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진아기자] 한국개발연구원(KDI)이 '하우스푸어' 를 줄이기 위해서는 주택금융공사의 적격대출로의 전환을 장려하고, 이를 촉진하기 위해 주택담보인정비율(LTV) 기준을 완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KDI는 11일 '2012년 4분기 부동산시장 동향분석 및 정책현안' 보고서를 통해 "'하우스푸어' 대응책은 기본적으로 저소득·저신용 차입자 계층에 대한 사회안전망 확보와 잠재 금융부실 차입자에 대한 사전대응으로 구분해 접근할 필요가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특히 KDI는 잠재 금융부실 차입자에 대한 사전대응으로 4가지 단기 정책과제를 제시했다.
우선 하우스푸어 대책으로 주택 매매수요 및 거래량 하락과 향후 가계부채의 잠재 부실이 상호 연관된 요인임을 감안해 주택경기의 회복이 병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KDI는 취득세, 양도소득세 등 부동산 세제에 대한 종합적인 평가와 개편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또 시장의 불확실성을 높이는 단기적인 세금감면보다는 해외사례, 중앙·지방정부 간의 세수 배분, 계층 간 형평성을 고려한 장기적인 세제개편이 추진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두번째로는 현재의 2·3금융권의 주택대출자들 중 1금융권의 호전된 대출조건으로 전환시킬 수 있는 차입자를 선별하고, 주택금융공사의 적격대출 프로그램의 활용과 함께 LTV규제 완화를 통해 기존대출의 조정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KDI에 따르면 LTV규제는 30~40대의 주택 실수요자들 중 집값의 40% 이상에 달하는 목돈 마련이 어려운 소비자층의 대출전환에 효과가 클 것으로 추정된다.
이에 KDI는 "지난해 출시된 주택금융공사의 적격대출로의 전환을 장려하고, 이를 촉진하기 위해 LTV 기준을 완화(예를 들어, LTV를 80%까지 허용)하는 한편, 모기지보험 가입을 통해 증가된 대출리스크를 관리하는 방안을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세번째 대책으로는 기존 차입자의 채무 재조정에 있어서 현재 연체 중이거나 향후 부실 확률이 높은 차입자를 대상자로 선별하고, 조정 방식에 있어서도 사회비용을 최소화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구체적으로 KDI는 채무재조정의 시행시 '만기연장→이자율 조정→원금 탕감'의 순서로 단계적인 조정을 시도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특히 원금 탕감의 경우에는 금융기관·차입자·정부가 비용을 공유해 모럴해저드의 문제와 재정지출을 최소화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마지막 대책으로는 "가계대출의 부실은 순환적으로 반복될 수 있으므로 현재의 정책시행이 선례가 될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해 우리나라 서민금융시스템의 확립을 염두에 둔 정책디자인을 고려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를 위해서는 상품별(예를 들어 담보대출vs신용대출)로 프라임대출 및 서브프라임대출 부문을 구분하고, 현재 활동 중인 다양한 서민금융기관들 간의 역할분담 및 건전성 관리 및 금융소비자 보호에 대한 장기적이고 종합적인 정책디자인이 필요하다는 판단이다.
아울러 KDI는 중·장기 정책으로 저소득·저신용 차입자에 대한 금융포용을 강화하고, 대출리스크의 적절한 관리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에 총부채상환비율(DTI)·LTV 규제, 대손충당금 및 자기자본의 동적 관리 등 거시건전성 규제를 대출목적 및 대출상품에 따라 차별화하고, 부동산시장 및 금융시장 여건에 따라 신축적으로 운용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조만 KDI 국제정책대학원 교수는 "부동산시장의 안정을 위해 시스템리스크 관리를 포괄적인 정책목표로 삼아 단기적으로는 대출 규제 및 감독을, 장기적으로는 안정적인 임대·자가 주택 공급을 통해 수급불균형 해소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조 교수는 또 "다양한 유형의 리츠, 주택저당증권(MBS)등을 도입해 부동산 간접투자상품시장을 활성화하고 이를 통해 부동산서비스 산업의 부가가치 및 경쟁력을 높이는 한편, 부동산금융의 선진화와 서비스산업의 발전을 모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