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현진기자] 회삿돈 수백억원을 횡령한 혐의로 실형을 선고받고 수감 중인 구자경 LG그룹 명예회장의 조카 구본현 엑사이엔씨 전 대표(45)가 사기 혐의로 또 기소됐다.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부장 조상철)는 충분한 자산을 가지고 있지 않은데도 15억여원을 빌린 뒤 이를 갚지 않은 혐의(특경가법상 사기)로 구 전 대표를 추가기소했다고 19일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구씨는 2009년 9월 E사 대표 임모씨를 만나 "30억원 정도가 필요한데 돈이 있으면 빌려달라. 한 두 달만 쓰고 갚아주겠다"라고 말했다.
이에 임씨는 "엑사이엔씨에서 E사가 보유하고 있는 코스닥 상장사의 신주인수권부사채를 매수해 주면 그 대금으로 돈을 빌려주겠다"고 제안했다.
검찰조사결과 구씨는 임씨의 제안에 대해 "신주인수권부사채를 매수하는 대신, 15억5000만원을 빌려주면 원리금 상환 때까지 조기상환청구권을 행사하지 않겠다"며 "돈과 주식 등 충분한 자산을 가지고 있으니 변제하는데는 문제가 없다"고 돈을 빌렸다.
하지만 구씨가 소유하고 있던 총 319억원 상당의 엑사이엔씨 주식과 주택은 이미 채무관계로 인해 115억4000여만원 상당의 담보로 잡혀 있었다.
아울러 구씨는 759억여원대의 횡령 범죄로 회사에 수십억~수백억 상당의 채무를 지고 있었으며, 당시 횡령 혐의와 회계조작 등의 혐의로 금융감독원으로부터 검찰에 고발돼 돈을 갚을 수 없었던 상태였던 것으로 드러났다.
구씨는 지난해 6월 주가를 조작해 부당이득을 챙기고 회삿돈 수백억원을 빼돌린 혐의로 대법원에서 징역 3년형이 확정돼 현재 수감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