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승환기자] 작년 4분기에 이어 올해에도 타이어코드 공급과잉이 예상되면서 효성과 코오롱인더스트리의 산업자재 부문에 '빨간불'이 켜졌다.
타이어코드 공급과잉은 지난해 글로벌 1~3위 기업들이 생산량을 늘렸기 때문이다. 글로벌 1위 효성은 약 2만톤, 2위와 3위 퍼포먼스타이어와 코오롱인더는 각각 1만5000톤씩 생산량을 늘렸다.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돼 공급을 늘렸지만, 기대했던 만큼 수요가 늘어나지 않아 실적하락이라는 부메랑을 맞았다.
◇ 코오롱인더, 타이어코드 비중 30%.."내년은 되야 공급과잉 풀릴 것"
지난 15일 기업설명회에서 조진남
코오롱인더(120110) IR팀장은 "작년 4분기 타이어코드 공급과잉에 따라 산업자재 부문 실적이 좋지 않았다"고 말했다.
조진남 팀장은 이어 "올해에도 타이어코드 부문에서 공급과잉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고, 2014년은 되야 공급과잉이 풀릴 것"이라고 말했다.
작년 4분기 코오롱인더의 산업자재 부문은 매출 3736억원, 영업이익 188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소폭하락했지만, 영업이익은 절반 가량 하락했다.
영업이익률도 지난 2009년 3분기에 14.1%에 달했지만, 작년 4분기에는 5.0%까지 하락했다. 물론 타이어코드 때문만이라고 할 순 없지만, 30%의 비중을 차지하는 타이어코드의 이익률 하락이 가장 큰 원인으로 분석된다.
조 팀장도 기업설명회 자리에서 예전의 14~15% 정도의 영업이익률로 돌아갈 가능성은 희박하고, 공급과잉 기조는 내년은 되야 풀릴 것으로 전망했다.
황유식 키움증권 연구원은 "과잉공급이 해소되는 데는 시간이 필요한데, 올해가 바로 그 시간이 될 것"이라며 "공급과잉이 해소돼도 과거만큼의 이익률로 올라갈 수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글로벌 1위 효성도 피해갈 수 없는 공급과잉 부메랑
타이어코드 시장점유율 1위 기업답게
효성(004800)은 공급과잉에 따른 피해를 가장 적게 받을 것으로 보이지만, 그 부메랑은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아직 작년 4분기 실적을 발표하지는 않았지만, 전문가들은 공급과잉에 따른 실적하락을 전망하고 있다.
한 증권가 연구원은 "타이어코드 공급과잉과 수요부진에 따라 효성의 산업자재 부문도 타격이 있을 것"이라며 "다만 시장 점유율 1위 기업의 가격결정력과 가동률 조정으로 피해는 최소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피해는 최소화는 할 수 있겠지만, 올해 산업자재 부문 실적은 지난해 수준이거나, 그보다 하락할 것"이라며 기대치를 낮출 것을 주문했다.
특히 효성의 산업자재 부문도 섬유부문과 더불어 캐시카우 역할을 하기 때문에 우려가 크다. 지난해 3분기까지 산업자재 부문은 전체 매출의 19.3%인 1조8508억원을 기록했고, 영업이익은 1377억원으로 전체의 60%를 차지했다.
특히 올해에는 타이어코드 부문에서 공급과잉뿐만 아니라 수요부진도 겹칠 것으로 보여 효성과 코오롱인더 두 회사 모두 주름살이 늘고 있다. 전방산업인 자동차 산업의 성장이 둔화될 것으로 예측됐기 때문이다.
박홍재 한국자동차산업연구소 부사장은 한국자동차기자협회 주최로 지난달 31일 열린 세미나에서 올해 전세계 자동차 판매 증가율은 3.1%로 지난해 5.9%보다 소폭 하락할 것으로 예상했다.
물론 타이어코드가 신규 자동차 수요에만 의지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 타이어 교체 수요도 큰 몫을 하고 있지만 이마저도 전망이 밝지 않다. 올해에도 전세계적으로 경기침체가 이어질 것으로 보여 타이어 교체 수요도 줄어들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타이어는 신규 자동차 수요 뿐만 아니라 교체 수요도 함께 봐야 한다"며 "경기침체에 따라 교체 주기도 늘어날 수 있어 교체수요도 줄어들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