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기성기자] 최태원 SK(주) 회장이 옥중 심경을 전해왔다. 최 회장은 지난주 변호인을 통해 SK그룹 구성원들에게 몇 가지를 당부를 전해왔다며 18일 SK그룹이 밝혔다.
최 회장은 먼저 "마음의 충격이 컸지만 구성원 여러분의 격려와 성원이 큰 힘이 되고 있다"면서 "SK를 사랑하는 고객과 국민들께 송구스런 마음"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유 여하를 떠나 이 같은 상황이 벌어지게 된 것 자체가 제 부덕의 소치라 생각한다"면서 "앞으로 남은 (항소) 절차를 통해 최선을 다해 소명하겠다"고 말했다.
최 회장은 "이번 일은 혼신을 다해 회사를 키우며 경제발전에 기여해 온 SK의 역사에도 누가 될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하고 있다"면서 깊은 책임감을 통찰했다.
최 회장은 "다보스포럼까지만 해도 여러 비즈니스 파트너들과 이런저런 협의도 하고, 새로운 협력관계에 대한 계획을 세우기도 했다"면서 "이렇게 됐다고 해서 포기할 수 없는 일로, 그동안 추진해오던 것은 물론 앞으로 계획한 글로벌 사업이 차질 없도록 김창근 의장과 각 위원장, 그리고 CEO 등이 함께 애써 주시길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최 회장은 특히 "지난 몇 년 동안 열심히 공부하며, 수많은 사람들과 토론하며 꿈꿔왔던 일이 '사회적 기업 생태계 조성'이었다"며 "새로운 경영체제(따로 또 같이 3.0) 출범과 함께 의욕적으로 추진하고자 했는데 (무산된 것만 같아) 애석한 마음"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제 비로소 걸음마를 떼기 시작한 아이를 홀로 남겨둔 것만 같은 심정"이라며 착잡한 심경을 드러낸 뒤 "그동안 공부와 실험을 통해 사회적 기업이 한국사회는 물론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의 여러 문제를 줄여나가는 길 가운데 현 단계에서 가장 효과적"이라는 생각을 밝혔다.
최 회장은 "(이는) 저와 SK의 멈출 수 없는 과업이라 생각하며 차질 없는 추진을 당부 드린다"며 "(이외에도) 그동안 SK가 누구보다 열심히 추진해오던 상생경영과 동반성장을 위한 노력도 한국경제 미래의 초석을 튼튼히 하는 또 하나의 성장전략이라는 관점에서 고삐를 늦추지 말고 추진해 달라"고 강조했다.
최 회장은 끝으로 "핸드볼협회장으로 제가 한 일에 비춰 분에 넘치는 사랑을 주셨던 핸드볼 가족과 팬들에게도 유감의 인사를 드리고 싶다"면서 "핸드볼협회가 회장의 부재 탓으로 어려움을 겪지 않도록 변함없이 성원해 달라"는 말을 남겼다.
최 회장은 지난달 31일 횡령 등의 혐의로 1심에서 징역 4년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됐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에 이은 10대그룹 총수에 대한 두 번째 실형 선고로, 재계에서는 경제민주화의 본격 신호탄으로 해석했다. 같은 혐의로 기소된 동생 최재원 부회장에게는 무죄가 선고돼 사건 본질을 법정이 직시했다는 해석도 제기됐다.
◇지난 1월 서울중앙지검에 소환된 최태원 SK그룹 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