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차현정기자] 삼성증권이 온라인·모바일 주식거래 시장에서도 1등 증권사로서의 입지를 다지겠다고 선언하고 나서 증권업계에 파란이 예고되고 있다.
자산관리 등 오프라인 분야에서 명실상부한 국내 1위 증권사로 입지를 다진 삼성증권이 김석(사진) 사장이 취임한 이후 온라인에서도 1위를 차지하겠다는 포부를 밝힌 것이다.
2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삼성증권은 지난해 12월 키움증권의 온라인 거래 부문 담당자로 키움증권을 온라인 1위로 성장시키는 데 혁혁한 공을 세운 것으로 평가받고 있는 김도완 키움증권 IT 총괄 이사를 온라인사업부 상무로 임명했다.
김 상무는 지난해 말 키움증권에서 IT사업부를 진두지휘하며 모바일거래시스템(MTS) 고도화 사업을 마무리한 IT전문가다.
증권사의 한 고위 임원은 “키움증권의 HTS 점유율이 전체 20%에 육박하고 삼성증권은 10%도 채 되지 않는 상황”이라면서도 “다만 대형사인 삼성증권이 올해 온라인 부문의 전력을 키우겠다고 공언한 데다 경쟁사의 인정받은 IT전문가를 끌어온 만큼 시장 판도를 뒤바꿀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삼성증권은 온라인 내부 개발력을 끌어올리는 데 집중해 올 한 해 온라인 거래 부문 실적 개선을 꾀할 방침이다. 무엇보다 실적 개선의 핵심 엔진은 ‘모바일’이 될 것이라는 게 삼성증권 측 설명이다.
삼성증권은 이달 초 모바일 거래 애플리케이션(앱)인 m-POP의 안정적 거래를 위한 시스템 보완 작업을 마쳤다. 전송성공률은 높이고 대량 주문 발송은 가능케 했다.
이 앱은 MTS에 증권사 최초로 로그인 없이 한 번의 클릭을 통해 관심종목과 주요지수의 실시간 시세를 제공한다. HTS의 모든 기능을 모바일에서도 불편없이 쓸 수 있도록 직관적인 사용자환경(UI)을 도입하는 등 사용자 편의성을 대폭 개선한 것이 특징이다. 단일 앱으로 스마트폰과 7인치·10인치 태블릿PC에 각각 최적화된 맞춤형 서비스가 가능하다.
삼성증권은 특히 ‘박리다매’식 저가 수수료 경쟁에 맞서는 양질의 컨텐츠 확보에 집중해 플랫폼 가치를 높이겠다는 방침이다. 비싼 만큼 제값을 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삼성증권의 매매수수료는 0.148%. 국내 최저 수수료 증권사로 대변되는 키움증권의 온라인 주식거래 수수료인 0.015%인 점을 감안하면 10배가량 높은 수준이다.
올 초부터 초고액 자산가를 주 타깃으로 온라인 서비스를 강화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삼성증권은 온라인 주식거래금액이 월 평균 30억원 이상인 가입 고객에게는 전담 ′상담원′을 배치했다. 본사 리서치센터 연구원을 통한 직접 투자상담은 물론 삼성증권 주식전문 PB의 주식투자정보 서비스 등 차별화된 투자정보를 제공받을 수 있다. 서비스는 직전 3개월 평균 온라인 주식거래금액이 30억원 이상이면 자동 가입되는 방식이다.
또 HTS나 MTS을 통해 온라인 음악감상, 골프 부킹, 북카페 등 무료 라이프 서비스까지 제공하며 사실상 ‘집사’ 역할을 자처한다.
삼성증권 온라인마케팅 담당자는 “온라인 주식투자 인구 확대에 따른 채널 강화를 강조한 김석 사장 취임 이후 지난해부터 온라인·모바일 시장 저변 확대를 위한 투자에 나섰고 차별화 컨텐츠에 대한 고민도 커진 게 사실”이라며 “특히 주식거래 속도와 안정성은 투자자의 수익과 직결되는 문제인 만큼 이를 보호하기 위해 신중에 신중을 기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