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봄이기자] 행복주택, 목돈 안 드는 전세제도 등 새정부의 주거복지 정책이 구체적인 로드맵이 부족하다는 평가가 나왔다.
주거복지정책 싱크탱크인 주거복지포럼이 27일 개최한 '제1회 한국주거복지포럼'에서 참석자들은 이같은 평가를 내렸다.
◇27일 열린 제1회 한국주거복지포럼
김덕례 한국주택금융공사 연구원은 '대통령의 주거복지정책 공약 분석' 발표를 통해 박근혜 대통령의 주거복지 공약과 인수위원회가 발표한 140개 국정과제를 바탕으로 새정부의 주거복지 정책을 분석했다.
김 연구원은 "새정부의 주거복지 정책은 부동산시장 활성화보다 하우스푸어, 렌트푸어 대책 등 시장 안정화에 주력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김 연구원은 또 국민행복기금을 마련해 정책의 수혜계층을 넓히고 금융지원을 강화한 점을 새정부 주거복지정책의 특징으로 제시했다.
이어진 주제토론에서는 ▲정책의 일관성과 실효성 ▲시장활성화 정책과 주거복지 정책의 상충 여부 ▲복지정책의 사각지대 해소 등 세 가지 주제에 대한 자유토론이 이뤄졌다.
참석자들은 대체로 박근혜 정부의 주거복지 정책의 취지에 대해서는 공감하면서도 '구체적인 로드맵'이 부족해 실현 가능성과 실천의지가 보이지 않는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하우스푸어, 렌트푸어에 대한 깊이 있는 진단과 해법을 제시하지 못한 점을 한계로 지적하기도 했다.
'목돈 안드는 전세제도', '주택연금 사전가입제' 등 하우스푸어 대책이 주택가격 하락과 전세주택 공급 부족, 저금리 등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기에 부족하다는 것이다. 목돈 안드는 전세제도는 주택소유자가 세입자 대신 주택담보대출을 받고 세입자가 이자비용으로 월세를 지불하는 방식의 주거안정책이다.
철도부지에 저렴한 공공임대주택을 건설하는 '행복주택'이 이명박 정부의 '보금자리주택(임대주택)'과 뚜렷한 차이가 없다는 비판도 제시됐다.
김혜승 국토연구원 박사는 "기존 정책과 일관성을 유지하면서 하우스푸어 등 시급한 현안 위주로 정책을 마련한 것은 긍정적으로 평가할 수 있지만 큰 틀의 로드맵은 부족하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일례로 '보유지분 매각제도'의 경우 주택 소유주가 지분매각의 위험부담을 감수할 이유가 없다고 비판했다. 보유지분 매각제도는 '하우스푸어'의 주택지분 일부를 공공기관에 매각해 주거를 연장하는 제도다.
주택연금 가입대상을 기존 '60세 이상'에서 '50세 이상'으로 확대하는 '주택연금 사전가입제'에 대해서도 "주택담보대출을 상환하는 문제로 연금을 받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고 김 박사는 분석했다.
주거복지 정책의 실효성에 대한 비판도 제기됐다. 포럼에 참석한 은행권 관계자들은 목돈 안드는 전세제도 등의 정책이 실현될 가능성이 낮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한 관계자는 "주택 소유자들은 담보 설정에 따른 저당권에 대한 두려움이 크다"며 "세제혜택이 있더라도 소유주가 세입자의 채무를 위해 근저당을 설정해 줄 가능성은 매우 낮다"고 설명했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 경기도 분당 오리 사옥에서 개최된 이날 포럼에는 남상호 주거복지연대 사무총장, 채재현 주택금융연구소 소장, 김근용 한국주택학회장, 김혜승 국토연구원 박사 등이 참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