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종용기자] 4대 금융지주사들이 지난해 부진한 실적을 보인 가운데 순익 감소 추세는 올해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익 감소폭은 지난해보다 제한적이고, 바닥을 찍고 올라가는 세계 경기 흐름을 고려하면 2분기부터는 실적 개선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8일 금융권에 따르면 KB·우리·신한·하나금융지주 등 4대 금융지주사는 지난해 총 7조4431억원의 순익을 달성했다.
이는 전년 대비 15.8%(1조4000억원) 줄어든 수치로, 하나금융의 외환은행 인수에 따른 부의 영업권까지 제외하면 4대 금융지주사의 순익 감소규모는 20%를 넘어선다.
지난해 금융지주사의 주력계열사인 일부 은행은 저금리·저성장 기조 속에 순이자마진(NIM)이 1%대로 주저앉는가 하면 대출 자산 성장률이 정체된 모습을 보였다.
전문가들은 올해도 금융지주사들의 영업 실적이 크게 개선되지 않는 가운데 순익이 지난해보다 더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고정이하 여신 비율과 연체율이 하향 안정되고 있다는 점에서 지난해 실적이 전년보다 최대 25% 정도 줄어든 것과 비교하면 이익 감소는 제한적이라는 것.
여기에 세계 경기가 바닥을 찍고 올라설 것이라는 기대감이 나오는데다가 새 정부 들어서 가계부채 문제도 어느 정도 해결되면 실적 반등도 기대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고은 한국투자증권 수석연구원은 "올해 금융지주사 실적이 지난해보다 10% 정도는 더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이 연구원은 "대출성장률이 많이 좋아지는 결정적인 증거는 보이지 않지만 글로벌 경기가 점차 좋아질 것이라는 기대는 있다"며 "시장의 투자심리가 변하게 된다"고 덧붙였다.
김재우 삼성증권 선임연구원은 "작년과 비교해 순익이 줄어들 것으로 보고 있지만 분기별로 보면 점차 회복되는 그림이 나올 수 있다"며 "은행의 이자이익 부문이 얼마나 회복되느냐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구경회 현대증권 연구원은 "작년 대비로 보면 올해 2분기부터 실적 반등세가 나타날 것"으로 전망했다.
심태용 대우증권 수석연구원은 "올해는 글로벌 위기 우려와 과도한 정부 규제 등이 완화되고 가계부채 문제 해결을 위한 정책적 노력이 있을 것"이라며 "은행들도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자산 클린화를 진행했기 때문에 영업기반을 확대할 기회는 마련된 것으로 본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