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CI는 지난해 4분기 622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고 6일 공시했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703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9.8% 감소했고, 순손실은 39억원을 기록했다.
OCI의 4분기 실적은 시장 예상치를 크게 밑도는 '어닝쇼크' 수준이다. 이날 증권정보업체 에프엔가이드는 OCI의 4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 14억원, 매출액 7253억원으로 전망했다.
지난해 12월만 하더라도 시장에서는 영업이익 344억원, 매출액 7756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추정했다. 그러나 폴리실리콘 가격 하락이 지속되면서 불과 한달 여만에 영업이익의 컨센서스가 대폭 조정됐다.
지난해 영업이익은 연결기준으로 1548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전년대비 86.2% 급감한 수치다. 매출은 3조2184억원으로 같은 기간 대비 24.7% 감소했다.
4분기 실적 부진의 직격탄은 폴리실리콘 사업 부문이다.
폴리실리콘 사업부문은 지난해 4분기 980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OCI의 3개 사업부 가운데 유일하게 적자를 냈다. 지난해 3분기 332억원의 첫 적자가 발생한 뒤 4분기 들어 적자폭이 더욱 확대된 것이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1539억원을 기록해 지난해 같은 기간 2975억원의 반토막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지난 4분기에는 가동률 하락에 따른 제조원가 상승으로 재고평가손실이 약 201억원 발생했다.
◇OCI 폴리실리콘 사업부문 분기별 손익(출처=OCI)
이같은 적자규모 확대는 시장의 골칫거리였던 공급과잉이 해소되지 않은 상황에서 지난해 연말 대규모 재고 물량이 시장에 쏟아진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중소형 규모의 폴리실리콘 업체와 셀·모듈 업체들이 연말 유동성 확보 차원에서 시장 가격 이하로 폴리실리콘 판매에 나서면서 가격이 곤두박질친 탓이다.
이는 폴리실리콘 가격 추이에서도 확인된다. 태양광 가격조사기관 PV인사이트에 따르면 폴리실리콘 가격은 지난해 11월 들어 kg당 15달러 대로 주저앉은 뒤 올해 1월 말까지 약세를 보였다.
업계의 원가 수준인 20달러 선이 지난 3분기에 무너진 뒤 연말로 갈수록 가격이 하향곡선을 그리고 있는 것이다. 때문에 OCI의 4분기 가동률은 전분기에 이어 50%를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석유석탄화학과 무기화학 및 기타 부문의 사업은 매출이 전년에 비해 큰 차이가 없었으나 환율 영향으로 영업이익이 급감했다.
석유석탄화학 부문의 매출액은 2542억원을 기록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0.89% 감소하는데 그치며 견조한 흐름을 보였지만,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보다 21.87% 급감한 125억원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카본블랙을 제외한 주요 제품의 출하량 감소가 실적 부진의 주된 요인으로 작용했다. 특히 4분기는 통상적으로 벤젠과 우레탄원료(TDI) 공장의 정기 보수 공사가 진행되면서 출하량이 대폭 줄었다. 여기에 지난해 하반기부터 원화 강세도 수익성을 악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무기화학 부문의 영업이익 역시 환율 효과 탓에 전년동기 대비 57.88% 급감한 235억원을 기록한 것으로 집계됐다. 판매량 증대를 통해 매출액은 전년 대비 8% 감소하는 데 그쳤으나 모노실란 공급 과잉 지속과 중국 소다회 업체와의 경쟁 심화에 따른 판매 가격이 하락한 데 따른 것이다.
이우현 OCI 총괄부사장은 "중국, 대만 업체들을 확인해 본 결과 현지 폴리실리콘 기업들의 원재료 재고가 60% 이상 줄어든 것으로 파악된다"면서 "셀과 모듈 업체들이 이제 더이상 팔만한 재고가 없는 상황이라서 수요와 공급의 균형점을 찾아가며 점진적으로 폴리실리콘 가격이 회복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 부사장은 이어 "중국 춘절 전까지는 낮은 가동률이 유지되나 그 이후 전세계적으로 가동률에 변화가 있을 것"이라면서 "OCI 3월부터 정상 조업이 가능할 것"이라고 밝혔다.
증권업계에서는 올 한해 역시 태양광 업황의 가시적인 개선이 힘들 것으로 예상하는 가운데 OCI의 올해 전채 매출과 영업이익을 각각 3조96억원, 3169억원으로 전망했다.
한편 이날 OCI의 주가는 전일대비 1.52% 하락한 16만2000원에 거래를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