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초점)朴, 정부 인선 마무리 단계..지각 출범 불가피

입력 : 2013-02-18 오후 8:16:14
[뉴스토마토 김현우 기자] 앵커 : 박근혜 당선자는 어제 장관 후보 인선을 끝내고, 오늘 청와대 인선 일부를 발표했습니다.
 
이번 인선의 특징은 무엇인가요?
 
기자 : 박 당선자는 지난 8일 6개 부처, 그리고 어제 11개 부처 장관 후보자들을 발표했고, 오늘은 청와대 비서실장과 민정, 홍보, 국정기획 수석을 발표했습니다.
 
주요 인선으로는 현오석 KDI원장과 김종훈 전 벨 연구소 사장이 각각 기획재정부, 미래창조과학부 장관 후보로 내정된 것과, 허태열 전 새누리당 의원이 청와대 비서실장으로 임명된 것입니다.
 
이번 인선에서는 정치인들의 비중이 적은 점이 눈에 뜁니다.
 
장관 후보 17명 중 진영 인수위 부위원장 등 3명만 국회의원 경력이 있고, 나머지 14명은 해당 부처 관료, 연구기관, 교수, 사업가 등입니다.
 
청와대 인선에서는 유민봉 교수가 국정기획수석, PD출신인 이남기 SBS미디어홀딩스 사장이 홍보 수석에 내정됐습니다.
 
이 때문에 박 당선자가 전문성을 강조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앵커 : 지난번 김용준 인수위원장의 총리 후보 낙마 이후 박 당선자의 인선 시스템에는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많이 나왔는데요. 이번 인선 발표는 어떤 평가가 내려지고 있습니까?
 
기자 : 김용준 인수위원장의 낙마 이후 박 당선자의 불통과 자기 주변에서만 인재를 찾는 스타일이 문제가 됐었죠. 이번 인선에서도 같은 문제가 되풀이 되고 있습니다.
 
박 당선자 측은 지난 8일까지는 미래창조과학부 등 새로 신설되는 부처들 장관 후보는 개편안이 국회를 통과한 후 발표한다는 입장이었는데, 주말 기습적으로 입장을 바꿨습니다.
 
인수위 측에서는 정부 출범까지 시간이 없었기 때문이라고 해명하고 있지만, 민주당은 박 당선자가 정부조직개편안에 대한 논의를 중단하고 원안대로 통과시킬 것을 국회에 강요한 것이라고 반발하고 있습니다.
 
인선 후보들의 자질 문제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김병관 국방부 장관 후보, 황교안 법무부 장관 후보는 비리 의혹 등으로 자진 사퇴 요구가 나오고 있고, 다른 후보들에 대한 군면제 의혹, 국적 논란, 부동산 투기 의혹 등이 나오고 있습니다.
 
개인적 자질을 떠나서 박 당선자가 공약했던 정책과 인선이 맞지 않는다는 비판도 있습니다.
 
박 당선자는 이번 대선에서 정파를 떠나 모두를 포용하는 대통합을 이야기했는데요. 약속과 달리 장관 후보 17명 중 9명, 청와대 인선 4명 중 3명이 박 당선자 캠프 출신이거나 인수위 출신이었습니다. 특히 허태열 비서실장 내정자는 전라도에 대한 지역감정 조장 발언으로 문제가 됐던 사람입니다.
 
특정 학교 출신만 중용됐다거나 지역, 성별 안배가 잘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박 당선자의 경제민주화 약속과도 맞지 않는 인선이 이루어졌는데요. 경제 사령탑인 현오석 부총리는 이명박 정부 때 공기업 민영화 추진 업무를 담당하는 등 기존 성장론을 강력하게 지지해 왔습니다.
 
부동산 정책을 담당하게 될 서승환 국토부 장관 후보도 시장중심주의 학자로 유명합니다.
 
앵커 : 정부조직개편안이 통과되지 않았고, 장관 후보들에 대한 의혹과 불만이 많다고 하니 새정부 출범 초기가 순탄하지는 않겠군요.
 
기자 : 네, 인수위에서 정부조직개편안, 총리, 장관 후보 인선이 늦어지면서 새 정부의 지각 출범 우려는 꾸준히 제기돼 왔었는데요.
 
오늘 정부조직개편안의 국회 통과가 무산되면서 지각 출범은 기정 사실화 됐습니다.
 
정부조직법 개정안을 논의하느라 나중에 발표된 장관 후보 11명은 인사 청문회 일정도 잡혀있지 않은 상태고, 미래창조과학부, 해양수산부는 부처 상임위원회가 없어 청문회가 불가능한 상황입니다.
 
장관 후보 청문회는 빨라도 3월 말에나 마무리 될 것으로 전망되고, 청문회에서 후보가 낙마할 경우 인사 공백이 더 길어지게 됩니다.
 
박 당선자는 취임 이후 적어도 한달 동안은 이명박 정부 장관들과 국정 운영을 하게 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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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