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윤성수기자]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고 법정구속된 대기업 총수들이 항소심에서 잇따라 법무법인 '태평양' 변호사를 주축으로 변호단을 꾸려 눈길을 끈다.
법무법인 태평양은 국내 5대 로펌 중 한 곳으로 형사 사건 분야에서 두각을 보이고 있다. 특히 황교안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부산고검장을 지낸 뒤 최근까지 고문변호사로 활동했다.
22일 법조계에 따르면 법정구속된 최태원(53)
SK(003600)그룹 회장은 지난 19일 법무법인 태평양 소속 대표변호사 등 신규 변호인단 선임서를 서울고법에 냈다.
최 회장은 이인재(59·사법연수원9기) 변호사, 한위수(56·16기) 변호사, 김재승(48·22기) 변호사 등 태평양 소속 변호사 4명을 새로 선임했다. 1심에서 최 회장의 변호를 맡았던 신필종, 배현태 등 김앤장 법률사무소 변호사와 민병훈(52·16기) 변호사는 재선임하지 않았다.
1심에선 대부분 김앤장 소속 변호사들이 최 회장의 변론을 맡았으나 항소심에서 로펌을 전격 교체한 것이다.
새로 선임한 변호사 중 이 변호사는 태평양 대표변호사로 30여년간 판사로 근무했고 서울중앙지법원장을 역임했다. 한 변호사는 서울고법 부장판사 출신이며, 김 변호사는 인천지법 부천지원 부장판사를 지냈다. 이밖에 남영찬, 이병래 변호사도 새로 선임했다.
SK 측 관계자는 "항소심을 대비해 아직 변호인단 구성 중에 있다. 최종 확정된 것은 아니다"라면서 "추가로 다른 로펌 변호사도 새로 선임할 수 있다"고 밝혔다.
앞서 김승연(61)
한화(000880)그룹 회장도 법정구속된 이후 항소심에서 태평양을 중심으로 변호인단을 새로 갖춘 바 있다.
김 회장 역시 최 회장과 마찬가지로 민 변호사를 재선임하지 않고 서울고법 부장판사 출신인 노영보 태평양 대표변호사(59·10기) 등을 새로 고용했다.
판사 시절 삼성에버랜드 전환사채 사건 1심 재판을 맡기도 했던 민 변호사는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배임 사건, 신상훈 전 신한지주 사장 횡령 사건에서 재계 회장들을 대리했지만, 한화와 SK 모두 총수의 법정구속으로 결론이 나면서 결국 두 소송 모두 재선임되지 못했다.
태평양이 실형을 받는 재벌 총수 변호를 잇따라 맡게 돼 변호사업계의 이목이 집중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