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유로존 금융시장 다시 '흔들'..위기 재부상?

입력 : 2013-02-05 오후 4:21:53
[뉴스토마토 정세진기자] 이탈리아와 스페인의 정치적 불확실성이 확대되면서 유로존 금융시장이 또 흔들리기 시작했다. 
 
강세를 보이던 유로화가 다시 약세로 돌아섰고, 유럽 주요국 증시가 일제히 하락했다. 그간 안정된 흐름을 보였던 스페인과 이탈리아 10년만기 국채 수익률도 껑충 뛰었다. 
 
유럽의 경제상황이 점차 나아지며 유로존 경기가 저점을 통과했다는 전망이 잇따르고 있는 가운데 유로존의 정치리스크가 불거지며 유로존 위기가 재차 부각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이탈리아·스페인 정치 스캔들이 살아나던 경제 '발목'
 
4일(현지시간) 마리아노 라호이 스페인 총리가 불법 정치자금 수수로 사임요구를 받고 있다는 소식이 전 유럽에 알려졌다.
 
스페인 현지언론은 집권 국민당이 건설회사들로부터 불법자금을 수수했다고 보도했다.
 
높은 실업률과 경기침체 속에서 긴축에 따른 고통을 감내하던 스페인 국민들은, 총리마저 혐의를 부인하자 격렬한 분노를 보이고 있다.
 
이탈리아에서는 총선이 변수로 떠오르고 이다. 현재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이탈리아 전 총리는 중도좌파 민주당 피에르 루이지 총리 후보의 지지율을 바짝 뒤쫓고 있다.
 
베를루스코니 측은 마리오 몬티 전 총리가 은행 구제금융을 승인했다는 이유로 공격하고 있는 상황이다.
 
시장에서는 3주 후 총선에서 베를루스코니가 승리할 경우 긴축이 폐지될 가능성이 높아불확실성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이에 따라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를 비롯한 유로존 지도부는 온 신경을 이탈리아와 스페인에 곤두세우고 있다.
 
◇주식, 채권, 환율..유로존 금융시장 동요
 
남유럽발 스캔들로 유로존 위기가 불거지면서 유로화 가치가 급락하는 등 금융시장도 요동쳤다. 
 
이날 유로존 17개국 통화 유로화는 전일 대비 0.9% 떨어진 1.3514달러에 거래됐다. 지난 1일 1.3711달러까지 올랐던 유로화가 다시 하락한 것이다. 
 
증시도 영향을 받아 영국 FTSE100 지수가 전 거래일보다 1.58%, 독일 DAX30 지수가 2.49%, 프랑스 CAC40 지수가 3.01% 떨어지는 등 유럽 주식시장이 흔들렸다.
 
특히 금융주의 약세가 두드러져 독일 코메르츠뱅크와 프랑스 소시에테제네랄이 전일 대비 각각 6.21%, 4.77% 급락했다.
 
국채금리도 상승해 스페인 10년만기 국채 수익률이 전일 대비 23bp 상승한 5.44%까지 치솟았다. 이탈리아 10년만기 국채 금리 역시 14bp 오른 4.49%를 기록했다.
 
조 마님보 웨스턴유니언 시장 분석가는 "정치적 불확실성이 투자자들에게 수익을 거둬갈 핑계를 줄 것"이라며 "이번 ECB 회의에서 유로화에 대한 경고가 대두될 전망이다"라고 말했다.
 
특히, 올 들어 유로화 가치가 상승세를 지속해온 만큼 정치적 불확실성이 조정의 빌미로 작용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바클레이즈는 달러 대비 유로화가 6개월 안에 1.32달러, 올해 안에는 1.28달러까지 내려앉을 것으로 보고 있다.
 
◇최근 스페인 10년만기 국채 수익률 흐름
 
◇앞으로의 전망..정치 리스크가 유럽 재정위기로 번지나
 
정치적 리스크가 금융시장 급변동을 가져올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경제 전문가들 사이에서 다소 의견이 엇갈린다.
 
파비앙 엘리아슨 미즈호 금융 부회장은 "유로화 가치는 명백히 떨어지고 있다"며 "이는 유럽에서의 부정적인 뉴스에 따른 것이며 당분간 진정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코메르츠뱅크는 "정치적 위험이 상당히 남아있다"고 분석했으며 유럽연합(EU)과 ECB는 "스페인은 부실은행 처리 정상화를 위해 명확한 정치적 행동이 필요하다"며 금융시장 안정화를 촉구했다.
 
그러나 금융시장 회피심리가 확대되기는 했으나, 유로존의 경제 펀더멘털이 약하지는 않기 때문에 '찻잔 속에 태풍'으로 끝날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더구나 유럽의 경기가 회복세를 보이고 있어 정치적 변수로 인한 불안감이 상쇄될 가능성도 점쳐진다.
 
라호이 정권 사퇴 이후에 대해 스페인이 결국 구제금융을 받을 것이며, EU가 그리스처럼 스페인 위기도 막아낸다면 투자자들의 신뢰는 더욱 높아질 수도 있다고 보는 시각도 있다.
 
메르켈 독일 총리는 이번 스캔들에 대해 "스페인은 지금까지 경제 개선을 잘 해 왔으며 독일이 더욱 힘을 보탤 것"이라고 격려를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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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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