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기성기자] 갤럭시S4가 마침내 출격 채비를 마쳤다. 내달 14일 애플의 안방인 미국 뉴욕에서 언팩(Unpacked) 에피소드를 통해 베일에 감췄던 위용을 세상에 드러낸다.
이미 각국 취재진이 사전 등록을 마칠 만큼 전 세계 IT 시장과 언론의 눈이 미국 심장부를 향하고 있다. 공개 이전부터 나돌았던 갖은 루머는 갤럭시S4에 대한 기대감을 고조시켰고, 대기수요의 발을 묶기까지 했다. 지난해 애플을 제치고 스마트폰 세계 1위로 올라선 시장 지배자의 힘이다.
삼성전자는 오는 9월 독일 베를린에서 열리는 'IFA 2013'에 발맞춰 현지에서 또 하나의 언팩 에피소드를 갖고, 갤럭시노트3를 공개할 예정이다. 상반기 갤럭시S4의 열풍을 하반기 갤럭시노트3가 바통을 이어받는 특유의 '쌍끌이' 전략이다.
앞서 삼성전자는 지난 2010년 3월 갤럭시S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선보인 것을 시작으로 2011년 2월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갤럭시S2를, 같은 해 9월 독일 베를린에서 갤럭시노트를 공개했다. 이어 지난해 5월 영국 런던으로 이동해 갤럭시S3를, 8월 독일 베를린에서 갤럭시노트2 언팩을 연이어 열었다.
삼성전자의 저력이 발휘된 전환점은 갤럭시S2였다. 전작인 갤럭시S가 애플의 아이폰을 그대로 베꼈다는 힐난을 받았던 것과는 대조적이었다. 피처폰 명가답게 모방에서 혁신을 이끌어냈다. 삼성전자를 대하는 세계의 눈이 달라졌으며, 이를 계기로 삼성전자는 애플의 '유일한' 경쟁사로 떠올랐다.
그래서다. 삼성전자가 2014년 갤럭시S5로 명명될 언팩을 서울에서 열 힘을 지녔다고 평가받는 이유다. 언팩 초청장 하나에 세계 각 국의 취재진은 물론, 대륙을 책임지는 삼성전자 각 법인이 중국·일본·인도 등 아시아 주요시장의 바이어들과 함께 서울로 모여들게 된다. 아시아로 무대를 옮겨야 할 전략적 고민의 필요성도 커졌다.
만리장성에서 쌓은 견고한 벽은 중국 토종업체들의 거센 반격에 처했다. 일본은 여전히 애플의 이름값이 공고하다. 3억3000만명(2012년 3분기 기준)으로 추산되는 중국의 스마트폰 인구는 삼성전자 고성장을 담보할 핵심 수요다. 유럽과 미국을 향했던 '집중'을 아시아로, 서울로 돌려야 하는 이유다.
삼성전자에 핵심 부품을 공급하는 협력사를 비롯해 기술력을 갖춘 국내 IT 중소기업들까지 어우러진다면 '무대'는 중소강국의 향연으로까지 확대될 수 있다. 언어와 정보, 자본 등에서 소외된 이들에게 주요 각국의 바이어들이 한자리에 모인 무대는 수출을 견인하는 장터가 된다. 정치권 등에서 핏대를 세우며 외치던 진정한 ‘상생’이다.
끝으로 지난해 독일 베를린 현지에서 만났던 국내 한 중소업체 대표의 말을 옮긴다. IFA 참관차 베를린을 찾았다가 갤럭시노트2 언팩 소식을 듣고 발걸음을 행사장으로 옮겼던 그는 전 세계에서 모여든 취재진과 바이어, 파트너 등을 눈으로 보며 긍지와 바람을 동시에 느꼈다고 한다.
"삼성전자라면 이제 세계를 서울로 끌어들일 수 있다!"