘는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는 상황에서 남은 ‘파이’를 차지하기 위해 LG전자와 치열한 경쟁에 돌입할 것이라는 설명이다.
실제로 팬택과 LG전자에게 올해 첫 신제품인 베가 넘버6와 옵티머스G 프로는 한 해의 '명운'을 짊어질 승부수다. 두 회사는 모두 지난 해 스마트폰 시장에서 삼성전자와 애플의 양강 구도에 막혀 이렇다 할 실적을 기록하지 못하면서 적자에 대한 우려감이 커지기도 했다.
특히 팬택의 경우 최대 수출국인 미국으로의 수출량이 대폭 위축된 상황에서 국내 스마트폰 시장마저도 방송통신위원회의 통신사 제재, 삼성전자의 시장 독식 등으로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날 이준우 팬택 사업총괄 부사장도 "3분기에 이어 오는 4분기에도 적자를 기록했다"고 털어놨다. 지난해 야심차게 내놓은 베가R3의 판매량도 80만~90만대 수준에 그친 것으로 확인됐다.
이동통신사의 영업정지 조치에 대한 직·간접적 타격도 여전히 고민거리다. 팬택의 한 고위관계자는 "내부적으로는 영업정지를 감안해 베가 넘버6의 출시시기를 늦추자는 의견도 제시됐지만 시장 선점을 위해 예정대로 출시를 강행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통사 영업정지 조치로 택이 1분기에 겪을 손실이 전체 영업이익의 25% 수준으로 예상된다"며 "미국, 일본 등 그동안 팬택이 선전해온 주요 수출국을 위주로 매출을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팬택은 28일 서울 상암동 팬택 사옥에서 전략 신제품 '베가 넘버6 풀 HD'을 공개했다.
LG전자(066570)도 5.5인치 풀 HD 화면으로 승부를 걸었다. 대폭 업그레이드된 UX(사용자경험)가 탑재됐고 디자인도 옵티머스G와는 다른 것으로 알려졌다.
안드로이드 4.1 운영체제(OS)에 1.7GHz 퀄컴 쿼드코어 프로세서를 탑재, 배터리 성능은 기존 옵티머스G 장착돼 있던 2100m암페어(Ah) 용량 배터리 대신 3000mAh 용량을 사용한다. 그룹의 모든 역량을 동원해 만든 역작 '옵티머스 G'의 상승무드를 그대로 이어가겠다는 전략이다.
그러나 LG전자를 둘러싼 시장 환경은 여전히 불투명하다. 지난해 적자와 흑자를 오고가다 3분기에 극적으로 턴어라운드에 성공하긴 했지만 투자비용 대비 판매량이 기대치에 미치지 못하는 고질적인 문제는 반드시 해결해야 할 과제다.
노근창 HMC투자증권 연구원은 "LG전자가 북미에서 의미 있는 성과를 내는데 불확실성이 여전히 많다"며 "스마트폰 수익성을 제고시키려면 대당 마케팅 비용과 R&D 비용을 상쇄할 수 있는 하이엔드급 성공작이 필요하지만 여전히 시간이 필요해 보인다"고 지적했다.
한편
삼성전자(005930)도 갤럭시S4 출시 이전의 공백기에 집중될 팬택, LG전자 등 후발업체들의 공세를 지난 24일 출시한 5인치 스마트폰인 '갤럭시 그랜드'로 막아낼 전략이다.
갤럭시노트2보다 30만원 이상 저렴한 72만6000원에 출고된 갤럭시 그랜드는 보급형 제품이라는 평가가 무색할 정도로 최고 사양을 갖췄다. 또 화면 크기는 커졌지만 해상도가 낮아져 글씨가 큰 제품을 선호하는 중장년층에게도 좋은 반응을 얻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