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포 전통시장·홈플러스 ‘상생 협약식’..반쪽짜리?

협약 결과엔 전통시장 측과 홈플러스 다소 입장 차

입력 : 2013-02-27 오후 9:38:13
[뉴스토마토 이준영기자] 홈플러스 합정점 입점을 두고 지난 1년여 간 대치해 온 망원동월드컵·망원시장과 홈플러스가 대화끝에 27일 마포구청에서 상생협약식을 가졌다. 협약식에는 홍지광 망원동월드컵시장상점가진흥사업협동조합 이사장, 조태섭 망원시장상인회장, 왕효석 홈플러스 대표이사, 박홍섭 마포구청장, 정청래 민주통합당 의원(마포구을) 등이 참여했다.
 
협약서에 따르면 대형마트와 전통시장이 윈윈할 수 있는 '상생협의체'를 마포구 주관으로 구성·운영하고 매월 정기 회의를 열기로 했다.
 
상생협의체에서는 망원동월드컵·망원시장 상인들의 판매품목 중 일부 품목에 대해 홈플러스 합정점이 판매를 자제하도록 양측이 자율조정하기로 했다.
 
협약서에는 홈플러스 합정점이 입점하는 순간(3월 개정 예정)부터 합정점이 단독으로 하는 기념품 증정과 신문광고 자제, 합정점 단독할인행사 금지, 담배 낱개판매 금지(보루 판매), 전통시장 판매대와 간판 개보수 지원 등의 상생협약 프로그램을 진행한다는 내용도 담겼다.
 
◇조태섭 망원시장상인회장(왼쪽부터), 홍지광 망원동월드컵시장상점가진흥사업협동조합 이사장, 왕효석 홈플러스 대표이사가 27일 마포구청에서 망원동월드컵·망원시장-홈플러스 상생협약식을 가졌다.
 
그러나 이번 협약 결과에 대해 홈플러스와 망원동월드컵·망원시장 측 사이에는 다소 입장 차이가 있었다.
 
홍지광 이사장은 "이번 협약에 서로 고충이 있겠지만 우리도 아쉬운 점이 있다"며 "대·중소기업 상생협력 촉진에 관한 법률의 사업조정제도의 현실적 보완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조태섭 회장은 "협약이 이뤄졌지만 홈플러스 합정점이 들어오는 것이 걱정되는 게 사실"이라며 "앞으로 상생협의체를 통해 우리의 주장을 계속 제기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왕효석 이사는 "이번 협약에 만족한다"는 입장을 내놨다.
 
조용품 홈플러스 이사도 "대형마트와 중소상인이 자율적으로 상생협의체를 만든 협약은 처음"이라며 "이 협약 결과에 만족하고 협의체에서 결정된 사항을 잘 따를 것"이라고 말했다.
 
정청래 의원은 "이번 협약에 서로가 만족할 순 없어도 모범사례가 돼야 할 것"이라며 "홈플러스와 전통시장 양측이 협약을 잘 지켜줬으면 한다"고 주문했다.
 
박홍섭 마포구청장은 "대기업과 중소상인이 갈등을 극복하고 한발씩 양보해 함께 살 수 있는 소통의 모범사례를 남겼다는 점에서 이번 상생협약은 의미가 깊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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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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