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조아름기자] 원·달러 환율이 큰 폭으로 상승 마감했다.
28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거래일보다 7.5원 오른 1082원에 출발해 전거래일 종가 대비 19원 오른 1093.5원에 장을 마쳤다. 원·달러 환율은 지난 2011년 9월 26일 종가기준으로 29.8원 상승한 이후 16개월 만에 최대 상승폭을 기록했다.
환율이 상승 마감한 것은 외국인이 국내 유가증권시장에서 순매수 기조를 이어가며 이와 관련된 역송금 수요가 촉발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이날 국내증시에서 외국인은 5000억원이 넘는 주식을 순매도하며 주식자금 수요 유입에 따른 달러화 매수를 촉발했다. 특히 삼성전자의 주가가 3% 가량 하락하면서 외국인 자금 유출이 심화됐다.
여기에 278개 유럽 은행들이 오는 30일 장기대출 프로그램(LTRO)을 통해 빌린 금액 가운데 30%를 조기 상환할 것이라고 밝힌 후 유로화 숏커버링(매도 후 재매수)이 나타나며 미국 달러가 유로화를 제외한 주요 통화들에 대해 강세를 나타냈다.
아울러 북한 핵실험 발표로 부각된 지정학적 리스크에 외국인 투자자들이 민감하게 반응하면서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확대됐다.
또 역외의 달러 매수세와 수입업체의 결제수요가 집중된 반면 월말·명절 연휴를 앞두고 대규모로 출회될 것으로 예상됐던 수출업체 네고물량(달러 매도)이 잠잠해 수급상 공급우위가 형성됐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7.5원 오른 1082원에 출발해 개장 초 역외 매수새로 1083.4원까지 상승했다. 하지만 네고물량이 유입되면서 환율은 상승폭을 반납, 1079원까지 내려섰다.
이후 수급 상 공방이 이어지며 횡보세를 보인던 환율은 장 막판 가파른 오름세를 보이며 결국 19원 오른 1093.5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원·달러 환율 일별 변동추이>
다만 시장에서는 모든 변수가 무려 19원이라는 '대폭' 상승을 설명하기에는 역부족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미스터리'라는 평가가 분분한 상황이다.
김영정 우리선물 연구원은 "오늘 원·달러 환율의 상승은 완전히 예상을 벗어난 움직임"이라며 "당초 1070원대 초반까지 상승했다가 1060원대 중후반으로 내려 앉을 것이라고 전망했다"고 말했다.
김 연구원은 "국내 증시도 크게 하락하지 않았고 지정학적 리스크도 그 동안은 영향력이 제한적이었다"며 "엔화도 오른 데다 글로벌 증시도 모두 상승하는 등 국제금융시장의 불안도 부각된 것이 없다"고 설명했다.
홍석찬 대신경제연구소 연구원은 "여러가지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며 "수출업체의 네고물량이 주춤하면서 매도세력이 사라졌고 국외 요인들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오후 3시57분 현재 원·엔 환율은 전거래일보다 0.22원(1.91%) 오른 1202원에 거래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