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홍은성기자] 김석동 금융위원장이 자본시장의 자본조달 기능을 위해 설립하겠다고 강조한 중소기업 전용 주식시장인 코넥스(KONEX)가 몇 차례 지연 끝에 결국 이르면 올 상반기에 설립될 예정이다.
이에 앞서 코넥스의 성공을 좌우할 요인으로 꼽히는 지정자문인은 오는 3월 하순경에 선정된다.
24일 금융위원회는 지난 22일 김석동 원장이 퇴임 전 마지막으로 참석한 제 3차 정례회의에서 한국거래소가 승인 요청한 ‘코스닥시장 상장·업무·공시규정’ 및 ‘유가증권시장 상장규정’ 개정안을 승인했다고 밝혔다.
이번 개정은 기업의 성장단계나 업종별 특성에 맞는 자금조달이 원활하게 이뤄질 수 있도록 하는 것을 주요 골자로 한다. 우리나라의 자본시장이 해외 주요국과 비교할 때 자본시장의 본연의 역할이나 기능이 여전히 미흡하다는 판단에서다.
실제로 우리나라의 시가총액대비 자금조달(IPO+유상증자) 비중은 0.05%로 미국과 영국의 0.43%, 0.53%보다 월등히 떨어진다. 더군다나 최근 대내외 경제여건의 불확실성 등에 따라 주식시장을 통한 자금조달 규모도 급감하고 있다.
◇코넥스, 올 상반기에 개설
우선 이번 개정으로 창업 초기 혁신형 중소기업을 위한 신시장인 코넥스가 신설된다. 다만 아직 자본시장법이 개정되지 않아 코넥스는 별도의 시장이 아닌 코스닥시장의 하위 소속부 형태로 개설될 예정이다.
일단 코넥스시장의 진입요건은 적정의 감사의견과 지정자문인 지정이 있고 재무적으로 자기자본 5억원, 매출액 10억원, 순이익 3억원 중 한가지만 충족하면 된다.
이렇듯 코넥스시장의 진입요건이 코스닥보다 낮기 때문에 시장 참여자는 자본시장법상 전문투자자나 벤처캐피탈 및 고액 자산가 등에 대해서만 참여가 허용된다. 이 중 고액 자산가의 기준은 기본 예탁금 3억원 이상이다.
김용범 자본시장 국장은 “코넥스 시장 자체가 진입요건이 낮기 때문에 그만큼 위험이 있다”며 “그 위험에 대해 감내할 능력이 있는 사람 중심으로 시장을 설계하다 보니 이런 제약이 생겼다”고 설명했다.
이와 더불어 창업초기 중소기업의 원활한 상장 지원은 물론 투자자 보호 등을 위한 해당 기업 관련 정보를 제공하는 지정자문인 제도도 도입된다.
지정자문인은 거래소가 투자매매업·중개업을 인가 받은 증권사 중에 인수실적, 인정요건, 사회적 신용도 및 사업계획 등을 종합적으로 감안해 선정하게 된다. 지정자문인 업무에 적합한 중소형사 중심으로 선정하되 자문서비스 제고, 인수 시장 실정 등을 감안해 일부 대형증권사의 참여도 허용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대형사와 중소형사를 그룹으로 나눠 따로 심사한다는 방침이다.
일단 한국거래소는 오는 3월 이전에 지정자문인 선정 기준, 의무, 거래소 수수료면제 및 인센티브 등 관련 내용에 대해 세칙 개정을 완료하고 3월 하순경부터는 지정자문인을 공고하고 선정할 예정이다.
김 국장은 “기본적으로 벤처캐피탈이나 엔젤투자에서 자금이 들어간 기업들 중심으로 코넥스에 진입할 것으로 예상되고 가능성이 있는 기업들은 한 600~700개사 인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며 “이 중 1차적으로 코넥스 시장에 50개 정도의 기업만 진입해도 순조로운 출발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지정자문인은 5~10개 정도가 선정될 것으로 보이고 1사당 5개의 기업을 상장하는 것이 실무적인 목표”라며 “매년 정기심사, 수시심사를 통해 지정자문이 자격기준 충족 여부를 검토해 필요에 따라 지정자문인의 자격을 취소할 것”이라고 전했다.
◇유가증권·코스닥, 시장진입 요건 합리화
유가증권과 코스닥 시장 진입부담도 완화됐다.
상장 전 1년간 최대주주 변경을 제한하는 요건은 경영권 변동과 무관한 최대주주 변경 시에도 이 요건을 획일적으로 적용함에 따라 상장전 자금조달에 애로가 있다는 점을 감안, ‘최대주주의 변경제한’을 질적 심사요건으로 전환해 사안별로 실질적인 경영권 변동 여부를 심사키로 했다.
또 유가증권시장은 대한민국 대표기업 중심의 글로벌 시장으로 육성키 위해 적격해외시장 상장 외국기업은 상장주선인 투자의무 및 질적 심사가 면제된다. 진입 재무기준의 경우 자기자본 100억원에서 300억원, 매출액은 300억원에서 1000억원으로 진입 재무기준을 현실화했다.
코스닥 시장은 기술성 평가특례대상 업종을 확대하고 진입요건에 성장성 요건 등을 반영해 성장성·역동성이 높은 첨단기술주 시장으로 육성한다는 복안이다.
금융위는 향후 금융투자회사, 상장 예정법인 등 이해관계자의 준비일정, 하위 규정 개정 등을 종합적으로 감안해 제도개선 사항별로 오는 28일부터 단계적으로 시행할 예정이다. 코넥스시장의 경우 IT시스템 구축, 지정자문인 선정 및 상장 기업 심사 등을 거쳐 상반기내 개설을 추진키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