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용식기자] 증권가가
엔씨소프트(036570)의 성장성에 회의감을 표시하며 잇달아 목표가를 낮추고 있다.
24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KB투자증권은 36만원에서 18만원으로, 흥국증권은 32만5000원에서 21만원으로, 이트레이드증권은 25만원에서 18만원으로, 키움증권은 24만원에서 20만원으로, NH농협증권과 한맥투자증권은 26만원에서 20만원으로 엔씨소프트 목표가를 하향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른 증권사 역시 비슷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분위기다.
이들이 이같은 결정을 내린 것은 우선적으로 실적에 대한 불안감이 작용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지난해 출시된 신작 ‘블레이드앤소울’과 ‘길드워2’의 성과가 예상보다 좋지 못하다는 것.
박한우 HMC투자증권 연구원은 “블레이드앤소울이 벌써부터 매출하락이 이뤄지는 등 성장에 대한 우려를 보여줬고, 길드워2 역시 패키지 게임의 판매 특성상 4분기 매출 상당수가 이뤄지면서 앞으로 전망이 좋지 않다”고 밝혔다.
유선에서 무선으로 플랫폼 중심축이 이동하면서 이에 대한 대처가 미미했다는 지적도 있다. 모바일게임이 대세가 되면서 유수 게임사부터 벤처업체들까지 여기에 역량을 집중하는 가운데 엔씨소프트의 경우 유독 준비가 늦었다는 평가가 많다. 따라서 EA나 닌텐도처럼 시장환경 변화에 적응 못한 게임사와 같이 기업가치 하락을 피할 수 없다는 것이다.
아울러 리그오브레전드를 필두로 하는 외산게임이 더욱 강세를 보이는 점이 업계 선두기업이라 할 수 있는 엔씨소프트의 성장성을 억누르는 요소 중 하나다.
널리 알려진 것처럼 최근 몇 달간 주가는 최악의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에 일부 외국계 증권사들은 향후 전망에 대해 보수적인 의견을 표했지만 국내 증권사들은 “악재는 일시적”이라며 반대 입장을 견지했다. 하지만 이들도 목표가를 앞다퉈 내리고 있는 것이다. 이는 기업가치 자체에 의구심을 갖고 있기 때문이라 해석 가능하다.
이를 두고 업계에서는 지난해 김택진 대표의 지분매각을 두고 ‘신의 한수’가 아니었냐는 비아냥도 나온다. 즉 회사 내부사정에 밝은 대주주로서 미래를 알아보고, 미리 자금회수에 나섰다는 이야기다.
하지만 증권사들이 여전히 ‘매수’ 의견을 유지하고 있다. 성장세 둔화는 피할 수 없겠지만 올해 말부터 신작게임의 해외진출이 가시화되면 실적개선이 나타날 수 있다는 기대감을 놓지 않고 있다.
아울러 자회사 엔트리브와 핫독스튜디오 등과 힘을 합쳐 모바일게임 10종을 내놓기로 하는 등 부분적으로 플랫폼 대응 전략을 마련했다는 점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여전히 30만원대의 목표가를 제시한 교보증권의 이대우 연구원은 “글로벌 온라인게임 시장이 여전히 견조한 움직임을 보이는 가운데 회사 펀더멘탈이 개선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현 주가수준은 심각한 저평가 상태”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